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에너지데일리 조남준 기자] 봄철처럼 나들이 차량이 많아지는 시기에는 운전자의 사전 점검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실제로 이 시기 발생하는 대형 산불 중 상당수가 자연 발화가 아닌 부주의에서 비롯된 것으로 조사되고 있다. 자동차는 연료나 엔진오일 등 인화성 물질을 사용하는 구조이며, 시속 1백km로 주행할 경우 배기관 온도는 400도에서 최대 800도까지 상승한다. 이런 고온의 배기관에 낙엽이나 마른 풀 같은 가연성 물질이 닿으면 불이 쉽게 붙을 수 있다. 운전 중 온도 게이지가 평소보다 상승하거나 엔진 과열 경고등이 켜지는 등의 이상 징후가 보인다면 절대로 무시해서는 안 된다. 즉시 안전지대에 정차하고 차량 상태를 점검해야 하며, 이러한 상태에서 무리하게 터널을 통과하거나 장거리 운전을 지속하는 것은 매우 위험하다.
▲ 차량 화재가 산불로 번지는 구조, 절대 과장 아니다
우리나라 국토의 70% 이상이 산지로 구성돼 있어 차량이 지나는 많은 도로가 산과 인접해 있다. 특히 봄철에는 기상청의 건조주의보가 자주 발효되고, 강한 바람까지 더해지면 작은 불씨 하나도 단시간에 대규모 산림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
정비 불량 등으로 발생한 차량 화재의 불씨가 인근 야산으로 옮겨붙는 사고는 언제든지 일어날 수 있는 현실적인 위협이다. 이런 사고를 막기 위해서는 야외 주차 시 풀밭과 낙엽 위를 피하고, 산 인근 도로 주행 후에는 반드시 차량 하부와 배기구 주변의 이물질을 제거해야 한다. 특히 행락객이 많은 캠핑장, 휴양지 주변에서도 안전점검과 주의가 필요하다.
▲ 차량 화재, 왜 생기는 걸까?
전기차는 구조적 특성상 배터리 과열, 충돌 후 셀 손상, 충전 중 과발열 등이 주된 화재 원인이다. 특히 고전압 배터리의 경우 충전 과정에서 내부 발열이 누적되면 폭발성 화재로 이어질 수 있다. 지난해 용인에서는 충전 중 전기차에서 발화가 발생해 차량 전체가 불에 휩싸인 사고가 있었다. 내연기관차의 경우 연료나 오일 누유, 노후된 전선의 합선, 머플러 과열 등 복합적인 요인이 원인으로 작용한다.
▲ 경고 무시한 채 계속 운전하면 더 큰 화를 부른다.
온도 경고등이 들어오거나 차량 내부에서 연기 또는 냄새가 감지되었음에도 운전을 지속하면 터널, 산악도로, 교량 등 구조가 어려운 지역에서 화재가 발생할 수 있다. 특히 외곽 도로나 야간 운행 중 사고 발생 시 구조 지연으로 인한 피해가 커질 수 있다. 전기차의 경우 충전 중 이상이 감지되면 충전기를 억지로 뽑지 말고, 화재 가능성에 대비해 빠르게 신고하고 안전 확보가 우선이다.
▲사전점검 차량 화재는 충분히 예방할 수 있다
화재는 차량의 기본적인 점검만으로도 대부분 예방할 수 있다. 전기차는 배터리 상태와 충전 포트의 이상 여부를 주기적으로 확인하고, 고압수로 하부를 무리하게 세척하는 행위는 삼가야 한다. 고압수가 전기 배선에 손상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내연기관차는 오일과 냉각수의 양과 상태, 배선과 연료호스의 마모 여부를 자주 점검해야 한다. 특히 봄철에는 낙엽이나 풀 등 인화성이 강한 이물질이 머플러 근처에 쌓이지 않도록 주기적으로 살펴야 한다. 야외 주차 후 출발 전 하부를 간단히 육안 점검하는 것만으로도 화재 예방 효과는 크다.
▲ 이런 증상이 보이면 즉시 점검해야
차량 화재는 대개 단순한 이상 징후에서 시작된다. 흔한 전조 증상 중 하나는 계기판에 표시되는 냉각수 온도 게이지의 간헐적 상승이다. 주행 중 온도 게이지가 평소보다 높게 오르거나 급격하게 올라갔다가 다시 내려가는 현상이 반복된다면 냉각 계통에 이상이 생겼다는 신호다. 이런 상황에서는 절대 장거리 운행이나 터널 진입을 해서는 안 된다. 장시간 운행은 엔진에 더 많은 열을 가중시키고, 터널은 대피가 어렵고 공기 순환이 제한된 환경이어서 화재 발생 시 인명 피해로 직결될 수 있다. 주행 중 출력 저하와 함께 냉각수 경고등이 점등되는 현상은 차량 냉각 시스템이 열부하를 효과적으로 제어하지 못하고 있다는 신호다. 내연기관차의 경우 냉각수나 엔진오일이 부족하거나 순환이 원활하지 않으면, 축적된 열이 실린더 헤드나 배선 등 고온 부위에 집중돼 화재로 이어질 수 있다. 전기차 또한 이상 발열 징후를 방치할 경우, 배터리 내부 셀의 열 폭주(thermal runaway) 현상이 발생해 급격한 온도 상승과 함께 화재 위험이 커질 수 있다.
임기상 자동차시민연합 대표는 "차량에서 발생하는 온도 이상, 타는 냄새, 출력 저하 등은 화재 전조 증상일 수 있으며, 이들 징후는 각각 냉각계통 이상, 전기적 합선, 연료계통 문제 등 구체적인 원인과 연계돼 있다"라며 "이러한 조기 신호를 체계적으로 진단하고 대응하는 것이 화재 예방의 핵심"이라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