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MHN스포츠 애리조나(美) 이상희 기자) 올 스프링캠프에서 타율 0.400(30타수 12안타), 2홈런 9타점 OPS(출루율+장타율) 1.171의 빼어난 성적을 거둔 LA 다저스 내야수 데이비드 보티(32)가 결국 팀을 떠날 준비를 한다.
미국스포츠 전문채널 ESPN은 27일 “올 스프링캠프에서 모두를 깜짝 놀라게 했던 내야수 데이비드 보티가 자신의 계약조건에 포함된 ‘업워드 모빌리티(Upward mobility)’조항을 이용해 팀을 떠나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이 조항은 다저스를 제외한 메이저리그 29개 구단이 그를 메이저리그 40인에 포함시키는 조항으로 영입하면 다저스와 맺은 계약을 무효화할 수 있다. 물론, 다저스도 보티에게 빅리그 40인 명단에 포함시키는 조건으로 재영입할 수 있다. 하지만 현재 다저스의 전력을 고려할 때 그럴 확율은 낮아 보인다.
반대로 메이저리그 29개 구단 가운데 보티를 빅리그 40인 로스터에 포함 시키는 조건으로 영입하는 팀이 나타나지 않으면 그는 다시 다저스 마이너리그 선수로 돌아가야 한다. ‘옵트아웃(Opt-out)’ 조건과 유사하지만 완전한 자유의 몸이 되지 않는다는 차이가 있다.

지난 2018년 시카고 컵스 소속으로 메이저리그에 데뷔한 보티는 지난해 부진한 성적 탓에 시즌 중 지명할당(DFA)되는 아픔을 겪었다. 시즌이 끝난 뒤에는 시카고 컵스 산하 마이너리그로 내려가는 대신 FA(자유계약선수)가 되는 길을 택했다.
그리고 올초 다저스와 메이저리그 스프링캠프 초대장이 포함된 마이너 계약을 맺고 재기에 나섰다. 보티는 앞서 언급한 것처럼 올 스프링캠프에서 뜨거운 활약을 펼쳤다. 타율 0.400은 피츠버그 배지환(0.381)보다 높다. 홈런도 더 많다. 그럼에도 다저스라는 두터운 전력을 자랑하는 팀 사정상 개막전 26인 로스터 합류가 불발이 됐다.
이런 경우는 또 있다.
한국인 박효준은 지난해 오클랜드와 마이너 계약을 맺고 빅리그 스프링캠프에 참가했다. 그도 타율 0.477, 1홈런 9타점 OPS 1.137의 맹활약을 펼쳤지만 오클랜드의 시즌 구상에 포함되지 못했다.

당시 박효준은 기존 계약을 무효화 할 수 있는 ‘옵트아웃(Opt-out)’ 조항이나 보티의 ‘업워드 모빌리티’ 조항처럼 선수의 권리를 보호할 수 있는 장치를 계약에 포함시키지 못했다. 결국, 마이너리그로 내려가 시즌을 시작했지만 식어버린 방망이 탓에 시즌이 끝날 때까지 메이저리그에 복귀하지 못했다.
스프링캠프에서 뜨거운 활약을 펼쳤음에도 운이 따르지 않은 보티가 새로운 팀을 찾아 메이저리그에 복귀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사진=데이비드 보티©MHN스포츠 DB, 다저스 & 피츠버그 구단 홍보팀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