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27일 경기도 고양시 '고양 킨텍스 PBA 스타디움'에서 열린 결승전에서 최혜미-남윤형 조는 임태수-손부원 조를 세트스코어 30:23(35이닝)으로 제압하고 초대 챔피언의 영예와 함께 상금 1,000만원을 거머쥐었다.
결승전 명승부, 연속 뱅크샷으로 마침표
프로와 아마추어의 환상적인 호흡이 빛난 이번 대회 결승전은 손에 땀을 쥐게 하는 접전이었다. 대회 규정상 혼성팀으로 출전한 최혜미-남윤형 조는 핸디캡 4점을 안고 경기를 시작, 1이닝부터 3점을 추가하며 7:0으로 앞서 나갔다. 초반 기세를 탄 최혜미-남윤형 조는 20이닝까지 21:11로 점수 차를 벌리며 승기를 잡는 듯했다.
그러나 임태수-손부원 조의 반격도 매서웠다. 21이닝째 5점 하이런을 기록하며 추격의 발판을 마련한 임태수-손부원 조는 꾸준히 점수를 쌓아갔고, 33이닝째 임태수의 결정적인 뱅크샷 성공으로 23:24까지 따라붙으며 승부를 원점으로 돌리는 듯했다.

하지만 위기 상황에서 최혜미-남윤형 조의 집중력이 빛났다. 34이닝째 침착하게 2점을 합작하며 26:23으로 다시 달아난 두 선수는 이어진 35이닝, 최혜미와 남윤형이 각각 연속으로 그림 같은 뱅크샷을 성공시키는 저력을 과시하며 30점에 도달, 길었던 승부에 마침표를 찍었다.
우승을 차지한 최혜미는 경기 후 인터뷰에서 "호흡을 오래 맞추지 않았는데 얼떨떨하다. (남윤형 선수와) 한 경기 한 경기 이겨보자는 생각으로 대회에 임했는데 우승까지 하게 되어 정말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으며, 남윤형 선수 또한 "의미 있는 대회를 열어주셔서 감사하고, 우승 상금은 최혜미 선수와 반으로 나누겠다"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준우승팀 임태수-손부원 조는 상금 250만원과 500만원 상당의 M.P Cues 큐 2자루를 부상으로 받았으며, 8강전에서 기록한 16점 하이런으로 하이런상도 수상하는 겹경사를 맞았다.
프로암 대회, 당구 문화의 새로운 활력소로 자리매김
(사)프로당구선수협회(회장 황득희)가 주최·주관하고 경기도체육회 육성 지원 사업에 선정되어 개최된 이번 대회는 프로 선수와 동호인이 함께 호흡하며 당구의 즐거움을 나누는 축제의 장이었다. 총 168개 팀, 336명이 참가하여 스카치 더블(한 큐를 번갈아 치는 방식)로 치러진 이번 대회는 프로 선수들에게는 다음 시즌을 앞두고 실전 감각을 조율하는 기회를, 동호인들에게는 꿈에 그리던 프로 선수와 한 팀을 이루는 특별한 경험을 선사했다.

황득희 선수협회 회장은 지난 대회 개최 발표 당시 "새로운 대회를 구상하던 중 경기도체육회 육성지원 사업에 선정돼 이번 대회를 열게 됐다"며, "프로선수와 동호인이 함께 호흡하는 이번 대회가 당구 문화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밝힌 바 있다. 그의 바람처럼 이번 대회는 단순한 승부를 넘어 프로와 아마추어가 서로 교감하고 배우며 함께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주며 당구 팬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지난 시즌 PBA투어 대상 수상자 강동궁(SK렌터카)을 비롯해 김영원(하림), 신정주(하나카드), 김재근(크라운해태), 김세연(휴온스), 정수빈(NH농협카드) 등 정상급 프로 선수들이 대거 참여한 점도 대회의 의미를 더했다. 특히 강동궁은 과거 자신의 소속팀 코치였던 이장희 씨와, 18세 영건 김영원은 동호인 이민수 씨와 팀을 이뤄 출전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PBA(총재 김영수) 역시 이번 프로암 대회를 통해 프로당구가 지향하는 '팬과 함께 성장하는 스포츠'의 가치를 확고히 하고, 향후 프로당구 흥행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프로와 아마추어의 아름다운 동행을 보여준 이번 대회가 앞으로도 지속되어 한국 당구 문화 발전에 기여할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