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아 대신 호박차!" 日·美 반했다… 티즌 임재희 대표의 창업 5년 여정

[ 사례뉴스 ] / 기사승인 : 2025-03-25 04:24:47 기사원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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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례뉴스=김주연 인턴기자]



"한국적이면서도 트렌디한 차를 전 세계에 알리고 싶어요"



건강에 대한 관심은 개인이 자신의 건강을 책임지고 더 나은 삶을 위한 선택을 할 수 있게 돕는다. 2020년 코로나 사태 이후 '건강'에 대한 대중의 관심이 급증하면서, 다양한 분야에서 건강을 중시하는 흐름이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건강한 라이프스타일을 추구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음료 시장의 패러다임도 변화했다. 커피나 탄산음료가 지배적 흐름이었던 과거와 달리 제로 음료, 콤부차, 그리고 다양한 기능성 음료들이 소비자들의 관심을 끌며 새로운 트렌드를 형성하고 있다.



티즌은 차의 맛과 건강 효능을 현대적인 방식으로 재해석해 전 세계 소비자들에게 차 문화의 가치를 전하는 창업 기업이다. 건강 중심의 라이프스타일을 기반으로 차의 다양한 효능을 전하는 동시에 한국적이면서도 트렌디한 이미지로 글로벌 시장에서 입지를 넓혀가고 있다.



창업 시장에서 어떻게 경쟁력을 갖추게 되었는지, 세계에 한국 차를 알리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있는지 티즌 임재희 대표와 이야기를 나눠봤다.




티즌 임재희 대표[출처:티즌]
티즌 임재희 대표[출처:티즌]




Q. 대학 창업 동아리에서 사업을 시작하셨습니다. 어떤 계기로 '나주시'에서 '차(茶)'를 만드는 회사를 창업하게 되셨습니까?



저는 원래 행정학과인데 창업 융합 전공을 복수 전공하면서 창업에 관심이 생겼어요. 제가 카페인에 약해서 자연스럽게 차를 좋아하게 됐는데요. 커피는 카페인이 있고 음료는 첨가물이나 설탕이 많이 들어가서 건강에 안 좋은데도 사람들이 굉장히 많이 소비하더라고요. 차는 건강한데 맛도 있고, 수천 가지 재료로 다양한 개성과 맛을 낼 수 있는 장점이 있는 음료인데 대중들이 잘 모르는 것 같아서 아쉬웠어요.



코로나 사태 후로 사람들이 건강한 음료를 찾는다는 것을 알게 됐고, ‘차’를 건강하면서 맛있는 커피 대체제로 제안하면 시장 가능성이 있다는 생각에 창업을 결심하게 됐습니다. 이렇게 점차 차를 대중화해서 한국만의 차 문화를 만들고, 향후에는 일본이나 중국, 영국처럼 하나의 국가 경쟁력이 되었으면 하는 꿈에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또, 한창 창업에 관심이 있던 터라 여러 지원 사업에 지원했어요. 그러다가 지역 자원을 활용해서 비즈니스를 만들어 나가는 '서울시 넥스트 로컬 지원 사업'에 선정돼서 지역을 선택해야 했어요. 당시 나주시의 고령 농가 인구가 70%가 넘는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젊은 세대인 저희 팀이 품질 노하우는 있지만 마케팅에 어려움을 겪고 있으실 고령 농가와 협업해 ‘지역에 이로운 비즈니스를 해보자’하고 나주를 선택하게 됐어요.



그런데 나주에 내려와서 활동하다 보니까 품질에는 전혀 이상이 없음에도 단지 못생겼다는 이유로 버려지는 '못난이 배'가 무려 27%라서 배 농가의 걱정이 크다는 것을 알게 됐어요. 그래서 못난이 배를 차로 만들어보자는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또 나주 배의 유명세에 비해 배를 가공한 고부가가치 제품이 없어서 지역 관광상품이 부족한 상태였어요. 그나마 활용하고 있는 배즙은 시장 경쟁이 심해 사실상 농가의 고민을 해결해주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배 농가의 고충, 그리고 나주 배의 유명세에 비해 부족한 관광상품 문제를 해결하고자 배 블렌딩 티를 만들게 됐어요. 2020년 이후로 5년 동안 나주에서 꾸준히 활동하다 보니까 나주시랑 협력까지 하게 됐고, 나주시청과 협력해서 농림부 지원으로 나주 배 콤부차를 개발하게 됐어요.




서울과기대 LINC3.0 사업단 선정[출처:티즌]
서울과기대 LINC3.0 사업단 선정[출처:티즌]




Q. 25살이라는 젊은 나이에 사업을 시작하면서 어려움이 많았을 것 같습니다. 운영 과정에서 겪은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해 어떤 전략을 사용하셨습니까?



