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더현대서울 지하 2층에서 열리고 있는 K패션 브랜드 ‘메리온’의 오프라인 첫 팝업 스토어에서 소비자들이 봄 의류를 살펴보고 있다.[출처:현대백화점]](https://www.casenews.co.kr/news/photo/202503/17468_38250_3628.png)
국내 패션 시장이 대형 브랜드에서 소형 브랜드 중심으로 재편된 것은 코로나19 팬데믹을 거치며 이처럼 소비 패턴과 유통 채널이 바뀌었기 때문이다. 패션 플랫폼들이 치열한 경쟁 속에서 성장을 거듭하며 패션 브랜드 1만 개 시대를 열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들 플랫폼은 최근 소비 침체와 패션 시장 불황에도 이용자와 매출이 꾸준히 늘고 있다.
국내 패션 플랫폼 시장에선 무신사가 압도적 1위를 유지하는 가운데 에이블리, 지그재그, W컨셉 등 플랫폼들이 시장을 세분화하며 외형을 키워나가고 있다. 25일 대체 데이터 플랫폼 한경에이셀(Aicel)에 따르면 무신사의 지난해 신용카드 결제액(보정치)은 1조8136억원으로 2022년(1조4938억원)보다 21% 늘었다. 같은 기간 에이블리도 4002억원에서 6227억원으로 55% 증가했다.
![무신사 플랫폼[출처:무신사 홈페이지 캡쳐]](https://www.casenews.co.kr/news/photo/202503/17468_38252_4233.png)
‘무신사 1강·N중 체제’는 2021년 패션 버티컬 플랫폼의 경쟁적인 인수전이 벌어진 뒤 이후 굳어졌다. 그해 4월과 5월 카카오와 신세계그룹이 지그재그 운영사 크로키닷컴, W컨셉을 각각 인수했다. 같은 해 7월 무신사도 스타일쉐어와 29CM을 잇달아 사들여 플랫폼 간 경쟁이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었다.
무신사는 패션 플랫폼 가운데 처음으로 매출 1조원을 돌파해 1위로 자리 잡았다. 2021년 4613억원이던 매출은 2023년 9931억원으로 두 배 이상 급증했다. 지난해 매출은 전년 대비 30% 넘게 늘어 1조원을 넘어섰을 것으로 추정된다. 감도 높은 신진 브랜드를 지속 발굴하며 경쟁력을 키웠다는 분석이 나온다.
에이블리 매출은 2021년 935억원에서 2023년 2595억원으로 2년 새 178% 급증했다. 지난해에는 3600억원대를 돌파했을 것으로 예상된다. 같은 기간 지그재그 매출은 652억원에서 1651억원으로 153% 늘었다. 지난해 매출은 2000억원을 넘어섰을 것으로 추정된다. 지그재그와 에이블리가 급성장한 배경엔 한때 강자로 꼽힌 브랜디의 쇠락이 있다. 1020세대를 겨냥한 저가 의류를 주로 판매하던 브랜디 이용자는 지그재그와 에이블리로 대거 흡수됐다.
소비 행태 변화가 패션 플랫폼 성장을 이끌었다. 시장조사기관 오픈서베이가 발표한 ‘MZ세대 패션 앱 트렌드 리포트 2024’에 따르면 패션 상품 온라인 구매 비중은 66.9%에 달한다. 온라인 패션 플랫폼의 추천 서비스와 가격 경쟁력도 MZ세대 소비자를 끌어들인 주요인이다. 인공지능(AI) 기술과 알고리즘을 활용해 개인별 맞춤형 제품을 추천해주고, 타임세일 등 혜택을 제시해 제품 구매를 유도한다.
다만 수익성은 이들의 당면 과제다. 대부분의 e커머스가 그렇듯 패션 버티컬 플랫폼도 큰 이익을 내지 못하고 있다. 물류와 마케팅 투자 부담이 크기 때문이다. 외형을 확장하고 수익성을 높이기 위해 패션 플랫폼은 자체브랜드(PB), 뷰티 등으로 상품군을 넓히고 있다. 무신사가 내놓은 무신사스탠다드, 무신사뷰티가 대표적이다. 에이블리는 남성 패션 플랫폼 4910(사구일공)을 선보였고 지그재그도 뷰티 카테고리를 강화하고 있다.
패션업계 관계자는 “불황이 장기화하고 플랫폼 간 경쟁이 점점 더 치열해지는 가운데 패션 플랫폼이 수익성 개선이라는 공통 과제에 직면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