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환경일보] 박준영 기자 = 지난 4월 29일, 강원특별자치도 양양군 현남면 달래저수지 일대에서 의미 있는 숲 조성 행사가 진행됐다.
‘기후변화 대응 및 생물다양성 복원의 숲 조성’이라는 명확한 목표 아래, 비콥(B Corp) 인증 기업들과 한국농어촌공사, 한국양봉협회, 트리플래닛이 협력해 생태적 실천에 나섰다.
이날 행사에서는 총 50여 명의 참가자가 꿀벌 서식지 회복을 위해 오동나무 묘목 200본을 심으며 지속가능한 환경 보호의 상징적 장면을 연출했다.
비콥(B Corp)은 ‘더 나은 비즈니스를 통한 더 나은 사회’를 지향하는 글로벌 인증 제도로, 비재무적 성과와 사회·환경적 가치를 평가해 투명성, 책무성, 지속가능성 기준을 충족한 기업에게 부여된다. 파타고니아, 벤앤제리스 같은 글로벌 기업을 비롯해, 현재 한국에서도 30개 기업이 인증을 받아 커뮤니티를 확대하고 있다.
비콥 운동은 단순한 인증을 넘어, 기업 간 연대를 통해 지속가능한 생태계를 만드는 집단적 실천으로 발전하고 있다.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비콥 기후연합(B Corp Climate Collective)’, 환경 책임을 강조하는 ‘비콥 뷰티 연합’ 등 다양한 협의체가 자발적으로 활동 중이며, 이번 숲 조성 행사 또한 이러한 흐름의 일환으로 해석된다. 특히, 밀원수종인 오동나무 식재를 통해 꿀벌 생태계 보호와 산림 탄소흡수 기능 강화를 동시에 실현했다는 점에서 주목받는다.

달래저수지를 관리하는 한국농어촌공사 박미란 영북지사장은 인사말에서 “최근 꿀벌의 위기가 식량 안보와 생태계 붕괴를 초래해 인류 전체의 위기로 이어질 수 있다는 문제의식이 커지고 있으며, 이는 대규모 산불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오늘 우리가 심는 밀원수는 거대한 산불과 기후 위기를 막기에는 작고 약해 보일 수 있다. 그러나 작은 실천이야말로 우리가 지금 당장 할 수 있는 중요한 미션이다. 앞으로도 우리의 농업과 미래를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행사를 주관한 트리플래닛 김형수 대표는 “이번 조림 행사는 한국농어촌공사, 한국양봉협회와의 MOU 체결을 계기로 시작됐다. 숲이 조성돼야 꿀벌이 살아나고, 꿀벌이 살아야 농업이 가능하기 때문”이라며 “오늘은 전 세계적으로 임팩트를 창출하는 비콥 인증 기업들이 함께한 자리인 만큼, 우리의 진정성이 잘 전달돼 산불 피해가 컸던 남부 지역까지 조림 활동이 확산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트리플래닛은 비콥 인증을 받은 사회혁신 기업으로서 조림·원예·육묘를 중심으로 생물다양성 보전, 기후변화 대응, 산림복지 제공 등 다양한 ESG 프로젝트를 운영하고 있다. 시민참여형 숲 조성, 산림 탄소흡수 프로젝트, 기업 대상 ESG 교육 등을 통해 생태적 전환을 실현하고 있으며, 이번 행사에서도 단순한 식재를 넘어 지속 가능한 협업 모델로 발전시키는 데 집중했다.
묘목부터 산림까지··· 산림 기반 ESG 솔루션 제공하는 '포레스트벤처스'
숲 조성 행사 이후, 참가자들은 경기도 이천에 위치한 포레스트벤처스의 양묘장을 방문해 밀원수종인 오동나무의 과학적 육묘 과정을 직접 견학했다. 이 양묘장은 유전자 연구, 조직배양, 순화, 자동관수 등 첨단 기술을 기반으로 운영되며, 생물다양성을 위한 국내 최대 규모의 밀원수종 묘목 생산지다.

포레스트벤처스는 트리플래닛의 자회사로서 육묘부터 조림, 교육, 연구 협업까지 산림 생태계 전 주기를 아우르는 ESG 기반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오동나무, 피나무, 밤나무 등 꿀벌을 위한 밀원수종을 포함한 다양한 수종이 이곳에서 재배되고 있으며, 국립산림과학원 등 공공기관과의 협업을 통해 생태 기여도가 높은 품종 개발에도 주력하고 있다.
특히 포레스트벤처스는 ‘탄소중립’, ‘생물다양성 보전’, ‘산림복지 확산’을 핵심 가치로 삼아, 조림과 식재는 물론 기업 ESG 교육, 시민참여형 숲 조성, 산림 탄소 상쇄 인증까지 포괄하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비콥 인증 기업인 트리플래닛과의 협업을 통해 ‘비콥의 숲’ 조성 프로젝트에도 참여하며, 공동의 환경 가치를 실현하고 있다.
최근에는 비콥 인증 기업, 공공기관, NGO 등과의 파트너십을 확대하며 사업 영역을 빠르게 넓히고 있다. 특히 올해 상반기에는 양양 달래저수지 일대에서 꿀벌 서식지 복원을 위한 오동나무 식재 프로젝트를 지원함으로써, 현장에서의 실질적 기여를 입증했다. 해당 프로젝트는 기후변화 대응과 지역경제 활성화를 동시에 실현한 모범 사례로 평가받는다.

이천 본사에는 세 가지 핵심 기술 인프라가 구축돼 있다. 첫째는 유전자 연구로서 유전 형질을 분석해 체질량과 채밀량이 우수한 품종을 선별한다. 둘째는 조직배양으로, 생물체의 일부를 채취해 무균 상태에서 증식하는 방식으로서 기존 파종보다 생존률과 생산성이 높다. 마지막으로 순화 기술이 적용된 에어돔 공간에서 외부 환경 적응력을 높이는 순화 처리를 거쳐 노지에 식재할 수 있는 묘목을 생산한다. 이러한 기술을 통해 생산된 고품질 묘목은 협력 농가에 전달돼 최종 출하 전까지 재배된다.
이러한 묘목은 강원 양양, 울진, 홍천 등지의 산불 피해지에 식재되고 있으며, 일부는 유휴 농지에 시험 식재돼 토지 활용 효율도 높이고 있다. 또한 국립산림과학원과의 협력으로 체밀량, 품종 특성, 탄소흡수 효과에 대한 공동 연구도 진행 중이다.

현장에서 포레스트벤처스 관계자는 “트리플래닛은 도시 조림과 생물다양성 원예 사업에 집중하고, 포레스트벤처스는 그 기반이 되는 묘목을 연구·생산하는 농업회사법인”이라며 “산불에 취약한 침엽수를 대체할 활엽수와 밀원수의 고품질 묘목을 대량 생산해, 산림재난 대응과 생태계 회복에 기여하고 있다”고 밝혔다.
포레스트벤처스는 단순 조림을 넘어, 산림복지형 ESG 실천을 목표로 디지털 ESG 리포팅, 탄소감축 인증, 시민 참여형 숲 조성 등으로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또한 이천 지역사회와의 연계를 통해 농업 소득 증대, 생물 다양성 확산, 환경 교육 등 사회적 가치 창출에도 앞장서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