좋은 일만 기억하고, 안 좋은 일은 금세 까먹어서 멘탈이 강하고 긍정적인 편이에요. 그런데 저도 알 정도로 대놓고 무시당한 경우도 많았는데, 제가 이룬 성과를 알고 나서 상대의 태도가 우호적으로 바뀌는 걸 즐겼던 것 같기도 해요.



사실 전략이라고 하기는 어렵지만, 어리기 때문에 할 수 있는 것들에 집중해서 아웃풋을 내는 걸로 극복한 것 같아요. 또 요즘에는 청년 창업을 좋게 봐주시는 분들에게 응원을 받기도 하면서 나만 할 수 있는 것에 더 집중한게 도움이 됐습니다.



사업은 정답이 없어서 결정하고 고민할 부분이 매우 많습니다. 작년에 저희가 생산량을 10배 정도 늘렸는데, 식품은 유통기한이 있어서 기한 내에 팔지 못하면 가치가 떨어지기 때문에 너무 두려웠습니다. 그 당시에 일본과 카카오에도 본격적으로 입점하면서 재고에 대해 고민했는데 결국엔 10배의 양을 생산했고, 1년 내 소진이 목표였는데 세 달 만에 다 팔았습니다.



이때 '내 그릇은 내가 만드는 거구나'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 이후로 어느 정도의 리스크를 안더라도 투자할 땐 과감히 투자할 줄 알아야 한다는 걸 깨달았어요.



아무래도 조그마한 스타트업이다 보니 인재 채용에 대한 고민이 많았습니다. 그러다 보니 대기업이 해줄 수 없는 '우리만 제공할 수 있는 것'에 대해 많이 고민했어요. 그래서 그런지 채용 공고를 올리면 한 명 뽑는 데 200분이 지원해 주시고 이번에 디자이너도 1명 뽑는 데 170분 정도 지원해 주셨어요.



'왜 이렇게 우리를 좋아해 주시지?'라는 생각을 해보니까 저희 회사가 MZ세대에게 매력적으로 다가간 것 같아요. 제 인터뷰를 통해서 한국의 차를 전 세계에 알리고 싶다는 분들이 지원해 주시기도 하고, 성과에 대한 빠른 보상과 성장, 재택근무와 각종 툴을 활용한 효율성 추구가 MZ세대에게 장점으로 다가간 것 같아요.




2024 스타콘 페스타 우수 소상공인 특별상 수상[출처:티즌]
2024 스타콘 페스타 우수 소상공인 특별상 수상[출처:티즌]




Q. 한국 차 시장은 대기업이 주도하는 흐름인데, 차 시장에서 경쟁력을 가지기 위한 티즌만의 전략이 궁금합니다.



작년부터 B2C에 집중하기 시작했는데 대중적 제품인 호박차를 통해 차의 매력에 빠져서 다른 차에도 관심을 가지도록 만들고 싶었습니다. 하루호박차는 차에 관심이 없는 분들도 부기차로 유명한 호박차에는 관심이 있다는 것을 발견하고 시작했어요.



호박차를 공부해 보니까 시중에 판매되고 있는 기존 호박차는 '호박만' 아니면 '호박, 팥'으로만 구성돼 있는 경우가 많더라고요. 얼핏 보기에는 '호박 100%'라는 말이 좋아 보이지만 뜨거운 물에 우려야 맛이 나니 매일 마시기에 번거롭고, 호박 특유의 불편한 맛 때문에 약처럼 억지로 마시게 되니까 차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저희는 찬물에 잘 우러나 어디서든 물만 있으면 마실 수 있게끔 개발하고, 8가지 재료를 블렌딩해서 호박 특유의 역한 맛 없이 보리차처럼 편하게 먹을 수 있게 만들었습니다.



저희는 마케팅 할 때 '커피 대신, 아아 대신, 탄산음료 대신'이라는 말을 더 많이 사용합니다. 기존 호박 차들이 홍보하는 것처럼 하면 경쟁력이 전혀 없어요. 사고를 전환해서 얼죽아들에게 '커피 대신 마실 수 있는 건강 음료'로 제안했는데 소비자 반응이 긍정적이었습니다.



아이스 아메리카노 대신 차갑게 마실 수 있으니까 좋다고 하셨고, '살 빠진다고 했으면 굳이 안 샀을 텐데 아이스 아메리카노처럼 마실 수 있다 해서 샀다'라는 후기가 많았습니다. 그리고 찬물 티백은 생소하기도 하지만 그만큼 우리나라가 얼죽아가 많은 나라라서 오히려 이색적으로 보셨던 것 같아요.




티즌 '하루호박차'[출처:티즌]
티즌 '하루호박차'[출처:티즌]




저희는 한국적이면서도 트렌디한 차를 추구합니다. 한국적인데 관심이 가고, 차에 입문시키는 차를 만들고 싶어요. 잘 모르는 분들이 믿고 마셔도 누구나 쉽게 좋은 차를 마시도록 하고 싶습니다.



