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개월간 3번째 적발 LG, 위기의식 없으면 사과가 사치 되는 위기 온다

[ MK스포츠 야구 ] / 기사승인 : 2024-12-21 19:10:01 기사원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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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만 벌써 LG 트윈스에서 3번째 음주 단속 적발이다.

LG 구단 구성원들의 절박한 위기의식이 없으면 사과조차 사치가 되는 위기가 올 수 있다. ‘어쩔 수 없었다’는 항변으로 상황을 계속 넘기기만 한다면 언젠가는 더 큰 파도가 덮칠 수 있다.

LG는 20일 사과문을 통해 “김유민이 17일 오후 11시 30분경 음주 운전으로 경찰에 적발됐다. 김유민은 19일 구단에 자진 신고를 했다”며 “구단은 사실 확인 후 즉시 KBO 클린베이스볼 센터에 신고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LG는 곧바로 깊은 사과를 전했다. LG는 “구단 소속 김유민의 음주 운전 사실과 관련해 팬 여러분께 깊은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며 “선수단에게 프로야구 선수로서의 사회적 책임과 자세에 대한 각별한 주의와 교육을 지속적으로 하였음에도 불구하고 또 다시 일어난 이번 사건에 대해 말할 수 없이 충격적이고 당혹스럽다”고 전했다.

이어 이들은 “이번 사건에 대해 구단은 그 책임을 깊게 통감하고 있으며 팬 여러분의 어떠한 비판과 지적도 겸허히 받아들이도록 하겠다. 다시 한 번 철저한 반성 속에 선수단 교육과 관리에 대해 부족한 부분을 재점검해 향후 재발방지를 위한 강력한 조치를 강구하도록 하겠다. 프로야구와 LG를 사랑하고 응원해주시는 팬 여러분께 다시 한 번 깊이 사과드린다”고 덧붙였다.

상황이 생긴 즉시 KBO 클린베이스볼센터에 신고했고 발빠르게 해당 사실을 알리면서 사과를 했다. LG가 해당 문제를 얼마나 해당 문제를 심각하게 인식하고 있는지를 알 수 있는 대목. 과거의 일부 구단들이 일탈 문제를 두고 ‘제 식구 감싸기’나 ‘은폐’ 등의 행보를 보이며 최대한 문제를 수면 아래로 감추고 오랫동안 시일을 끌었던 것과 비교하면 투명한 행보를 통해 사건 발생 단 3일, 신고 이후 단 하루만에 공개적으로 사과를 전했다.



물론 나와선 안될 사건이었지만 사후 행보만큼은 흠잡을 곳이 없었던 LG의 일처리였다. LG의 사과문이 나온 직후 한국야구위원회(KBO)의 징계도 발빠르게 나왔다. KBO는 “KBO 규약 제 151조 ‘품위손상행위’에 따라 김유민에게 1년 실격 처분 징계를 내렸다”고 발표했다. KBO는 면허 정지에 해당하는 경우 70경기 출장 정지, 면허 취소는 1년 실격 처분, 2회 음주 운전 적발시 5년 실격 처분, 3회 이상 음주 운전 적발 시 영구 실격 처분을 내리고 있다.

2021년 2차 7라운드 전체 67번으로 LG의 부름을 받은 우투우타 내야 자원인 김유민은 이로써 1년간 야구장에 설 수 없음은 물론, 자신의 창창한 커리어를 스스로 망치게 됐다. 아직 김유민은 1군 데뷔는 하지 못했고, 올해 퓨처스(2군)리그 55경기에서는 타율 0.241(137타수 33안타) 9타점 3도루를 올렸다.

개인의 일은 차치하고서라도 가장 큰 문제는 이번 음주 적발 사건이 올해 LG에만 벌써 3번째 일어난 일이란 점이다. 정확하게는 최근 6개월도 안 되는 사이에 3건이 집중적으로 발생했다.

앞서 7월 29일에는 최승준 타격 코치가 음주 운전을 하다 경찰의 음주 측정 요구를 거부한 혐의로 입건됐다. LG는 즉각 최 코치와의 계약을 해지한 뒤 사과문을 올렸다.

당시 LG는 “구단 소속 최승준 코치의 음주운전 사실과 관련하여 팬 여러분께 진심으로 사과드립니다. 선수들을 지도하는 코칭스텝으로서 모범적인 자세로 더욱 큰 사회적 책임을 가져야 함에도 불구하고, 음주운전으로 물의를 일으킨 것에 대해 구단은 선수단 관리에 대한 책임을 깊게 통감하고 있습니다”라며 고개 숙였다.



