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산=국제뉴스) 백승일 기자 = 제21대 대통령선거 공식 선거운동 마지막 날인 지난 2일, 충남 서산 중앙 시내에는 이례적인 풍경이 펼쳐졌다. 국민의힘 소속 서산시 여성 시·도의원 3인이 교복 차림으로 유세차에 올라 눈물 섞인 목소리로 시민들에게 호소한 것이다.
김옥수·이연희 충남도의원과 한석화 서산시의원은 최근 유시민 작가의 발언이 촉발한 논란에 대해 "고졸 여성에 대한 모욕"이라며 강하게 항의했다. 이들은 자신들의 고등학교 시절 교복을 입고 유세에 나서 시민들의 주목을 끌었다.
김옥수 도의원은 유세 차량 위에서 “고등학교만 졸업한 사람은 성공할 수 없는 것인가? 학력으로 사람의 가치를 나누는 시대는 끝나야 한다”며 “유시민 작가의 발언은 고졸 여성의 삶을 송두리째 부정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재명 후보는 해당 발언에 대해 진정성 있는 사과를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연희 도의원은 과거 가족의 생계로 인해 대학 진학을 포기했던 경험을 언급하며 울먹였다. “어머니는 오빠와 남동생의 대학 등록금을 위해 저의 진학을 포기시켰다”며 “그 상처가 유시민의 말 한마디로 다시 터져 나왔다. 수많은 고졸 여성들의 자존심에 못을 박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석화 시의원 역시 “1980년대 딸은 살림밑천이라는 이유로 대학에 가지 못했다”며 “유시민의 말에 상처받은 수많은 여성들을 대신해 사과를 요구한다. 이재명 후보가 ‘국민이 용서할 것’이라 했지만, 누가 용서했나? 투표로 심판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들은 유세 이후에도 서산 시내 곳곳을 돌며 교복 차림으로 김문수 후보에 대한 지지를 호소하고, 유시민 작가와 이재명 후보를 규탄하는 목소리를 이어갔다.
한편, 논란의 발단이 된 유시민 작가의 발언은 지난 5월 28일 유튜브 방송 ‘김어준의 다스뵈이다’에 출연하면서 시작됐다. 유 작가는 국민의힘 김문수 후보의 배우자 설난영 씨에 대해 “유력 대선 후보의 배우자라는 자리는 설난영 씨 인생에서는 갈 수 없는 자리”라며 “지금 발이 공중에 떠 있다. 제정신이 아니다”라고 발언해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이에 대해 방송인 김어준 씨는 자신의 유튜브 채널 ‘김어준의 겸손은 힘들다 뉴스공장’을 통해 “유시민은 고졸 출신 노무현 전 대통령을 지지한 인물이며, 김문수 후보와 과거 노동운동 시절 생사를 함께한 동지”라고 해명했다. 김 씨는 “유 작가의 발언은 과거의 관계와 경험에 기반한 해설일 뿐”이라고 덧붙였다.
유시민 작가는 논란이 확산되자 지난 5월 30일 “논란의 발언을 들어보면 알겠지만 말의 의도와 다르게 와전돼 확산 왜곡 되고 있다"면서 "좀 더 점잖고 정확한 표현을 썼더라면 비난이 덜했을 것”이라며 자신의 발언에 대해 사과했다. 그러나 사과 이후에도 정치권과 시민사회 일각에서는 여전히 비판의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시민 A 씨는 "유시민의 고졸 발언 논란이 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의 사과 요구로 이어지는지 정치적 메카니즘이란 참 아이러니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