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은 PBA 경기를 지켜보시면서 혹시 이런 의문을 품어보신 적 없으신가요? "저 선수는 오늘 미친 듯이 잘 쳤는데, 도대체 왜 졌을까?"
당구는 흔히 '멘탈 게임'이라고 합니다. 하지만 지난 6개월간 PBA 테이블 위에서 벌어진 승부의 세계를 들여다보니, 그 속에는 철저한 '확률과 숫자의 과학'이 숨겨져 있었습니다.

'국제뉴스'는 지난 6월 개막전부터 12월 8차 투어('하림 PBA-LPBA 챔피언십 2025')까지 쏟아진 방대한 데이터를 분석했습니다. 그리고 놀라운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에버리지(Avg) 2.1을 치고도 32강전에서 짐을 싸야 했던 선수'와 '뱅크샷을 아끼고 아껴서 왕좌에 오른 선수'의 이야기 등, 과연 선수들의 큐 끝에는 어떤 비밀이 있었을까요? 그 흥미진진한 숫자의 세계로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이번 시즌 PBA 1~8차 대회동안 축적된 데이터를 바탕으로 △Avg(에버리지) △뱅크샷 비율 △초구 성공률 △득점 성공률 △장타율 등 5가지 핵심 지표를 정밀 분석해 보았습니다.
그 결과, 아주 재미있는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바로 "가장 화려한 선수가 꼭 우승하는 것은 아니다"라는 점과 "영광의 트로피를 차지한 챔피언들에게는 소름 끼칠 정도로 일정한 '승리 공식'이 존재한다"는 것입니다.
PBA 테이블 위에서 승패를 가르는 건 0.1mm의 두께 차이입니다. 지난 6개월간 8명의 챔피언이 탄생했고, 팬들은 "저 선수는 뭐가 그렇게 다를까?"라고 묻습니다. 오늘 그 첫 번째 순서로, 선수 평가의 가장 대표적인 지표인 'Avg(에버리지)'와 '득점 성공률'을 통해 그 답을 찾아보려 합니다.
# 평균애버러지(Avg) "가장 잘 친 선수가 아니라, 가장 꾸준한 선수가 이긴다"

차트를 보면 전체 선수들의 평균 Avg는 1.4점 안팎을 기록했습니다. 세계 최정상급 선수들이 모인 무대인 만큼 결코 높은 수치가 아닙니다. 하지만 우승자들은 1.8점 이상을 꾸준히 기록하며 확실한 격차를 보였습니다.
여기서 우리는 데이터 뒤에 숨은 중요한 질문을 하나 던져봐야 합니다. Q. 이번 8차 대회에서 당구를 가장 잘 친(Highest Avg) 선수는 누구였나요?
놀랍게도 우승자인 다니엘 산체스가 아닙니다. 바로 베트남의 강호 Q.응우옌 선수였습니다. 그는 이번 대회에서 무려 2.123이라는 경이적인 Avg를 기록했습니다. 매 이닝 2점 이상을 쳤다는 뜻이지만, 아이러니하게도 그는 32강에서 탈락했습니다. 5차 대회의 이상대 선수 역시 2.357이라는 꿈의 기록을 내고도 32강에서 짐을 싸야 했습니다.
왜 그들은 졌고, 산체스(Avg 1.692)는 우승했을까요? 비밀은 '기복(Variance)'에 있었습니다. Q.응우옌 선수는 특정 세트에서 폭발적인 득점력을 보였지만, 중요한 승부처에서 공타를 기록하며 세트를 내주었습니다. 반면 산체스는 '폭발력'은 상대적으로 덜했을지라도, 꾸준히 자신의 평균 에버리지를 유지했습니다. 상대의 실수를 기다리는 인내심, 그리고 찾아온 기회에서 실수하지 않는 '방어율 높은 공격력'이 그를 우승으로 이끌었습니다.
1~8차 대회 우승자(7명, 산체스 2회)중 가장 높은 애버러지는 ' 6차 휴온스 챔피언십'을 제패한 김영원이 2.050(전체평균 1.369)을 기록했고, '4차 에스와이 챔피언십' 우승자 이승진이 1.506(전체평균 1.4)으로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 득점 성공률 "65%의 벽, 챔피언은 '쉬운 공'을 놓치지 않는다"

데이터 분석 결과, PBA 전체 선수의 득점 성공률은 약 57%로 나타났습니다. 10번 공격하면 약 4번은 실패한다는 뜻입니다. 하지만 우승자들의 기록은 달랐습니다. 김영원(6차, 67.1%), 마르티네스(2차, 66.0%) 등 챔피언들은 65% 이상의 높은 성공률을 유지했습니다.
이 8~9% 포인트의 격차는 어디서 왔을까요? 바로 '기본 배치'에서의 집중력 차이입니다.
비우승권 선수들이 긴장된 순간 '뒤돌리기'나 '옆돌리기', '앞돌리기' 같은 기본 포지션에서 미세한 두께 조절 실패로 공을 빠뜨릴 때, 우승자들은 이를 놓치지 않고 득점으로 연결했습니다.
결국 챔피언의 자격은 뱅크샷 등 화려한 예술구를 성공시키는 능력이 아니라, "남들이 다 넣는 공을 나도 확실히 넣는 능력"임이 데이터로 증명된 셈입니다. 다음 편에서는 승부의 흐름을 단번에 바꾸는 '장타율'과 '뱅크샷'의 비밀을 파헤쳐 보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