'한국인의밥상' 진주 복국집·김천 동과 등뼈 맑은탕·통영 물메기 탕

[ 국제뉴스 ] / 기사승인 : 2025-01-23 17:52:05 기사원문
  • -
  • +
  • 인쇄
23일 방송되는 KBS '한국인의 밥상' 689회에서는 '“국물이 끝내줘요” 맑아야 보이는 맛'편이 그려진다.

경상남도 진주시 대안동 복어 맑은탕 / KBS 제공
경상남도 진주시 대안동 복어 맑은탕 / KBS 제공

어머니의 손맛을 잇다! - 경상남도 진주시 대안동

진주 중앙시장의 최고 명물을 꼽으라면 70년 한 자리를 지킨 복국집을 빼놓을 수 없다. 어머니에 이어 2대째 가게를 운영하는 주현숙(74세) 씨는 매일 중앙시장의 새벽을 밝힌다. 매일 다섯 가지 반찬을 준비한 후 복어를 손질하는데, 대부분 동해와 남해에서 잡아 온 싱싱한 것들이다. 복어는 겨울이 가장 맛이 있지만 워낙 독성이 강해 자격증이 있는 사람만이 생선 손질을 할 수 있다. 사실 복맑은탕은 특별한 기술이 필요한 것이 아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생선의 신선도, 거기에 기교를 부리지 않고 복어의 진한 국물을 내기 위해 그녀만의 다양한 노하우를 가지고 있다.

그 모든 기술은 모두 어머니로부터 받은 유산이다. 어머니는 너무 고생스러워 딸에게 식당 일을 전수하고 싶어 하지 않았다는데, 주현숙 씨 역시 부모님이 고생하는 걸 보고 자라 일찌감치 간호사가 되었다. 그러나 25년 전, 낙상으로 어머니 거동이 불편해지면서 주현숙 씨는 식당을 이어가게 되었다는데, 날이 갈수록 어머니가 그리워진다. 특히 겨울이면 열악한 환경에서 추위에 맞서 고생했을 어머니가 떠오른다는 주현숙 씨. 어머니를 기억하고 꾸준히 찾아주는 단골손님들을 보면서, 과한 것을 보태지 않아도 재료 본연의 맛을 살리기 위해서는 더 많은 정성을 들여야 하는 걸 느꼈다는데. 맑은탕을 끓이며 더 정직하고, 더 정성을 들이고, 더 많이 나눠주라는 어머니의 가르침을 되새긴다. 과연 그런 어머니의 비법은 무엇일까? <한국인의 밥상>에서 확인할 수 있다.

경상북도 김천시 조마면  동과 등뼈 맑은탕 / KBS 제공
경상북도 김천시 조마면 동과 등뼈 맑은탕 / KBS 제공

산골에서 만난 이색 맑은탕! – 경상북도 김천시 조마면

김천의 깊은 산골에서 농사짓는 성금화(61세) 씨는 농한기임에도 불구하고 분주히 작업장을 누빈다. 그녀의 공간에 방문한 문정은(61세), 김진숙(60세) 씨. 이들은 귀농을 통해 인연을 맺은 친구들인데, 겨울이면 다 같이 작업장에 모여 농사지은 작물도 나누고 요리도 해 먹으며 시간을 보낸다. 5년 전 남편의 심각한 병세로 산골로 귀농한 금화 씨. 병간호에 지극정성을 쏟은 덕일까, 남편은 금세 호전되어 농사를 함께 한다. 부부가 선택한 작물은 카사바나나, 차요테, 동과 등이다. 대부분 열대 채소 과일로 농약을 쓰지 않아 시작하게 된 작물이다. 그중에 그녀의 자랑은 몸집 큰 녀석이 주렁주렁 넝쿨에서 열리는 동과(冬瓜)다.

겨울 수박이라고도 불리는 동과는 13세기부터 한반도에서 재배해 먹었다는 기록이 남아있는데, 부기를 빼고 당뇨와 같은 성인병 예방에 특효가 있다고 전해진다. 동과를 말려 박고지 나물로 먹고, 무 대신 동과와 갈치를 넣어 조림을 만든다. 금화 씨가 가장 좋아하는 요리는 동과 등뼈 맑은탕. 돼지 등뼈와 동과만 넣고 맑게 끓이는데 양념과 재료를 최소화해도 담백하고 깊은맛이 살아있다. 동과 하나로 풍성하게 차려낸 밥상. 함께여서 든든하고 즐거운 산골 겨울나기를 만난다.

통영의 겨울 별미 한 그릇! – 경상남도 통영시 산양읍

겨울이면 통영의 깊은 바다에는 싱싱하고 다양한 생선이 풍족하다. 그중에 이 계절 꼭 맛봐야 하는 별미가 있는데, 바로 물메기다. 예전에는 잡혀도 안 먹고 버리는 생선이었다지만, 겨울에 물메기를 몇 번 먹었는지로 겨울 보양을 잘했는지를 가늠하는 통영의 별미 생선이다. 물메기 역시 산란을 앞두고 몸이 커진 겨울에 가장 맛이 좋다. 20년 전 통영에 내려와 정착한 안미정(58세) 씨는 통영에 와서 물메기를 처음 봤단다. 처음에는 물컹한 식감 때문에 좋아하지 않았지만 요즘은 그 맑은 국물 맛에 빠져 직접 위판장에 가서 물메기를 사 잔치를 벌인다.

특히 통영에서는 물메기를 꼭 맑은 탕으로 먹는다는데, 이외에도 알찜, 회무침 등 다양한 요리로 겨울 밥상을 차린다. 탕 다음으로 맛이 좋은 물메기 회무침. 부드러운 살에 참기름을 입혀 쫀득함을 한층 살리고 양념으로 새콤달콤하게 무쳐 완성한다. 음식문화가 발달한 통영에 살다 보니, 토속 음식을 공부하게 되었다는 안미정 씨는 귀한 손님을 위해 수라상에 오르는 도미찜보다 더 화려한 통영식 도미찜까지 선보인다. 푸른 겨울 바다가 선사한 통영의 바다 한 상. 자연의 맛을 살리기 위해선 손이 더 많이 가는 통영의 겨울 한 상을 통해, 진실하고 맑게 사는 게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우리의 삶을 반추한다.

  • 글자크기
  • +
  • -
  • 인쇄

포토 뉴스야

랭킹 뉴스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