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시민연합, 차량 화재도 자칫 산불 위험, 초동 대처법은?

[ 에너지데일리 ] / 기사승인 : 2025-03-28 09:07:47 기사원문
  • -
  • +
  • 인쇄

2025년 3월 26일, 한국교통안전공단·자동차시민연합·해운대소방서가 공동으로 실시한 전기차 화재 대응 훈련 장면. 전기차 하부의 배터리 부위에 상방 방사 관창법(지면에서 위로 향하는 분사 방식)을 활용해 직접적으로 소방수를 분사, 화재 확산을 막고 조기 진화를 유도한다. (출처: 자동차시민연합)
2025년 3월 26일, 한국교통안전공단·자동차시민연합·해운대소방서가 공동으로 실시한 전기차 화재 대응 훈련 장면. 전기차 하부의 배터리 부위에 상방 방사 관창법(지면에서 위로 향하는 분사 방식)을 활용해 직접적으로 소방수를 분사, 화재 확산을 막고 조기 진화를 유도한다. (출처: 자동차시민연합)




[에너지데일리 조남준 기자] 봄철처럼 나들이 차량이 많아지는 시기에는 운전자의 사전 점검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실제로 이 시기 발생하는 대형 산불 중 상당수가 자연 발화가 아닌 부주의에서 비롯된 것으로 조사되고 있다. 자동차는 연료나 엔진오일 등 인화성 물질을 사용하는 구조이며, 시속 1백km로 주행할 경우 배기관 온도는 400도에서 최대 800도까지 상승한다. 이런 고온의 배기관에 낙엽이나 마른 풀 같은 가연성 물질이 닿으면 불이 쉽게 붙을 수 있다. 운전 중 온도 게이지가 평소보다 상승하거나 엔진 과열 경고등이 켜지는 등의 이상 징후가 보인다면 절대로 무시해서는 안 된다. 즉시 안전지대에 정차하고 차량 상태를 점검해야 하며, 이러한 상태에서 무리하게 터널을 통과하거나 장거리 운전을 지속하는 것은 매우 위험하다.



▲ 차량 화재가 산불로 번지는 구조, 절대 과장 아니다



우리나라 국토의 70% 이상이 산지로 구성돼 있어 차량이 지나는 많은 도로가 산과 인접해 있다. 특히 봄철에는 기상청의 건조주의보가 자주 발효되고, 강한 바람까지 더해지면 작은 불씨 하나도 단시간에 대규모 산림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



정비 불량 등으로 발생한 차량 화재의 불씨가 인근 야산으로 옮겨붙는 사고는 언제든지 일어날 수 있는 현실적인 위협이다. 이런 사고를 막기 위해서는 야외 주차 시 풀밭과 낙엽 위를 피하고, 산 인근 도로 주행 후에는 반드시 차량 하부와 배기구 주변의 이물질을 제거해야 한다. 특히 행락객이 많은 캠핑장, 휴양지 주변에서도 안전점검과 주의가 필요하다.



▲ 차량 화재, 왜 생기는 걸까?



전기차는 구조적 특성상 배터리 과열, 충돌 후 셀 손상, 충전 중 과발열 등이 주된 화재 원인이다. 특히 고전압 배터리의 경우 충전 과정에서 내부 발열이 누적되면 폭발성 화재로 이어질 수 있다. 지난해 용인에서는 충전 중 전기차에서 발화가 발생해 차량 전체가 불에 휩싸인 사고가 있었다. 내연기관차의 경우 연료나 오일 누유, 노후된 전선의 합선, 머플러 과열 등 복합적인 요인이 원인으로 작용한다.



▲ 경고 무시한 채 계속 운전하면 더 큰 화를 부른다.



온도 경고등이 들어오거나 차량 내부에서 연기 또는 냄새가 감지되었음에도 운전을 지속하면 터널, 산악도로, 교량 등 구조가 어려운 지역에서 화재가 발생할 수 있다. 특히 외곽 도로나 야간 운행 중 사고 발생 시 구조 지연으로 인한 피해가 커질 수 있다. 전기차의 경우 충전 중 이상이 감지되면 충전기를 억지로 뽑지 말고, 화재 가능성에 대비해 빠르게 신고하고 안전 확보가 우선이다.



▲사전점검 차량 화재는 충분히 예방할 수 있다



화재는 차량의 기본적인 점검만으로도 대부분 예방할 수 있다. 전기차는 배터리 상태와 충전 포트의 이상 여부를 주기적으로 확인하고, 고압수로 하부를 무리하게 세척하는 행위는 삼가야 한다. 고압수가 전기 배선에 손상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내연기관차는 오일과 냉각수의 양과 상태, 배선과 연료호스의 마모 여부를 자주 점검해야 한다. 특히 봄철에는 낙엽이나 풀 등 인화성이 강한 이물질이 머플러 근처에 쌓이지 않도록 주기적으로 살펴야 한다. 야외 주차 후 출발 전 하부를 간단히 육안 점검하는 것만으로도 화재 예방 효과는 크다.



▲ 이런 증상이 보이면 즉시 점검해야



차량 화재는 대개 단순한 이상 징후에서 시작된다. 흔한 전조 증상 중 하나는 계기판에 표시되는 냉각수 온도 게이지의 간헐적 상승이다. 주행 중 온도 게이지가 평소보다 높게 오르거나 급격하게 올라갔다가 다시 내려가는 현상이 반복된다면 냉각 계통에 이상이 생겼다는 신호다. 이런 상황에서는 절대 장거리 운행이나 터널 진입을 해서는 안 된다. 장시간 운행은 엔진에 더 많은 열을 가중시키고, 터널은 대피가 어렵고 공기 순환이 제한된 환경이어서 화재 발생 시 인명 피해로 직결될 수 있다. 주행 중 출력 저하와 함께 냉각수 경고등이 점등되는 현상은 차량 냉각 시스템이 열부하를 효과적으로 제어하지 못하고 있다는 신호다. 내연기관차의 경우 냉각수나 엔진오일이 부족하거나 순환이 원활하지 않으면, 축적된 열이 실린더 헤드나 배선 등 고온 부위에 집중돼 화재로 이어질 수 있다. 전기차 또한 이상 발열 징후를 방치할 경우, 배터리 내부 셀의 열 폭주(thermal runaway) 현상이 발생해 급격한 온도 상승과 함께 화재 위험이 커질 수 있다.



임기상 자동차시민연합 대표는 "차량에서 발생하는 온도 이상, 타는 냄새, 출력 저하 등은 화재 전조 증상일 수 있으며, 이들 징후는 각각 냉각계통 이상, 전기적 합선, 연료계통 문제 등 구체적인 원인과 연계돼 있다"라며 "이러한 조기 신호를 체계적으로 진단하고 대응하는 것이 화재 예방의 핵심"이라고 경고했다.

  • 글자크기
  • +
  • -
  • 인쇄

포토 뉴스야

랭킹 뉴스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