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데일리 조남준 기자] 수백억 원을 들여 도로 주변에 설치한 오염 저감 시설물이 부실한 관리 탓에 제 기능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엄태영 의원이 도로 위의 오염물질이 하천으로 흘러 들어가지 않도록 설치한 전국의 ‘ 도로부 비점오염 저감시설 ’ 관리 상태를 조사했더니 형식적인 엉터리 점검이 만연한 것으로 드러났다 .
도로부 비점오염 저감시설은 도로 위의 오염물질이 하천으로 흘러들어가지 않도록 걸러주는 장치이며 , 현재 기준 전국에 5,001 개가 설치되어 있다 .
엄태영 의원이 국토교통부와 도로공사로부터 제출받은 ‘ 도로부 비점오염 저감시설 설치 현황 ’ 자료에 따르면 , 국토부가 관리하는 저감시설은 2,770 곳 ( 국도 ), 도로공사가 2,231 곳 ( 고속도로 ) 이며 , 5 년간 설치비용으로만 약 245 억원이 투입된 것으로 나타났다 .
해당 시설이 제 기능을 하기 위해서는 정기적인 관리를 통해 필터에 쌓인 오염물질을 제거해주는 것이 핵심이다 . 방치될 경우 오염물질이 하천으로 그대로 흘러들어 갈 수 있어 , 최초 설치 이후 기능 유지를 위한 관리가 더욱 중요한 이유다 .
하지만 대부분의 현장을 직접 살펴본 결과 , 토사가 가득 쌓여 있고 , 물이 고여 썩어 있는 등 시설의 유지관리를 허술하게 운영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
게다가 물환경보전법에 따라 시설물 점검 운영지를 반드시 작성해야 하는데 , 엄태영 의원이 제출받은 관리대장을 살펴보니 곳곳에서 허위로 작성되는 정황들이 확인 됐다 .
실제 거창군 웅양면에 설치된 저감시설의 경우 매달 ' 시설물 점검 완료 ' 와 함께 현장 대리인의 직인이 찍혀 있다 .
하지만 이와 달리 현장은 오염수로 가득 차 있어 , 점검기록을 허위로 작성된 것이 아닌지 의심되는 상황으로서 관리 부실 문제는 더 심각한 상황이다 .
엄 의원은 ” 현장 관리를 제대로 하지 않고 시설물 점검까지 허위로 작성되고 있는 현실이다 “ 라며 ” 철저한 전수조사를 통해 책임자들을 엄중 문책하고 시설물 전반을 재점검해 근본적인 보강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 고 촉구했다.
또 , 시설물 점검을 종이문서로 수기로 작성하고 보관하고 있는 것은 업무 효율성이 떨어질뿐더러 기록의 누락 , 검사 결과의 정확성이 떨어진다고 지적했다.
엄태영 의원은 ” 종이문서로 기록된 데이터는 점검과 동시에 실제 현장 현황을 확인할 수 없어 실시간 대응이 어렵고 , 제대로 된 점검을 하지 않고도 허위로 작성할 수 있는 문제점이 있는 만큼 , 새로운 점검 방식의 전환이 필요하다 “ 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