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완 없는’ 롯데, 강리호 포기 후회하지 않을 수 있을까

[ MK스포츠 야구 ] / 기사승인 : 2023-03-20 08:01:02 기사원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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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는 안정감 있는 선발에 비해 불펜의 두께가 두껍지 못한 팀이다. 우완 쪽엔 자원이 제법 있지만 좌완 투수 중에는 확 눈에 들어오는 선수가 없다.

그런데도 지난겨울 좌완 불펜 투수 2명과 이별을 고했다.

김유영은 LG에 FA 유강남의 보상 선수로 떠났고 강리호(개명 전 강윤구)는 FA 선언을 했지만 계약하지 않았다. 협상다운 협상도 없었다. 사실상 강리호를 포기한 것이나 다름없다. 롯데는 강리호를 잡지 않은 것을 후회하지 않을 수 있을까.



강리호는 1군에서 13시즌 동안 402 경기를 뛰며 31승29패2세이48홀드를 기록한 베테랑 투수다.

지난해 성적은 29경기서 21.1이닝을 던지며 5,48의 성적을 기록했다. 홀드가 하나도 없을 정도로 성적이 좋지 못했다.

롯데가 강리호를 잡지 않는 것이 어느 정도 이해가 된다고 할 수 있다. 재능에 비해 큰 성과를 보여주지 못한 선수다.

하지만 확실한 좌완 불펜이 한 명도 없다는 것은 불안해 보이는 것 또한 어쩔 수 없는 사실이다. ‘그래도 경험 많은 강리호가 낫지 않았을까’ 하는 후회를 하지 않는다는 보장은 누구도 못한다.

현재 롯데 좌완 불펜 투수로는 3년차인 김진욱과 신인 이태연이 있다.

김진욱은 늘 기대를 많이 받는 투수다. 대단히 위력적이고 묵직한 패스트볼을 지니고 있다. 구속도 나름대로 무게감이 있지만 그 이상의 무언가가 그의 패스트볼에는 담겨 있다는 평가다.

그러나 제구 불안이 늘 발목을 잡고 있다. 스프링캠프서 많은 발전을 이뤘다는 평가를 받기는 했다. 하지만 정작 시범 경기서는 다시 옛 모습이 나오고 있다.

시범 경기 4경기에 등판해 3.1이닝을 던졌는데 볼넷이 5개나 나왔다. 이닝 당 1개 이상의 볼넷을 내준 셈이다.

공의 위력도 떨어졌다. 안타도 5개나 맞았다. 시범 경기 평균 자책점이 8.10이나 된다.

시범 경기 성적이 아무리 의미가 없다고 해도 김진욱은 처한 상황이 다르다.

그동안 기대에 비해 성과를 내지 못했기 때문에 보다 많은 성공의 기억들이 필요하다. 자꾸 잘해서 타자와 승부에서 이기는 경험을 쌓아야 볼넷도 줄일 수 있다. 자신감을 얻지 못한 채 제구를 잡았다는 투수는 아직 본 적이 없다.

?문에 시범 경기서의 부진은 대단히 신경이 쓰일 수밖에 없다.

오히려 신인 이태연이 좋은 페이스를 보이고 있다. 현재로서는 김진욱 보다 더 믿음직한 투수가 이태연이라 할 수 있다.



시범 경기 4경기에 등판해 4이닝 동안 무실점을 기록하고 있다. 평균 자책점이 당연히 ‘0’이다.

볼넷이 1개밖에 기록되지 않았다는 점이 눈에 띄는 대목이다. 제구가 마구 오락 가락 하거나 영접을 잡지 못해 어림없는 공을 던지는 투수는 일단 아님을 증명하고 있다.

좌타자 출신인 이대형 스포티비 해설 위원은 “이태연의 볼 나오는 각도가 매우 좋다. 좌타자가 봤을 때 가장 먼 쪽의 스트라이크 존을 공략할 줄 아는 선수다. 그 공이 들어가기만 하면 거기서 변하는 슬라이더의 위력도 더욱 배가될 수 있다. 좌타자들이 정말 까다로워할 유형의 투수”라고 극찬한 바 있다.

신인 트레이닝에서 코칭 스태프의 눈에 띄어 김민석과 함께 신인으로는 유이하게 1군 스프링 캠프를 다녀온 선수이기도 하다. 기량 발전 속도가 대단히 빠르다는 것이 내부 평가다.

6라운드로 상대적인 하위 지명 선수지만 지명 순위가 높았던 선수들 보다 좋은 기량을 보여주고 있다는 것이 코칭스태프의 판단이다.

이태연이 기대대로 버텨준다면 강리호가 있는 것 보다 훨씬 큰 힘이 될 수 있다. 현재의 문제를 해결하며 미래 자원까지 확보하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볼 수 있다.

롯데 입장에선 김진욱이 됐건 이태연이 됐건 둘 중 하나는 터져야 한다. 아무리 일명 ‘좌-우 놀이’가 정답이 아니라고 해도 믿을 만한 왼손 불펜 하나 없이 좋은 성적을 기대하는 건 무리다. 좌타자가 강한 KBO리그서는 더욱 그렇다.

롯데는 강리호를 포기한 것을 조금도 후회하지 않을 수 있을까.

현재로선 김진욱과 이태연 중 한 명이 1군에서 반드시 살아남을 수 있어야 하는 상황이다.

[정철우 MK스포츠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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