티 소믈리에, 푸드 큐레이터들과 협력해서 고퀄리티 제품을 만들고 있습니다. 물론, 차 분야 전문가들이 세계 최고급 원료를 가져와서 만들다 보니 원가율이 높은 편이지만 대량 생산으로 원가를 낮추고 있습니다. 한 개의 티백이 2L까지 우러나고, 타사의 3배인 3g씩 들어있어서 오히려 가성비가 좋은 제품을 만들고 있습니다.



Q. 차별화된 차 브랜드를 만들기 위해 다양한 시도를 하고 계십니다. 그 중에서 '티 블렌딩 클래스와 팝업스토어'를 운영하면서 얻은 가장 큰 인사이트를 공유해주실 수 있을까요?



일단 저희가 용산 아이파크몰 대목 자리에서 명절 기간에 팝업스토어를 진행했고, 관심을 보이신 분들께는 정말 좋은 반응을 얻었는데요. 차라는 것을 알고 그냥 지나치는 분들도 꽤 되는 것을 보면서 ‘아직 차에 관심이 많이 부족하구나’를 느꼈습니다. 맛에 대한 반응도 좋았고, 시음도 적극적으로 하고, 패키지도 예쁜데 쉽게 관심 갖지 않으시는 걸 보면서 차의 대중화를 위해서 계속해서 고민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띵크어스데이 상생마켓[출처:티즌]
띵크어스데이 상생마켓[출처:티즌]




프랑스 내추럴 와인 수입사 '다경'과 콜라보를 했습니다. 다경의 쇼룸에서 프랑스 지방 4곳의 사계절을 표현한 티와 와인을 페어링하는 행사를 했는데, 와인 한 모금 하고 잘 어울리는 티를 한 모금 마시고 이런 식으로 색다르게 페어링을 해드렸는데 이색적이어서 좋다는 반응이 많았어요. 이 팝업을 통해서 이미 대중이 좋아하는 분야에 차를 접목해서 대중화하는 방식도 차별화 전략이 될 수 있겠다고 생각하게 됐습니다.




티즌 차 시음회[출처:티즌]
티즌 차 시음회[출처:티즌]




Q. 해외 진출을 본격화하고 계시는데, 일본과 미국, 유럽 등 각 시장에서 차별화된 진출 전략이 있을까요? 국가별로 선호되는 제품도 궁금합니다.



먼저 일본 시장부터 말씀드리겠습니다. 저희는 작년 말부터 일본 시장에 주력하고 있습니다. 오사카 K-프리미엄 박람회도 나가고, 5월에는 한국 아이돌들이 일본에서 'K-CON JAPAN 2025' 콘서트를 하는데 콘서트장 바로 앞에서 하는 행사에 선정됐어요. 일본에 주력하고 있는 이유는 작년에 저희가 일본에서 직접 직영 온라인몰 운영을 시작했는데 국내보다 반응이 더 좋았기 때문입니다.




티즌 일본 시장 진출[출처:티즌]
티즌 일본 시장 진출[출처:티즌]




일본에서는 '하루호박차'의 반응이 좋았어요. 일본은 차도 즐겨 마시지만 이미 찬 물이나 미지근한 물에 우려 마시는 ‘미즈다시’ 방식의 차가 대중적인데요. ‘한국의 K-뷰티에서 유명한 호박차 중 하루호박차는 더 맛있고 편한 미즈다시 블렌딩 티다’라는 마케팅이 효과가 있었습니다. 요즘 한국 제품이 해외에서 정말 인기가 많고 특히 K-뷰티를 좋아하셔서 티즌이랑 핏이 잘 맞았던 것 같습니다.



미국 시장 진출도 진행 중입니다. 최근에 미국 아마존의 규모 있는 회사에서 저희 제품을 선택해 주셔서 미국에서 상표 등록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상표 등록이 완료되면 아마존을 시작으로 미국의 큰 마트에 출시하거나 바이어분과의 만남을 추진해 보려 합니다.



미국에서는 '나주 배 블렌딩 차'가 인기가 많습니다. 요즘 나주 배가 서양 쪽에서 반응이 좋은데요. 수분이 많고 당도가 높아서 맛있다는 인식 덕분에 해외에서 프리미엄 과일이 되고 있기 때문이죠. 저희 제품이 서양의 홍차나 허브차를 나주 배랑 블렌딩했다고 하니까 '동서양의 조화' 측면에서 바이어들의 선호가 높았습니다. 그래서 미국 시장에서는 나주 배 블렌딩 차로 시작해서 하루호박차를 출시하는 걸 목표로 삼고 있습니다.



Q. 마지막으로 비즈니스와 일터에서 일하는 경영자와 리더분들을 위해 격려나 조언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요새 경기가 진짜 힘들어요. 주변 이야기를 들어보면 깜짝 놀랄 정도로 파산하거나 부도 나는 기업도 많아서 저도 마음이 싱숭생숭합니다. 그래도 잘 버텨서 기회가 왔을 때 빛을 볼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잘 성장하셔서 스타트업 업계에서 만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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