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중일 감독이 이끄는 한국 야구 대표팀은 18일 대만 타이베이 티엔무 야구장에서 열린 2024 프리미어12 B조 예선 호주와 마지막 경기를 끝으로 대회 일정을 모두 마무리했다.
호주를 상대로 5-2 승리를 챙겼지만 한국은 일본 도쿄돔 입성에 실패했다. 3승 2패 조 3위에 머물며, 일본과 대만의 1-2위 자리를 내줬기 때문이다.
한국은 1차전 대만전을 슈퍼라운드 진출의 분수령으로 두고 필사적으로 준비했다. ‘107억 에이스’ 고영표(KT)가 등판했다. 그러나 고영표가 2회 만루홈런과 투런홈런을 맞으며 무너졌고, 이를 극복하지 못하고 3-6으로 충격의 패배 쓴맛을 봤다.
2차전 쿠바전에서는 김도영(KIA)의 만루홈런 및 5타점 맹타에 힘입어 승리를 가져왔지만, 3차전에서 만난 라이벌 일본에 또 발목을 잡혔다. 선발 최승용(두산)이 1.2이닝 소화에 그쳤고, 타선이 일본프로야구 양대리그 평균자책점 1위인 선발을 흔들었지만 돌아온 건 패배였다. 일본전 9연패 및 통산 30패(23승).
호주전이 끝나고 류중일 감독은 “마지막 경기를 이겨 다행이다. 4강 실패에 대해서 우리 팬들에게 미안하다. 멀리까지 와 응원해 주셔서 감사하다”라고 이야기했다.
이번 대회 탈락의 원인은 역시 선발진이다. 선발진이 힘을 내지 못했다. 1차전 선발 고영표 2이닝 6실점, 2차전 선발 곽빈 4이닝 무실점, 3차전 선발 최승용 1.2이닝 2실점, 4차전 선발 임찬규 3이닝 3실점, 5차전 선발 고영표 3.2이닝 무실점. 5경기를 치르는 동안 선발진이 소화한 이닝은 14.1이닝에 불과하다.
류중일 감독은 “보완할 점이 많다. 모두가 아시겠지만 선발 투수 싸움에서 졌다는 생각이 든다”라며 “2026 WBC까지 15개월 정도 남았다. 왜 국제 대회에 나와 예선 탈락하는지를 분석해야 한다. 늦다고 생각했을 때가 가장 빠르다고 하지 않나. 15개월 동안 잘 준비해서 무엇이 문제였는지, 차근차근 준비해 WBC 본선에 진출하겠다”라고 힘줘 말했다.
젊은 선수들의 성장은 분명 소득이다. 김도영(KIA)은 펄펄 날았다. 타율 0.412 7안타 3홈런 10타점 괴력을 보였다. 2차전 쿠바전에서는 ML 스카우트가 앞에 있는 데에서 국대 첫 홈런을 만루홈런으로 장식했다.
류중일 감독은 “생각보다 젊은 선수들이 잘해줬다. 이번에는 김도영이 다 했다. 김도영 말고 다른 선수들도 잘해줬으면 좋겠다”라고 희망했다.
‘부상 선수가 모두 있었다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도 했을 것이다. 원태인, 구자욱, 김지찬, 김영웅(이상 삼성)을 비롯해 문동주, 노시환(이상 한화), 손주영(LG)이 부상으로 빠졌다. 박세웅(롯데), 김혜성(키움), 강백호(KT) 등은 기초군사훈련 일정으로 제외됐다.
류중일 감독은 “이가 없으면 잇몸으로 하라는 말이 있는데, 선수 핑계 대기는 싫다. 본선에는 못 올라갔지만, 젊은 선수들이 너무 잘하고 있다. 다음 대회에서도 건강하게 잘 해줬으면 좋겠다”라고 이야기했다.
대표팀은 19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한다.
[타이베이(대만)=이정원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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