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종차별에 묵묵부답’ 토트넘, SON 뒤에 숨었다…분노한 팬들 “구단은 무얼 했나”

[ MK스포츠 축구 ] / 기사승인 : 2024-06-21 17:45:01 기사원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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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드리고 벤탄쿠르의 인종차별 발언에 방관자적인 태도를 보인 토트넘이 공식 입장을 내놓았지만, 너무 늦은 모양이다. 팬들은 구단의 일관적이지 않음 모습에 실망감을 표출했다.

최근 벤탄쿠르의 발언이 논란이 됐다. 지난 15일 벤탄쿠르는 우루과이 방송 ‘포르 라 카미세타(Por la Camisaeta)’에 출연했다. 당시 벤탄쿠르는 진행자와 짧은 대화를 나눴다. 진행자는 “한국선수의 유니폼을 부탁해”라며 손흥민의 유니폼을 요구했고, 이에 벤탄쿠르는 “쏘니(Sonny) 사촌의 유니폼은 어떤가. 어차피 그 사람들은 모두가 똑같이 생겼다”라고 답했다.

농담으로 던진 벤탄쿠르의 말은 삽시간에 SNS를 통해 퍼졌다. 악의가 없는 말이었지만, 아시아인의 생김새가 비슷하다는 인종차별적인 발언으로 논란이 됐다.





팬들이 충격에 빠진 이유는 벤탄쿠르와 손흥민이 그동안 돈독한 모습을 보였기 때문이다. 지난 2022년 카타르 월드컵을 앞두고 손흥민이 안와골절 부상을 입자 벤탄쿠르가 위로의 말을 건넸고, 지난해 벤탄쿠르가 십자인대 부상으로 장기간 이탈을 하자 손흥민이 “그는 이겨내고 빠르게 돌아올 것이다”라며 쾌유를 바랬다.

하지만 벤탄쿠르의 농담이 팬들에게 충격을 주고말았다. 팬들은 인종차별적인 말을 한 벤탄쿠르에게 분노했다.

이에 벤탄쿠르는 “나의 형제 쏘니! 너를 향해 일어난 일에 사과한다. (방송에서) 매우 나쁜 농담이었다. 나는 널 무척이나 아낀다. 너를 존중하지 않는다거나 너와 다른 사람들을 상처 입히기 위해 했더 말은 절대 아니다. 사랑한다 내 형제!”라고 사과했다.

벤탄쿠르의 사과에도 비판을 사그라들지 않았다. 팬들은 24시간 뒤 사라지는 형태의 인스타그램 스토리와 손흥민을 ‘Sonny(애칭)’가 아닌 Sony(일본 전자제품 회사)‘라고 표시한 사과글에 대한 진정성을 의심했다.





며칠이 지나도록 토트넘 구단은 묵묵부답이었다. 과거 손흥민이 프리미어리그 경기에서 상대팀 팬들로부터 인종차별을 당하면 강력하게 규탄하고 법적 대응을 나섰던 행보와는 상반되는 행보였다. 팬들은 늦어지는 토트넘의 입장에 불만을 토로하기도 했다.

벤탄쿠르에 대한 비판이 이어지는 가운데 손흥민이 직접 나섰다. 그는 자신의 SNS를 통해. “나는 롤로(벤탄쿠르의 애칭)과 이야기를 나눴다. 그는 실수를 인정했고, 이를 알고 (나에게) 사과했다. 그는 의도적으로 불쾌한 말을 한 것이 아니다. 우리는 형제이고 전혀 변할 것이 없다. 우리는 이 상황을 극복하고 하나로 뭉쳤다. 프리시즌에 다시 함께 모여 구단을 위해 하나가 되어 싸울 것이다”라며 이어진 ‘인종차별 논란’을 잠재웠다.

그제서야 토트넘도 입장을 내놓았다. 손흥민의 입장문과 함께 “방송 속 벤탄쿠르의 발언과 선수의 공개 사과에 따라 구단은 이 문제에 대한 긍정적인 결과를 보장하는 데 도움을 제공해왔다. 여기에는 다양성, 평등, 포용 목표에 맞춰서 모든 선수를 위한 추가 교육이 포함될 것이다. 우리의 주장인 쏘니는 이번 일에 선을 그었고, 팀이 새로운 시즌에 집중하는 것을 지지했다. 우리는 다양하고 세계적인 팬층과 선수단을 매우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있고, 어떤 종류의 차별도 우리 구단, 경기, 더 넓은 사회에서 용납되어선 안 된다”라고 전했다.





손흥민의 용서 후 토트넘은 공식적인 입장을 내놓았지만, 팬들의 마음을 돌려세우지는 못했다. 팬들은 토트넘의 입장을 두고 “토트넘이 손흥민의 게시글 뒤에 숨었다”, “나쁜 장난이 아니라고? 해서는 안 될 말이었다”, “토트넘이 빅클럽이 될 수 없는 또 다른 이유”, “손흥민이 용서했지만, 토트넘은 45억 명의 아시아인에게 상처를 줬다”, “토트넘은 ‘농담’이 아닌 ‘인종차별’이라는 명확한 표시를 해야 한다” 등 싸늘한 반응을 보였다.

한편, 잉글랜드축구협회(FA)가 벤탄쿠르의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 영국 매체 ‘타임즈’에 따르면 FA는 벤탄쿠르의 발언을 인지하고 있으며, 해당 사항을 두고 징계 절차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영훈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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