그러면서 LG는 “음주 운전은 어떠한 이유나 변명으로도 용인될 수 없는 범법행위로서 구단은 강력한 징계를 내리고 향후 재발 방지를 위한 준법교육 등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습니다. 프로야구를 사랑하고 응원해 주시는 모든 팬들께 다시 한번 머리 숙여 사과드립니다”라며 깊은 사과의 뜻을 전했다.

동시에 LG는 도로교통법 위반 현행범으로 현장에서 체포된 최승준 코치와의 계약을 해지하면서 구단이 할 수 있는 가장 강력한 징계를 했다.

하지만 일벌백계도 소용이 없었다. 지난 9월엔 구단의 핵심 유망주 좌완투수 이상영이 음주 운전 사고를 냈다. 당시 이상영은 음주운전 이후 상대 차량의 들이받아 도로교통법 위반 혐의로 입건됐다.

동승했던 이믿음은 음주운전 방조에 대해 무혐의를 받으면서 별도의 징계를 받지 않았다. 하지만 이상영은 지난 13일 KBO로부터 1년 실격 처분 징계를 받았다. 이런 이상영의 징계 소식이 발표된 지 불과 열흘도 지나기 전에 또 한 번 김유민의 음주운전 적발이란 날벼락 같은 상황을 맞이하게 된 LG다.



그렇다고 이 상황을 개인의 일탈과 같은 상황으로 해석해선 곤란하다. 결과적으로 코치부터 시작해서 퓨처스팀 소속의 선수들과 젊은 유망주들에게 거듭 이런 일탈과 범법 행위가 이뤄지고 있다면 구단의 관리 시스템에도 허점이 있다는 뜻이다.

차명석 LG 단장도 반복되는 음주운전 적발에 대해 고개를 숙였다. 차명석 단장은 일찌감치 예정하고 있었던 20일 유튜브 라이브 방송에 출현해 “안녕하지 못하다. 이미 기사가 났다. KBO에서도 공식 징계가 났다. 2군에 있는 김유민이 음주 운전으로 징계를 받게됐다. 구단의 단장으로서 너무 부끄럽고 마음이 아프다”면서 “팬 여러분들 기대에 못 미쳤다. 불미스러운 사건이 자꾸 나온다. 팬들에게 어떤 비난 및 비판을 받아도 할 말이 없을 정도다. 진심으로 사과를 드린다”며 거듭 사과를 전했다.

그러면서 구단의 관리 시스템을 다시 점검하고 일신하겠다는 뜻을 전했다. 동시에 자신에 대한 징계도 자청했다. 차명석 단장은 “어디서부터 해야 할 지, 우리 구단도 면밀히 들여다보면서 차후에 다시는 이런 일이 안 일어나도록 재발 방지에 힘 쓰겠다”며 “저도 단장으로서 너무 죄송한 마음이다. 구단에 자체 징계를 내려달라 요구한 상태다. 저부터 반성하면서 좋은 구단으로 갈 수 있게끔 노력하겠다. 진심으로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재차 고개를 숙였다.



물론 기본적으로 프로야구 선수들은 성인인 이상 사생활 관리는 결국 개인의 몫이다. 하지만 비슷한 사건이 계속 재발된다면 결국 구단에서도 더욱 강한 시스템과 규율을 통해 문제를 통제할 수 밖에 없다.

LG는 지난해 통합우승을 통해 오랜 숙원을 이룬 것은 물론, 안팎의 탄탄한 전력과 1군 선수단의 안정적인 규율 등을 바탕으로 현재 자타공인 명문구단으로 불리고 있다. 염경엽 LG 감독 역시 스스로 늘 절제된 생활을 하는 것은 인물이다. 프로 구단 감독으로서의 무게를 늘 인지하고 있는 지도자다.

명문 구단에 따르는 프라이드, 자부심에는 그만한 책임이 뒤따르기 마련이다. 또한 프로야구는 올 시즌 최고의 인기를 구가하며 최고 프로스포츠로의 자리를 더욱 굳건하게 다졌다. 그리고 그 지위는 프로야구를 사랑하는 팬들이 만들어 준 것이다. 어지간한 범죄 혐의 보다 훨씬 큰 비난을 받는 음주운전과 같은 일탈행위가 반복된다면 자연스럽게 팬들의 관심도 멀어질 수 있다.

만약, 반복되는 음주운전 적발 사태를 아직도 개인의 일탈로만 치부하는 야구 구성원이 있다면 더 큰 경각심으로 스스로를 다시 한 번 돌아봐야 하는 이유다.

[김원익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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