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픽=김현지 기자]](https://cdn.tleaves.co.kr/news/photo/202503/7358_13540_1927.gif)
사모펀드 MBK파트너스가 쏘아올린 홈플러스 사태가 고려아연 인수 추진에 제동을 거는 변수가 될지 주목된다.
영풍과 연합해 MBK는 경영권 확보에 유리한 고지를 점했다. 하지만 홈플러스 사태를 계기로 기간산업을 다루는 고려아연이 MBK 손으로 넘어가는 상황에 대한 우려가 적지 않다.
단기 차익 실현에 치중하는 사모펀드 특성에 기인하는 측면이 큰데 그 폐해를 보여주는 대표격이 MBK이어서다. 현 경영진과 힘겨루기 중인 MBK가 가진 리스크 자체가 크다는 얘기다.
홈플러스, MBK 인수 후 매출 악화일로
기습적인 기업회생 신청에 납품업체와 금융권 그리고 개인들에게까지 피해 확산을 야기한 홈플러스 사태로 사실상 경영권을 쥐고 있는 MBK에 대한 비판이 연일 거세다.
문제 제기는 MBK가 홈플러스를 인수한 시점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MBK는 2015년 홈플러스 인수 당시 자금의 70%인 5조원을 차입금으로 조달했는데 이후 핵심 점포들을 매각해 얻은 3조4000억원을 차입금 상환에 썼으며 이렇다 할 투자 등은 없었기 때문이다.
핵심 점포를 매각해 현금화하는 대신 해당 점포를 장기 임대 계약으로 전환하면서 다달이 들어가는 고정비용은 늘 수밖에 없었다. MBK가 늘어나는 금융비용 부담 등에 대해 자구책은 마련하지 않은 채 기업회생으로 손실 책임만 줄인 점 등을 둘러싸고 비판을 받고 있는 이유다.
자금 회수에만 치중하면서 매출 감소는 실제로 불가피했다. 홈플러스 할인점과 슈퍼마켓 모두 점포가 축소되면서 홈플러스의 매출액은 인수합병된 10년새 7조9334억원에서 6조9315억원으로 감소했다. 한때 3000억원을 넘겼던 영업이익도 적자 전환해 3년 연속 손실이 이어졌다.
고려아연 지분 우위에도…중국 자본 출자 우려감
![MBK파트너스. [그래픽=김현지 기자]](https://cdn.tleaves.co.kr/news/photo/202503/7358_13541_204.jpg)
MBK는 고려아연에도 홈플러스와 이미 비슷한 방식으로 접근하고 있다. 고려아연 공개매수를 위해 투자된 약 1조5000억원 중 70%는 차입금으로 알려졌다. 예상되는 다음 수순은 투자금 회수를 위한 매각인데 첫 대상은 MBK가 저평가해온 신사업이 될 것으로 추정된다.
앞서 고려아연은 지난해 촉발된 경영권 분쟁을 계기로 공동 창업자 그룹인 영풍과 사실상 적이 됐다. 이후 영풍은 최윤범 회장 대항마로 MBK와 연합전선을 구축해 지분 확보에 주력해왔다. 현재까지 영풍·MBK 연합이 40.97%로 최 회장과 우호 지분을 합한 34.35%를 앞선다.
다만 고려아연은 국가핵심기술로 지정된 하이니켈 전구체 원천 기술을 보유하는 등 국가기간산업을 담당하는 기업이라 기술 유출은 곧 국부 유출을 의미한다. 사모펀드인 MBK 투자자 중에는 중국 국부펀드도 있어 인수 주체에 따른 우려가 나올 수밖에 없다.
미국 정치권도 중국으로의 기술 유출 가능성을 견제하고 있다. 미 국무부는 최근 핵심광물 공급망에서 고려아연을 비롯한 한국 기업들이 선도적인 역할을 수행하고 대응하는 파트너라고 보고 실제로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에 대해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고도 언급했다.
MBK 쏘아올린 사모펀드 폐해…당국도 개선 의지
오늘 개최된 주총을 앞두고 영풍·MBK 연합은 이사 선임 관련 글로벌 자문사로부터 대체로 지지를 받았다. 하지만 홈플러스 사태로 경영 리스크를 촉발한 MBK 김광일 부회장과 석포제련소 폐수 유출로 논란을 야기한 영풍 강성두 사장에 대해서는 반대 의견이 권고됐다.
해외 기술 유출 문제 등을 차치하더라도 특히 MBK는 이번 홈플러스 사태로 인해 적지 않은 경영 리스크를 가지게 됐음을 방증하는 셈이다. 그간 사모펀드 규제 완화에 힘입어 MBK는 국내 유수한 기업들을 인수해왔지만 올해는 그 기조가 꺾이는 분수령이 되고 있다.
홈플러스를 비롯해 MBK가 주로 사용해온 인수 기법은 차입매수(LBO)와 세일앤리스백(매각 후 재임차) 방식이었다. 이는 선진 금융기법인 데다 자금 운용 규모가 큰 회사만 적용 가능한 방식이기에 영세한 사모펀드사라면 시도하기도 어려운 것으로 알려져 있다.
사모펀드가 느슨한 규제 환경에서 도덕적 해이를 야기하는 양상이 드러난 가운데 바른사회시민회의에 따르면 미국은 무차별 기업 인수 폐해를 막기 위한 규제를 이미 시행 중이다. 김병환 금융위원장도 홈플러스 사태를 계기로 사모펀드 제도 개선에 착수하겠다고 26일 발언했다.
한편 고려아연이 지난 1월 22일 손자회사인 SMC(선메탈코퍼레이션)을 통해 경영권 사수를 위한 영풍 지분 10.3%를 취득한 이후 영풍·MBK 연합은 의결권 행사 허용 가처분 신청을 냈지만 27일 법원은 기각했다. 주총인 이날 이들의 의결권 행사는 제한된다는 얘기다.
김은지 기자 leaves@tleav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