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중국은 1992년 수교 이래 경제 협력 관계를 비약적으로 발전시켜 왔습니다. 특히 2015년 6월 한중 FTA가 체결된 후에는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가 강화됐지요.
이를 토대로 한국에게 중국은 최대 수출국이자 수입국이 됐습니다. 하지만 아직도 중국 경제를 잘 모르거나 이해가 부족해 사업적으로 손해를 보는 경우들을 보게 됩니다.
중국 경제를 알아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알면 돈이 되지만 모르면 손해 보는 중국 경제 이야기. 임기자가 쉽고 재밌게 ‘중국 경제 삼켜버림’ 시리즈로 풀어드리겠습니다.
한때 포르투갈 식민지를 거쳐 다시 중국 품에 안긴 마카오는 카지노를 중심으로 크게 성장한 가운데 지난해 중국 반환 25주년을 맞았습니다.
이런 마카오에 최근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습니다. 카지노에 의존하는 경제에서 벗어나 최근에는 컨벤션 사업 등을 키우며 산업구조 다변화를 목표하고 있습니다.
포르투갈→중국 돌아온 마카오
마카오라고 하면 빼놓을 수 없는 별명은 카지노 천국입니다. 카지노가 마카오에서 뿌리를 내리게 된 계기는 재정난 때문이었습니다.
당시 마카오를 무역 거점으로 이용하던 포르투갈은 무역의 급격한 쇠퇴와 수입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공개적인 투자 유치와 도박을 시행했습니다. 도박업의 합법화도 이때 시작됐습니다.
청나라의 부패로 포르투갈은 1887년 12월 1일 마카오에 대한 영유권을 인정받았습니다. 당시 청나라가 포르투갈 왕국과 체결한 불평등 조약인 우호통상조약 때문입니다. 이는 오늘날까지 중국에게 아픔의 역사로 꼽히는데요.
결국 포르투갈이 마카오를 통치한 지 112년 만에 마카오는 1999년 12월 20일 포르투갈의 식민지에서 중국으로 반환됐습니다. 이때 중국은 마카오에게 50년 동안 일국양제 체제를 보장해 줄 것을 약속한 바 있습니다.
지난해 마카오의 중국 반환 25주년을 맞아 중국 국가주석 시진핑과 부인 펑리위안 여사는 지난달 18일 기념식 행사에 참석했습니다. 시 주석은 마카오가 일국양제 체제의 성과를 잘 보여줬다고 강조했습니다.
일국양제란 중국 안에 두 가지 정치체제가 공존하는 정치 제도를 말합니다. 마카오에 대한 통치권은 다시 중국이 갖게 됐지만 마카오는 독자적인 사회‧경제체제를 갖고 있습니다.
25년 간 경제 성장 이룬 마카오
마카오가 중국에 반환된 후 경제는 크게 성장했습니다. 마카오의 GDP는 1999년 519억 마카오파타카(한화 약 9조원)에서 2023년까지 3795억 마카오파타카(한화 약 144조원)로 6배 이상 증가했습니다.
경제 성장의 중심에는 카지노라는 도박업이 있었습니다. 마카오 특별행정구 정부 포털 사이트에 따르면 2023년 마카오 도박업의 경제 기여도를 반영하는 부가가치 총액은 전년 대비 3.5배 증가한 1354억 마카오파타카(한화 약 24조원)에 달합니다.
같은 기간 도박업 이익은 전년 대비 9배나 증가한 1152억 마카오파타카(한화 약 27조원)로 집계됐습니다.
도박업으로 여전히 성장세를 누리고 있지만 마카오에게 산업 다변화는 최근 가장 절실한 과제입니다. 도박업은 특성상 변동이 심하고 외부 요인에 영향을 받기 쉬운데다 마약이나 성매매 등 범죄 부작용을 낳았기 때문입니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 마카오 정부는 지난 2023년 11월 ‘1+4’ 전략을 발표했습니다. 마카오 정부는 산업의 주축이 되는 관광 사업을 강화하는 동시에 ▲대건강 ▲현대 금융 ▲첨단 기술 ▲전시 상업 및 문화 스포츠 등 네 가지 주요 산업을 지속적으로 발전시킬 계획을 밝혔습니다.
이중에서도 마카오는 국제회의 개최지로서 인지도를 높이고 ‘1+4’ 전략과 협력해 전시 산업의 발전을 추진할 예정입니다. 마이스(MICE, 기업회의·포상관광·컨벤션·전시회) 중심지로 거듭나겠다는 계획입니다.
2023년 마카오의 타깃이 된 네 가지 주요 산업의 부가가치 총액은 약 390억 마카오파타카(한화 약 8조원)로 2019년에 비해 6.9% 증가했습니다. 동시에 카지노 산업이 마카오 총생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37.2%로 같은 기간 14%p 감소했습니다.
마카오 행정장관 허이청은 같은 해 8월 11일 입법회 전체 회의에서 “정부가 ‘1+4’ 다원화 발전 전략을 도입해 중점적으로 지도하고 있다”라며 “경제 다원화 목표를 달성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라고 강조했습니다.
임서우 기자 dlatjdn@tleav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