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HN스포츠 권수연 기자) 200골을 넘기고 100도움을 넘겨도 손흥민(토트넘 홋스퍼)은 연연하지 않는다. 그에게는 눈 앞의 기록보다, 커리어를 행복하게 장식할 수 있는 하나의 트로피가 더 중요하다.
토트넘 전담 매체 '스퍼스 웹'은 지난 20일(이하 한국시간) "손흥민은 금주 토트넘의 기록부에 이름을 올렸고, 트로피를 갖고 싶다는 절실한 마음을 크게 드러냈다"고 전했다.
해당 매체는 "손흥민은 현재 토트넘에서 10번째 시즌을 보내고 있다. 그동안 그가 쌓은 기록은 그를 팀 역사상 최고의 선수 중 하나로 만들어 줄 뿐만 아니라, 그 기간 동안 세계 최고의 선수 중 하나로 만들어줬다"고 덧붙였다.
지난 9월 입은 햄스트링 부상을 딛고 복귀한 손흥민의 폼은 30대 공격수로서는 절정이다. 지난 16일 치른 24-25시즌 EPL 16라운드 사우샘프턴전에서 전반전 45분만 뛰면서 1골 2도움을 기록했다. 이는 15라운드 첼시전 득점에 이은 2경기 연속 골이자 시즌 6호골(정규리그 5골, 유로파리그 1골)기록이기도 하다.
여기에 주중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치른 카라바오컵 경기에서는 오른발 코너킥을 날려 팀을 4강 반석에 올려놓았다.
손흥민은 모든 대회를 통틀어 팀에서 올린 공식 득점 기록만 169골을 채웠다. 프리미어리그 기준으로만 125골 68도움을 남겼다.
하지만 손흥민에게는 개인 기록은 중요하지 않다. 그는 지난 20일 '스퍼스 플레이'와 가진 1대 1 인터뷰를 통해 자신의 어시스트 기록을 두고 "저는 이 클럽에서 제가 이룬 성과에 대해 매우 자랑스럽게 여기고, 아직도 부족하고, 더 나아지고 싶다"며 "하지만 하나만 바꿀 수 있다면 득점, 어시스트 기록을 트로피와 꼭 바꾸고 싶다"며 우승에 대한 열망을 드러냈다.
토트넘의 메이저대회 공식전 우승 기록은 지난 2008년 리그컵 우승이 마지막으로, 2015년에 입단한 손흥민은 좀처럼 우승 트로피와 연이 없었다. 지난 2021년 카라바오컵에서 맨체스터 시티에게 0-1로 패배해 준우승에 머무른 것이 끝이었다.
손흥민은 이어 "나는 모든 사람이, 팀과 팬 모두가 트로피를 들어올릴 자격이 있다고 생각한다"며 "우리는 그 일(우승)을 위해 노력하고 있고 다 함께 뭉쳐야한다. 현재로서는 개별적인 기록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은 별로 의미가 없다. 물론 그 기록에 대해서 저는 매우 자랑스럽게 여기지만 제 생각에는 모두가 하나의 목표(우승)를 위해 뛰어야 한다. 오로지 우승에 대해서만 생각하고, 여전히 배고프다"고 덧붙였다.
손흥민에게 남은 시간은 많지 않다. 지난 2021년 재계약을 체결한 그는 2025년 6월까지가 정식 계약 기간이다. 토트넘은 손흥민에게 또 다른 장기 재계약을 제안하는 대신 기존 재계약 옵션에 포함된 1년 연장만을 발동할 수 있다.
손흥민은 다가오는 2025년 1월에 '보스만 룰'의 적용을 받는다. 토트넘 외의 팀과 자유롭게 협상할 수 있는 것이다.
만 32세에 접어들었고, 최고의 공격수 중 하나지만 아직까지 우승의 맛을 보지 못한 그에게 일부 팬들은 '우승할 수 있는 팀'으로 이적하라는 소망을 내비치기도 한다.
하지만 손흥민은 기존 인터뷰를 통해 "프리미어리그에서 아직 이뤄야 할 것이 남았다"는 말로 온갖 이적설을 일축했다.
'스퍼스 웹'은 "손흥민이 토트넘에 보여준 충성심은 현대 축구에선 매우 드문 일"이라며 "공격수로서 팬들과 팀을 진심으로 사랑한다는 뜻이다. 세계 축구계에서 손흥민만큼 트로피를 들어올릴 만한 선수는 없다. 주장으로서 은제 트로피를 자랑스럽게 들어올리는 모습을 보는 것은 정말 특별한 순간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사진= 손흥민 SNS, 스퍼스 플레이, MHN스포츠 DB, 토트넘 SN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