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의 이강인은 이제 대체불가하다. 송곳 같은 왼발 킥 능력, 상대 수비를 뒤흔들 드리블 능력 등 존재 자체만으로 위압감을 주는 손흥민과 또 다른 존재다.
파울루 벤투 전 감독 체제에서 좀처럼 중용 받지 못하다 2022 카타르 월드컵 최종 명단에 이름을 올리며 많은 관심을 받았고, 당시 첫 월드컵 무대에서 정확한 왼발 크로스로 가나와 조별리그 2차전에서 조규성의 헤더골을 돕기도 했다.
이후 위르겐 클린스만 전 감독 체제에서는 손흥민과 함께 원투펀치로 활약하며 그동안 집중 견제를 받던 손흥민의 부담감을 줄여주기도 했다.
발렌시아, 마요르카를 거쳐 이제는 파리 생제르맹의 선수가 된 이강인, 세계 최정상 구단에서 활약하며 그동안 엄청난 성장세를 이뤘다.
그리고 지난해 10월 튀니지와 평가전서 A매치 데뷔골과 함께 멀티골을 터뜨리며 ‘차세대 에이스’ 호칭을 얻어 갔다.
그러나 3차 예선 들어서며 다소 무뎌졌다. 현재까지 6경기 1도움, 오만과 2차전서 올린 공격포인트가 전부다.
상대의 집중 견제가 강해진 탓도 있다. 한국의 공격이 이강인의 발끝에서 시작되는 점을 고려해 다수의 팀들이 이제는 이강인의 왼발을 압박하며 조여들어오고 있다.
홍명보 감독 체제에서 이강인은 무리하게 공격적으로 나서기보다는 이전보다 한 칸 아래서 활약하며 반대편으로 길게 넘겨주는 패스를 자주 시도하는 등 영양가 있는 플레이로 팀에 힘을 보태고 있지만 이제는 시원한 득점포가 필요해졌다.
19일(한국시간) 열린 팔레스타인과의 3차 예선 6차전 경기에서 한국은 1-1 무승부를 기록했다. 지난 9월 1차전 당시 졸전 속 0-0 무승부에 이어 또다시 아쉬운 경기력 속 1-1 무승부에 그쳤다.
이강인은 선발 출전해 우측면에서 설영우와의 안정된 호흡과 함께 왼발을 앞세워 동료들의 득점을 돕고자 했다. 볼터치 57회, 패스정확도 92%, 키패스 1회 등 준수한 모습이었지만 경기 동안 상대 수비의 압박에 꽁꽁 묶이며 평소답지 않은 모습을 보였다.
이강인의 침묵이 길어짐에 따라 홍명보 감독의 묘책이 필요해졌다. 대표팀이 보다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손흥민과 함께 이강인 또한 살아야 한다. 이는 다가오는 3차 예선 잔여 일정뿐만 아니라 더 큰 무대인 월드컵을 위해서라도 해결해야 할 숙제다.
[김영훈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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