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주=국제뉴스) 김병용 기자 = 전북 현대 모터스FC는 8일 오후 4시 30분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은행 K리그1 2025 36라운드에서 대전 하나시티즌을 3-1로 꺾었다. 일찌감치 조기 우승을 확정한 전북은 승점 75(22승 9무 5패)가 됐다.
후반 11분 송민규가 선제골을 터트렸다. 그는 팬들과 함께 '셀카 세리머니'를 펼치며 기쁨을 만끽했다. 다만 전북은 후반 26분 송민규의 핸드볼 반칙으로 페널티킥이 선언됐고, 에르난데스에게 동점골을 실점하며 흔들리기도 했다.
하지만 최후의 승자는 전북이었다. 후반 45분 이동준이 왼쪽에서 올라온 최우진의 크로스를 정확한 헤더로 득점하며 전주성을 열광의 도가니에 빠뜨렸다. 자신이 군 복무를 마치고 돌아왔음을 알리는 극장골이었다.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후반 추가시간 이번엔 김봉수의 핸드볼 반칙으로 전북에 페널티킥이 주어졌다. 키커로 나선 이승우가 침착하게 골망을 가르며 경기에 쐐기를 박았다. 그는 유니폼을 벗어 던진 채 깃발을 들고 관중석 앞을 거닐며 팬들을 열광케 했다.
종료 휘슬이 불린 뒤엔 전북의 통산 10번째 우승 트로피 대관식이 진행됐다. 주장 박진섭과 포옛 감독을 시작으로 트로피를 번쩍 들어 올렸고, 샴페인을 터트리며 축제를 즐겼다. 지금까지 차지한 10개의 트로피를 모두 진열한 뒤 팬들과 기쁨을 함께하기도 했다.
포옛 감독은 "개막 미디어데이에선 트로피를 만지면 운이 날아간다고 생각해서 만지지 않았다. 그래서 우승한 것 같다. 실제로 보니까 트로피가 정말 예쁘다. 평범한 모양이 아니라 잘 만들어놔서 매우 기쁘다"라며 밝게 웃었다.

또한, 그는 "대전과 맞대결은 정말 좋은 경기다. 타이트하고 어렵고, 디테일이 있다. 특히 오늘 우리가 공을 갖고 있을 때 잘했다"라며 "지금 이번 주 내내 세리머니에 대해 선수들과 많은 얘기를 했다. 선수들에게 집중력을 잃지 말라고 계속 얘기해야 했다. 오늘 경기 전 미팅에서도 선수들에게 순서를 알려줬다. 일단 제대로 플레이하고 이긴 뒤 축하하자고 했다"라고 덧붙였다.
감독 커리어 처음으로 1부리그 우승을 달성한 포옛 감독. 그는"팬분들을 기쁘게 해드린 것 같아서 정말 좋다. 지난 2~3년간 결과가 좋지 않았다. 팬분들은 응원의 보답을 받을 자격이 충분하다"라며" "특히 오늘 선수들의 경기력도 전체적으로 만족스럽다. 작년에 전북이 승강 플레이오프에서 절실히 뛰었던 것처럼 오늘 70~80% 정도 그렇게 뛰었다고 생각한다"라고 흡족해했다.
포옛 감독은 "내가 부임하기 전부터 팀을 분석했다. 작년에 잘 안 됐던 부분을 선수들에게 다른 방식으로 해야 한다고 반복적으로 얘기했다. 이번 시즌 내내 지겨울 정도로 반복한 게 우린 팀으로서 싸워야 한다는 점이었다. 모두가 한 팀으로 싸워줘서 우승할 수 있었다"라고 선수들에게 공을 돌렸다.

앞서 포옛 감독은 거취 관련 질문에 전북과 중요한 미팅을 앞두고 있다고 귀띔했다. 그는 미팅을 어떻게 치렀는지 묻자 "자세한 내용은 비밀이다. 하지만 미팅은 잘 이뤄졌다. 긍정적이다. 이제 액션이 나올 때다. 미팅은 정말 만족스러웠다"라며 미소 지었다.
이제 전북은 코리아컵 결승전에서 시즌 2관왕을 정조준한다. 포옛 감독은 "코리아컵을 앞두고 특정 선수들의 체력적인 부분에 신경 써야 한다. 김영빈은 경고 누적으로 결승전에 뛸 수 없고, 연제운은 부상으로 다음 주에나 훈련 복귀한다. 박진섭 관리가 중요하다. 남은 두 경기에선 한 경기는 60분 정도, 마지막 경기는 풀 타임을 뛰게 할까 싶다"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오늘 콤파뇨, 티아고둘 다 빠졌기 때문에 박재용의 역할이 중요했다. 박재용이 그동안 묵묵히 훈련해줬다. 오늘 정말 잘 플레이하면서 90분을 소화했다. 그 점도 만족한다"라며 "지난 3주 정도 훈련 강도를 확 낮췄다. A매치 휴식기이기 때문에 며칠 정도 쉴 것 같다. 그런 뒤 2주 반 정도는 최고의 컨디션으로 끌어 올리기 위해 훈련해야 할 것 같다"라고 덧붙였다.

