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국제뉴스) 고정화 기자 = 수면진정제 졸피뎀, ADHD 치료제, 식욕억제제 등 주요 마약류 의약품을 복수의 병원을 돌며 대량으로 처방받는 이른바 ‘마약 쇼핑’ 행태가 여전히 성행 중인 것으로 드러났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전진숙 의원은 “단순 치료 목적을 넘어선 반복·과다 처방은 심각한 의존성과 남용 위험을 내포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제출한 ‘2024년 7월~2025년 6월 마약류 의약품 처방현황’에 따르면, 졸피뎀을 처방받은 상위 20명 중 한 명은 56개 병원을 오가며 9,332정을 처방받았다. 상위 5명 중 4명이 졸피뎀 환자였으며, 모두 복수의 의료기관을 반복 방문한 것으로 확인됐다.
ADHD 치료제(메틸페니데이트) 상위 20명은 32개 기관에서 11만 정 이상을, 식욕억제제(펜터민 등)는 60개 기관에서 11만 정 이상을 처방받았다. 1인당 평균 처방량은 모두 5천 정을 넘었다.
특히 졸피뎀은 197개 의료기관에서 총 74,694정이 처방됐으며, 10개소 이상 의료기관을 방문한 환자도 5명에 달했다. 이는 단순한 의료 이용을 넘어선 의약품 남용 구조의 방치로 해석될 수 있다.
전 의원은 “의존성과 부작용이 높은 마약류 성분에 대해 반복·과다 처방이 이뤄지는 것은 의료 시스템의 통제 실패”라며 “올해 6월부터 시행된 마약류통합관리시스템 연계 제도가 현장에서 제대로 작동하는지 점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마약류관리에관한법률」 개정을 통해 의료기관·약국의 처방 소프트웨어와 통합관리시스템 간 연계를 가능하게 했으며, 행정적·기술적 지원 근거도 마련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