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신사가 성수동 일대를 중심으로 오프라인 사세를 적극 확장하는 가운데 이면에는 실적에 대한 부담이 적지 않아 보인다.
최근 3개년 평균 영업이익에 비해 대출 등으로 인한 무신사의 부채 규모는 약 50배에 달한다. 내년 불확실한 경기 흐름을 감안하면 빚 줄이기가 절실하다.
하지만 17개에 달하는 자회사들 대부분에서 적자가 지속되고 있는 게 현실이다. 무신사는 적자 폭이 가장 큰 에스엘디티(SLDT)의 경우 흡수합병할 예정이다.
멈추지 않는 사세확장
무신사가 성수동 일대를 점령하며 사업 영토를 넓히고 있다. 성수역 인근에 약 2500평 규모의 초대형 편집 매장이 내년 하반기 완공을 바라보고 있다.
무신사는 성수동에 10여 곳의 건물을 임차하거나 매입해왔다. 무신사 캠퍼스 N1, 무신사 스탠다드, 스튜디오 성수, 엠프티 등이 있으며 매입·완공한 건물로는 무신사 오피스 E1·E2가 있다.
무신사는 사세확장과 더불어 공격적인 영업에 박차를 가하며 국내외 양방으로 온·오프라인 영역을 넓혀가는 중이다. 이달만 해도 국내에서는 무신사 스탠다드 19번째 신규 오프라인 매장을 오픈했으며 해외의 경우 일본 온라인 패션플랫폼 운영회사 조조와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무신사는 2021년 일본법인 설립 후 4년간 일본 패션 시장 공략을 위해 비즈니스 환경을 구축해왔다. 설립 당시 온라인 중심으로 영업을 개시했지만 지난해부터는 서울과 일본에서 팝업스토어를 여는 등 온·오프라인 시장 모두 확장되는 양상이다.
경기침체 속 빚 1조원 규모
불확실한 경기 침체 흐름에 비춰보면 부동산을 중심으로 몸집을 불리고 있는 무신사의 거침없는 행보는 이례적이다.
대출 규제 여파로 올해 대출금을 갚지 못해 경매로 넘어가는 부동산은 전국적으로 급증하는 상황이다. 법원등기정보광장에 공개된 최근 9~11월 경매·공매에 의한 소유권 이전 건수를 보면 4396건, 4756건, 5163건으로 증가 추세다.
경기 불황이 길어지면서 수도권 상업용 부동산 시장도 공실이 늘어나는 등 점차 침체 조짐이다. 부동산플래닛에 따르면 지난 10월 오피스빌딩 공실률은 전월 대비 0.12%p 오른 2.5%다. 서울 강남·서초구와 종로·중구는 공실률이 2.48%, 2.8%로 각각 0.17%p, 0.21%p 상승했다.
이같은 현실을 무신사도 무시하기 어렵다. 성수동을 중심으로 외형을 확장했지만 경기 불황 속 부채 규모가 1조원이 넘기 때문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무신사와 그 종속기업의 연결부채는 1조1424억원에 달한다.
빚 줄이기 발목 잡는 자회사 실적
무신사와 그 종속기업의 최근 3년간 연결 기준 매출액 추이는 2021년 4612억원, 2022년 7084억원, 2023년 9931억원으로 상승한 반면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585억원, 112억원으로 줄었으며 지난해에는 -86억원으로 적자전환했다.
같은 기간 무신사 본사의 별도기준 영업이익은 670억원, 618억원, 370억원이다. 자회사 부진 영향을 배제하더라도 여전히 부채 규모와 비교하면 턱없이 적은 수준인 셈이다.
한정판 플랫폼 솔드아웃을 운영하는 SLDT는 지난해 293억원 영업손실로 자회사 중 최대 적자였다. 최근 3개년 영업손실은 2021년부터 162억원, 427억원, 293억원으로 무신사에서 평균 300억원의 영업이익을 깎아먹고 있는 셈이다.
내년을 기점으로 SLDT는 무신사에 흡수합병될 예정이지만 솔드아웃의 잦은 가품 논란 등으로 신뢰도가 떨어진 만큼 당분간 손실은 지속적으로 야기할 전망이다. SLDT를 포함해 지난해 자회사 17곳 중 13곳이 적자다. 자회사가 무신사의 1조원대 부채를 상쇄할만한 도움을 주지 못하고 있단 얘기다.
한편 무신사 관계자는 부동산 대출 및 투자 규모에 관한 더리브스 질의에 “구체적인 금액 확인이 어렵다”면서도 향후 추가적인 사업장 확장 계획이 있는지에 관한 물음에 “오프라인 사업장은 향후 사업 계획에 따라 추진할 예정”이라고 답했다.
자회사 적자와 관련해서는 “자회사 적자는 개선 중이며 경영 효율화 및 시너지를 강화할 것”이라고 이 관계자는 말했다.
박달님 기자 pmoon55@tleav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