우승을 둘러싼 뒷이야기도 밝혔다. 포옛 감독은 "의미가 정말 큰 타이틀이다. 지난해 12월 내가 부임하기 전 미팅에선 우승 관련 이야기가 전혀 없었다. 감독이 인터뷰할 땐 보드진 고위층과 여러 이야기를 주고받는다. 보통은 내가 질문받는 게 자연스럽지만, 난 내가 역으로 질문을 많이 했다. 내게 가장 중요한 질문은 어떻게 스쿼드를 꾸릴지, 어떤 목표를 잡을지였다"라고 되돌아봤다.
또한, 그는 "2등과 10점 차까지 벌어지기 전까진 결코 우승이 목표가 아니었다. 그러고 나서야 우리가 '꼭 우승해야겠구나'라고 생각했다. 달콤하고,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놀라운 한 시즌이었다"라며"지난 시즌 안 좋았던 멘탈리티를 뒤엎고 가장 높은 곳에 올라섰다. 여러 클럽에서 감독 커리어를 보냈지만, 2~3팀 정도를 빼고는 구단의 목표를 거의 다 달성했다. 그 이상으로 달성한 건 보르도와 여기밖에 없는 것 같다. 더 표현하기 힘들 정도로 기쁜 감정"이라고 즐거워했다.

강등권까지 추락했던 팀을 챔피언으로 바꿔놓은 비결은 선수들과 '유대감'이었다. 포옛 감독은 "이렇게 멘탈리티를 바꿔놓는 건 선수들과 유대감이 쌓여야만 가능하다. 초반 3개월에는 어떤 선수인지, 누가 리더인지, 평소에 어떤 사람인지 파악하는 데 집중했다"라고 말했다.
그는 "무패 기간이 길어지면서 선수들이 비로소 각자 역할을 잘 이해하기 시작했다. 많이 못 뛰었던 선수들은 실망스러웠겠지만, 그들조차도 투입됐을 때 각자 역할을 인지하고 잘해줬다. 선수들과 좋은 사이를 유지한 게 도움이 된 것 같다"라고 덧붙였다.

이날 포옛 감독은 경기 도중 사다리와 아이스박스를 가져와 앉기도 했다. 그는 "오늘 심판과 항의하다가 떨어져 있으라고 말했다. 그래서 중간에 사다리와 아이스박스를 들고 와서 앉았다. 나 스스로 진정하려고 한 행동이었다. 심판에게 간 건 어떤 상황인지 얘기를 나누러 간 거였다. 벤치는 낮기 때문에 안 보이는 걸 물어보려고 했다. 그래서 사다리를 갖고 가서 앉았다"라고 설명했다.
포옛 감독은 "처음에 사다리를 들고 오니 안 된다고 하더라. 그런데 예전에 마르셀로 비엘사 감독이 아이스박스에 앉았던 모습이 생각나서 가져왔다. 그런 행동은 심판이나 경기에 대한 불만을 떠나 스스로 진정하려고 했던 거다. 대기심이 제지해서 즉각 벤치로 돌아갔다. 악감정은 전혀 없다. 다음 포항전에선 벤치가 가까워서 그럴 필요가 없을 거 같다"라며 웃었다.
끝으로 내년 거취에 대한 힌트도 남겼다. 포옛 감독은 다음 시즌에도 정상에 오를 자신이 있냐는 말에 "그렇게 되면 미팅에서 어떤 대화가 오갔는지 말해야 할 거 같다. 미팅 결과가 좋았다. 작년과 다르게 내년엔 클럽이 우승을 목표로 잡았다. 내년에도 우승을 향해 나아가야 할 것 같다. 이번엔 다른 방법으로 접근해 우승에 도전하겠다"라고 답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