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경선, 이재명 극1강…재도약 기회 얻은 국민, 김동연에게 도약 기회 주나

[ 국제뉴스 ] / 기사승인 : 2025-04-16 02:10:32 기사원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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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국제뉴스) 김만구 기자 =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15일 제 21대 대통령선거 경선 후보로 등록했다. 이 경선은 충청 등 4개 권역에서 16일~27일까지 진행된다.

당내는 이 대표의 완벽한 1강 체제다. 이번 경선 룰에 대해서도 김 지사는 ‘기울어진 운동장’이라고 주장한다. 정면승부를 선언한 김 지사가 이 파고를 넘을지가 세간의 관심사다. 김 지사는 ‘기회’ 시리즈를 통해 도민에게 ‘터닝 포인트’ 제공했다. 이번 경선에서는 국민이 지난 지방선거에 이어 ‘김동연 기회의 정치’를 재소환 할 수 있을지관건이다.

사진=김동연 대선 경선후보 선거캠프.
사진=김동연 대선 경선후보 선거캠프.

▷도민에게 상상력 실천 기회 준 김동연 ‘자신에게 기회 올까’

김 지사는 1993년 국비 장학금을 받아 미국 미시간 대학교 유학을 다녀왔다. 덕수상고와 야간대학(국제대)를 나온 김 지사는 '열등감이 있었다'고 한다. 그 열등감을 깰 수 있었던 계기 중 하나가 미 유학이다. 김 지사는 미시간대에서 3년 9개월 동안 공공정책학 석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김 지사는 “어떤 방식이든 이 은혜를 사회에 돌려줘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한다. 그는 2015년 아주대 총장 재임시절 급여의 절반에 해당하는 1억 5000만 원을 장학금으로 기부했다. 학생들에게는 해외 단기 어학연수 기회(애프터 유)를 제공했다. 경제부총리 재임 시절에는 인생 재도약(파란 사다리) 정책을 제안했다. 복지가 아닌 ‘미래를 여는 발판’격이다. 도지사 당선 이후에는 기회시리즈를 도입했다. 청년 사다리, 갭이어, 장애인‧예술인 체육인 농업인 기회소득 등이다. 이 정책은 ‘불평등한 현실에 대한 유쾌한 반란’을 자주 언급한 김 지사의 경험의 소산이고, 기회가 ‘사람을 성장시키고, 사회를 변화 시킨다’는 김동연 철학이 담겨있다. 열등생이었던 그가 사회가 준 기회를 통한 세상 밖 성장배경이 영향을 줬다. 김 지사는 정책의 수혜를 입은 청년들에게 항상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찾기 위한 항해를 이어가 달라”며 “공짜가 아니다. 시민들이 도약의 기회를 준 것이다. 사회에 환원하라”고 했다.

김 지사는 2017년 경제부총리에 임명됐을 때 백팩을 매고 청사에 첫 출근했다. 도지사 첫 출근 때도 백팩을 맸고, 지난 주 트럼프 관세와 관련 미국 미시간 출장 때도 백팩을 매고 대선 출마선언 후 출국했다. 이 백팩은 기회 보따리고 실천 의지가 담긴 가방이다. 자신과 다른 이에게 동시에 기회를 준다는 중의도 담고 있다. 김 지사가 ‘대선의 시간’에 긴급 출장을 간 이유는 단 한 가지. 위기에 처한 한국 중소기업을 지키기 위해서다. 순이익 5% 내외로 알려진 한 자동차부품회사는 25%의 미 자동차 관세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파산 위기에 직면할 수 있었다고 한다. 이 회사는 김 지사에게 '주요 고객사인 포드 등과 관세부담을 협상할 수 도록 해달라'며 SOS를 쳤고, 김 지사는 미시간 주지사에게 이 내용을 전했다. 지난 14일 포드 측이 이 회사에 연락을 했다. 15일 경기도청에서 열린 자동차 부품업계 관세 대응을 위한 후속조치 점검회의에서 이 회사 대표는 “어젯밤에 갑자기 연락이 와서 한 시간 정도 미팅을 했다. 대화 채널은 열렸고, 장단기대책에 대한 협의를 시작했다”고 했다.

청계천과 성남 무허가 판자촌에서 살았던 김동연에게 ‘기회’와 ‘돈’(경제)은 언제나 부족했다. 그는 종종 “나는 세상을 원망하는 대신 언제나 다음 꿈을 꾸었다”고 인터뷰에서 말하곤 했다. 도백이 되자 ‘돈 버는 도지사’로 100조 투자 유치를 통해 기업 등에게 기회를 제공했고, 전국 지역아동센터 5곳에 사비로 후원하며 ‘기회의 끈’을 놓지 않았다.

