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추석, 고속도로 휴게소가 ‘미식 정거장’으로 진화하고 있다.

핫바·통감자·맥반석 오징어 같은 추억의 간식은 여전히 든든하지만, 요즘 휴게소는 지역 특산물을 살린 대표 메뉴로 여느 식당 못지않은 완성도를 자랑한다.

한국도로공사가 선정한 ‘2025 휴게소 음식 FESTA’ 수상작 15곳은 올 추석 귀성길을 미식 여행으로 바꿔줄 안내서다.

올해 대상은 경부선 죽전휴게소(서울방향)의 용인 성산한돈 뼈해장국이 차지했다. 용인 지역 한돈 ‘성산포크’로 우린 깊은 국물과 든든한 건더기가 강점으로, 여행길 체력 회복에 제격이라는 평가다.

최우수상은 익산미륵사지휴게소(천안방향)의 마마텐동과 칠곡휴게소(부산방향)의 왜관 수제 소시지 부대찌개가 나란히 올랐다. 마마텐동은 서동마·낭산 고구마·여산 양파 등 전북 로컬 식재료를 바삭한 튀김 덮밥으로 풀어냈고, 칠곡의 부대찌개는 ‘분도푸드’ 수제 소시지로 독일식 풍미와 국밥 같은 진한 국물의 조화를 살렸다.

우수상에는 서울만남휴게소(부산방향) 말죽거리 한돈 동파육 덮밥, 함평나비휴게소(무안방향) 무안 양파 낙돼불패, 홍천휴게소(서울방향) 옥수수 영양밥 정식이 이름을 올렸다.

동파육 덮밥은 한국식 소스를 입힌 바삭·부드러운 식감의 대비가 매력이고, 무안 양파 낙돼불패는 해풍 맞은 양파와 낙지·돼지고기를 매콤하게 볶아 철판의 화력을 담아냈다. 홍천 옥수수 영양밥 정식은 찰옥수수 밥과 산나물, 불고기, 된장찌개로 강원도의 ‘든든한 한 상’을 구현했다.

장려상은 지역색이 뚜렷한 9개 메뉴가 선정됐다. 안산복합휴게소 대부도 포도고추장 보자기 비빔밥, 홍천강휴개소 홍천콩 순두부 쫄면, 치악휴게소 치악산 뽕잎 큰송이 버섯밥, 진안마이산휴게소 진안콩 순두부 짬뽕, 김천휴게소 자두 흑돈동, 천안삼거리휴게소 강된장 우리호두 비빔밥, 문산휴게소 논개 애호박 짜글이, 장흥정남진휴게소 헛개 매생이 반계탕, 경주휴개소 경주한우 육회물회가 그 주인공이다.

포도고추장의 달큰한 깊이, 순두부와 쫄면의 산뜻한 조합, 뽕잎·큰송이의 건강한 향, 콩과 오리뼈 육수가 어우러진 진한 짬뽕, 자두청으로 상큼함을 살린 흑돈 덮밥, 호두와 강된장의 고소함, 애호박·돼지고기·두부가 어울린 짜글이, 헛개·매생이로 담백함을 높인 반계탕, 한우 육회와 새콤한 육수의 물회까지, 각 지역의 기후·토양이 키운 재료들이 한 그릇에 담겼다.

한국도로공사는 수상작 15곳을 바탕으로 휴게소 맛집 지도를 제공하며 “귀성길을 미식 여행으로 바꿔줄 대표 메뉴”라고 소개했다.

긴 연휴, 지루한 정체 구간에서 잠시 벗어나 로컬 식재료로 완성한 한 끼를 고른다면 휴게소는 더 이상 잠깐 쉬어가는 곳이 아니라 여행의 하이라이트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