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 2연패에 도전하는 KIA 타이거즈 이범호 감독이 올해도 지난 시즌 못지않은 경기력을 보여주겠다고 자신했다.
이범호 감독은 22일 코치진, 양현종, 최형우, 곽도규 등 일부 선수들과 함께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1차 스프링캠프지인 미국으로 출국했다. 25일부터 미국 캘리포니아주 어바인의 그레이트 파크 베이스볼 컴플렉스에서 체력과 기술, 전술 훈련을 소화한다.
출국 전 취재진과 만난 이 감독은 "스프링캠프를 가는 것은 매번 설렌다. 가장 큰 목표는 선수들이 다치지 않고 시즌을 준비하는 것"이라며 "투수진의 경우 투구 수를 지키며 차근차근 준비해 컨디션을 끌어올리게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스프링캠프 명단에 선수 38명이 포함된 가운데 투수 이의리와 김태형의 이름이 눈길을 끈다. 지난해 6월 팔꿈치 인대접합 수술(토미존 서저리)을 받았던 이의리는 재활에 매진 중이고, '1라운드 지명' 김태형은 2025년 신인 중 유일하게 1군 스프링캠프에 참가한다.
이에 이 감독은 "이의리는 지금 투구를 해야 하는 단계다. 3~4월부터 퓨처스(2군)리그에서 선발 로테이션을 돌며 투구 수를 차근차근 늘릴 계획이다. 투수코치가 옆에서 투구를 봐주는 것이 낫다고 판단해 스프링캠프에 합류한다"며 "김태형은 선발로 준비해야 하는 선수다. 선발 5명만 가지고 시즌을 치를 수 없다. 6~7번째 선발 투수도 만들어야 한다. 김태형이 가지고 있는 능력을 파악해 볼 것이다. 한 축을 맡아주면 팀의 미래가 더 밝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사령탑이 가장 고민하는 포지션은 좌익수와 1루수다. 지난해 좌익수로 뛰었던 외국인 타자 소크라테스 브리토와 시즌 후 결별했고, 1루 수비가 가능한 새 외국인 타자 패트릭 위즈덤과 계약했으나 그의 공격력을 극대화하기 위해 포지션을 고심 중이다.
이 감독은 "외국인 타자가 내야수로 바뀌어서 캠프에서 수비 포지션 등 이런 부분을 중점적으로 살펴보려 한다. 좌익수 수비를 어떤 선수에게 맡기는 것이 나을지 위즈덤이 1루 수비를 맡을 때 타격 컨디션이 어느 정도인지 확인해 봐야 한다"고 이야기했다.
KIA 선수단 전원은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의 지원으로 비즈니스석을 이용해 미국을 왕복한다.
이 감독은 "비즈니스석을 많이 타봤는데, 코치 시절에는 일부러 타지 않으려고 했다"며 "대표이사님께서 정규시즌 우승 선물로 비즈니스석을 타게 해주겠다고 하셨는데 선수들은 크게 반응이 없었다. 비즈니스석을 탈 때는 모르는데 내려보면 확실히 다르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캠프에 가서 우승하면 또 비즈니스석을 탈 수 있다고 말해주고 싶다"고 웃었다.
지난해 7년 만에 통합 우승을 이룬 KIA는 올해 2연패를 향해 달린다. 수장은 팀 전력에 강한 믿음을 보였다.
이 감독은 "지난해 투수들이 포스트시즌 등 큰 경기를 치렀다. 체력 소진 때문에 이번 시즌 성적이 조금 좋지 않을 수도 있지만, 우리 팀의 경우 불펜진 소모를 최소화했고, 선발 투수 중 양현종만 170이닝을 넘겼다. 체력적인 문제는 없을 것"이라며 "선수들이 지난해 보여준 퍼포먼스를 올해도 충분히 보여줄 것이라고 생각한다. 올 시즌도 기대가 된다"고 신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