인간 김동연, 공인 김동연이 청년, 어린이, 도민에게 자본과 기회를 제공했듯, 국민들이 8913표 차이로 도지사에 당선한 김 지사에게 이번 경선 과정에서 또 다시 기회를 부여할지, ‘기회의 정치’는 여기서 멈출 것인지가 관전 포인트다.

사진 = 이재명 대선 경선 후보 페이스북.
사진 = 이재명 대선 경선 후보 페이스북.

▷이재명은 장기간 각종 악재 어떻게 극복했나 … 대권 고지 눈앞

이재명 대표의 대선 도전은 이번이 3번째다. 이 대표의 미스터리 중 한 가지는 정치적으로 지방 출신 6두품이었던 그가 어떻게 단시간에 중앙정치, 민주당을 장악하고, 유력한 대선 후보가 될 수 있었는지다. 지사 출마 당시에도 형수 욕설, 김부선 스캔들,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등 주변에 악재가 끊이지 않았다. 당선 이후 이 대표는 스캔들은 정면돌파를 통해 파훼했다. 선거법 위반으로 2심에서 벌금 300만원이 선고돼 지사직을 잃을 위기였지만, 대법원 파기환송으로 기사회생했다. 2017년 대선에서의 문재인 전 대통령과의 악연으로 도지사 시절, 극렬 문빠의 이재명 증오 선동도 내내 이어졌다. 친문 일색이었던 경기도의회 민주당 의원들과의 관계도 철저한 무시전략과 정면돌파로 극복했다. 2022년 대선에도 문빠의 공세는 맹렬했다. 대선직후 ‘문재인을 지키기 위해 윤석열을 역선택했다’고 회자될 정도였다. 이 대표는 대선 낙선 후 인천 계양 보선 출마 당시에도 비판이 끊이지 않았다. 정치적 고향인 성남 대신 연고도 없는 인천 계양에 출마해서다. 대표가 된 이후에도 국회에서 체포동의안이 가결돼 구속 위기를 맞았지만, 법원이 구속영장을 기각하면서 기사회생했다. 이 대표는 인천 계양서 재선했고, 대표를 연임해 지금은 당내에서 ‘이시황제’로 불릴 정도다.

이 대표가 정치적 위기 등 갖은 악재를 극복하고 당 권력을 장악할 수 있었던, 주요 이유 중 하나는 진영 논리에 얽매이지 않는 유연성 때문이라는 관측이다. 외교관련 발언 중 중국에 ‘셰셰’ 미국에 ‘땡큐’ 일본에는 ‘아리가또’식의 표현에 대해, 반대 진영은 '변검'이라고 폄하하지만, 뒤집어 보면 실용적 접근을 보여주는 사례이기도 하다. 이 대표가 정책추진에 있어 무릎을 꿇는 것처럼 보이는 것도 재도약의 준비과정으로 추측된다. 도지사 당시 극렬 문빠의 박해에도 대선과정에서의 ‘문재인’을 조준했던 발언을 사과했고, 항상 文과의 원팀을 강조했다. 최근 이 대표가 이재명 삼성 회장을 만나거나 퓨리오사AI를 방문하거나, 친기업 친미 감세 규제개혁 등 우클릭 행보를 보이는 것도 어찌보면 과감한 선택이자 전략적 접근이다. 그는 스스로도 ‘실용주의자’라고 했다.

이 대표의 다른 무기는 결단력이다. 도지사 시절 계곡 불법 영업 철거, 코로나 당시 신천지를 집회 금지시키고 강제폐쇄했다. 절대 왕권의 고려나 조선시대를 제외하곤 군사정권에서도 전례가 없는 일이었다. 지난 총선 공천과정에서도 친문계를 사실상 숙청하다시피 해 당내 반발도 있었지만, 총선에서 압승했다. 정치 권력에 있어 ‘누구를 만족시키느냐가 아닌 누가 결과를 만들어내느냐’를 행동으로 증명했다.

도지사 재직당시 조직 장악방식도 독특했다. 북의 5호 담당제를 방불케하는 방식으로 부서별로 계약직 1명을 배치했는데, 한 일화가 있다. 승진에서 누락된 과장이 이 지사에 대한 비난을 했는데 보고가 됐다. 당시 정무라인들이 ‘전보 등 조치를 취하겠다’고 하자 이 지사는 ‘그럴 수 있다’며 웃어넘겼고, 그 과장은 다음번 인사에서 승진했다.

야권 한 관계자는 “이 대표는 ‘권력의 흐름과 작동 방식’에 대한 이해도가 매우 높다”면서 “‘재명이네 마을’이나 개딸 등 절대적 지지기반이 생겨나는 이유”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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