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덜어내고 비워낸 배우의 표정과 몸짓에 집중하기 위해 컬러를 배제하고, 흑백 사진으로 구성된 이번 화보에서 신성록과 최재림은 같은 듯 다른 분위기를 자아내며, 자신만의 색깔이 짙게 배어든 ‘지킬/하이드’ 역을 기대케 한다. 큰 키에 길쭉하게 뻗은 팔과 다리, 날씬하면서도 탄탄한 몸매까지 완벽한 피지컬을 지닌 두 배우는 심플하고 단정한 스타일링으로 통일감을 주는 한편, 각각 화이트와 블랙을 포인트로 강조하며 차별화를 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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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서로의 어깨에 기대에 같은 포즈를 취하고 있지만, 상반된 이미지를 그리고 있는 두 사람의 표현력이 흥미롭다. 신성록은 상대방에게 기대는 행위와 달리 공허한 눈빛과 무표정한 얼굴로 마음의 벽을 세우고 있는 듯한 느낌을 자아내며 세상을 적대하는 ‘하이드’적인 면모가 돋보이는 반면, 최재림은 살짝 감은 눈과 편안한 표정으로 마음과 몸이 함께 의지하는 느낌을 표현, 젠틀하고 다정한 ‘지킬’적인 면모가 돋보인다.
이처럼 닮은 듯 상반된 두 사람의 매력은 GQ 코리아와의 인터뷰에서도 드러난다. 지난 2021년에 이어 두 번째로 ‘지킬/하이드’ 역을 맡은 신성록은 작품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이번 시즌 새롭게 느껴지는 부분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지킬앤하이드>는 대단히 어려운 작품”이라고 운을 뗀 그는 ‘지킬/하이드’ 역이 다양한 소리를 내고, 다양한 연기를 해야 하기 때문에 공연 내내 체력적인 소모가 상당하다고 설명하며, “처음 이 작품을 할 때는 무대에서 무지막지하게 밀어붙이고, 쏟아내기만 했다. 얼마만큼 해야 하는지 리밋이란 걸 몰랐다”는 소회를 전했다. 그렇게 전력을 다해 공연을 하면서 깨달은 것이 “계산”이었다. 보여줄 것은 보여주고, 뺄 건 빼야 더 효과적으로 연기할 수 있다는 것. 덧붙여 “지킬과 하이드는 인격이 다르지만 같은 사람이다. 지난번엔 둘을 소리로 다르게 표현했다면, 이번에는 인격을 더 다르게 표현하는 부분에 치중해 보면 어떨까 생각한다”며 더욱 업그레이드된 무대를 예고했다.
이번 시즌 처음으로 뮤지컬 <지킬앤하이드> 타이틀롤에 이름을 올린 최재림은 그가 연기할 ‘지킬’과 ‘하이드’에 대해 오히려 “상상하신 그대로 일 것”이라고 운을 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예상보다는 조금 새롭고 싶다”는 게 그의 포부다. “최재림의 지킬은 멋있겠지라고 예상했다면 ‘생각보다 연약하네?’라든지, 최재림의 하이드는 무섭겠지라고 예상했다면 ‘생각보다 기괴하네’라든지, 그런 지점이 있었으면 좋겠다. 계산하고 연기하지는 않겠지만 제 해석과 접근이 그런 방향이었으면 좋겠다”는 설명이다. 또한, 뮤지컬 <지킬앤하이드>의 대표곡 ‘지금 이 순간’을 부르는 소감도 밝혔다. 최재림이 뮤지컬 배우를 꿈꾸게 된 계기가 바로 이 노래였기 때문. “작품 속에서 새롭게 만난 ‘지금 이 순간’은 알던 것보다 덩치가 훨씬 더 크게 느껴졌다”고 전해 최재림이 ‘지킬’로서 부르는 ‘지금 이 순간’은 어떨지, 고대하게 만든다.
뮤지컬 <지킬앤하이드>는 선과 악, 인간의 이중성을 다룬 스릴러 로맨스 작품으로 지난해 프리뷰 공연을 거쳐 12월 4일 블루스퀘어 신한카드홀에서 정식으로 개막했다. 홍광호, 전동석, 김성철, 윤공주, 선민, 김환희, 조정은, 최수진, 손지수 등 배우들의 폭발적인 열연으로 큰 사랑을 받으며 대한민국 뮤지컬계의 대표 스테디셀러라는 명성을 입증하고 있다. 신성록은 오는 2월 28일 첫 공연을 앞두고 있고, 최재림은 3월 1일 처음으로 뮤지컬 <지킬앤하이드> 무대에 오른다. 인터파크 티켓과 티켓 링크에서 예매할 수 있으며, 반전 매력이 돋보이는 두 사람의 화보와 솔직한 인터뷰는 GQ 코리아 3월 호와 GQ 코리아 웹에서 만나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