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중일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야구 국가대표팀은 16일 대만 타이베이 티엔무 구장에서 도미니카 공화국과 2024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 B조 조별리그를 치른다.
이번 대회 목표로 일본 도쿄돔에서 펼쳐지는 슈퍼라운드 진출을 내건 한국이었지만, 현재 전망은 밝지 않다. 1차전에서 대만에 3-6으로 무릎을 꿇은 뒤 쿠바와의 2차전을 8-4 완승으로 장식했지만, 일본과의 3차전에서 3-6으로 분패한 까닭이다.
그렇게 한국은 현재 1승 2패로 도미니카 공화국과 B조 공동 4위를 마크 중이다. 자력으로 조 2위까지 나설 수 있는 슈퍼라운드에 진출할 가능성은 사라진 상황. 일단 한국은 도미니카 공화국전과 18일 호주전에서 모두 승리한 뒤 다른 팀들의 상황을 지켜봐야 한다. 더 이상의 패전은 탈락으로 가는 지름길이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은 도미니카 공화국전 선발투수로 임찬규를 내세운다. 2011년 1라운드 전체 2번으로 LG에 지명된 임찬규는 올해까지 325경기(1209.2이닝)에서 75승 78패 8세이브 6홀드 평균자책점 4.53을 작성한 우완투수다.
올해 가을야구에서도 임찬규는 빛났다. KT위즈와의 준플레이오프 2차전(5.1이닝 2실점 1자책점)과 5차전(6이닝 1실점)에서 모두 승리투수가 되며 시리즈 MVP로 선정됐다. 이후 삼성 라이온즈와의 플레이오프 3차전에서도 5.1이닝 무실점 역투로 승리투수가 됐다.
당초 임찬규는 대표팀 예비 엔트리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지만, 원태인(삼성)이 한국시리즈 도중 어깨를 다치자 대체 선수로 발탁됐고, 도미니카 공화국전 선발의 중책을 맡게됐다. 임찬규가 태극마크를 달고 국제대회에 나서는 것은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이후 6년 만이다.
도미니카 공화국 타선이 최근 깊은 침체에 빠져있는 점은 류중일호에게 호재. 1차전에서 쿠바를 6-1로 완파했던 도미니카 공화국은 이후 타선의 부진 속에 대만과 호주에 연달아 1-2, 0-5로 무릎을 꿇었다. 특히 호주전에서는 1안타 무득점에 그친 상황. 임찬규가 이런 도미니카 공화국을 상대로 실점을 최소화하며 긴 이닝을 버텨준다면 한국은 보다 수월한 경기 운영을 할 수 있게 된다.
막강한 공격력 또한 기대해 볼 만하다. 대만과의 1차전에서 3안타 3득점에 그쳤던 한국은 9안타 8득점을 올린 쿠바전을 통해 타격감을 회복했다. ‘최강’ 일본을 상대로도 효율성이 다소 아쉽긴 했지만, 10안타 3득점을 뽑아낸 상황. 단 선발 우완 프랑클린 킬로메를 비롯해 익숙치 않은 투수들이 나오는 만큼 방심은 금물이다.
류중일 감독은 일본전이 끝난 뒤 “포기할 상황은 아니”라며 “게임은 물리고 물릴 수 있다. 도미니카 공화국과 호주를 잡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목소리에 힘을 줬다. 과연 류중일호는 도미니카 공화국을 꺾고 슈퍼라운드 진출의 실낱 희망을 이어갈 수 있을까.
[이한주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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