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BA 결승전 전망, 창과 창의 대결, 그러나 결이 다른 '두 개의 창'

[ 국제뉴스 ] / 기사승인 : 2025-09-08 19:45:11 기사원문
  • -
  • +
  • 인쇄
(고양=국제뉴스) 이정주 기자 = ‘SY 베리테옴므 PBA-LPBA 챔피언십’ 남자부(PBA)의 왕좌를 가릴 마지막 대결이 잠시후 밤 9시부터 시작된다. 이번 결승전은 단순히 '공을 잘 치는' 두 선수의 만남이 아니다. 당구라는 게임을 풀어가는 방식, 즉 승리를 향한 접근법이 완전히 다른 두 철학의 충돌이 될 것이다. 많은 이들이 이 대결을 '창과 방패'에 비유하지만, 기자의 생각은 '성질이 다른 두 개의 창' 이 맞부딪치는 대결에 가깝다.

이승진/@PBA
이승진/@PBA

이승진의 '창' 상대를 옭아매는 '늪'

이승진 선수의 스타일은 '현대판 짝대기'라는 별명 그대로, 상대를 자신의 페이스라는 '늪'으로 끌어들여 서서히 무너뜨리는 방식이다. 그의 무기는 다음과 같은 비법을 담고있다.

리듬 파괴, 허술해 보이는 폼과 예측 불가능한 경기 운영은 상대방의 정교한 루틴과 템포를 파괴한다. 프로 선수들은 보통 자신만의 일정한 리듬 안에서 최고의 기량을 발휘하는데, 이승진 선수는 그 리듬 자체를 흔들어 버리는 필살기를 숨기고 있다.

정신력 소모, 상대 선수를 '분명 나보다 못 치는 것 같은데, 왜 지고 있지?'라는 혼란에 빠지게 만든다. 이길 것 같다는 희망과 알 수 없는 실패가 반복되면서 평정심을 잃고 스스로 무너지게 만드는, 고도의 전략이 담겨있다.

숨은 결정력, 평소에는 평범해 보이다가도, 승패를 가르는 결정적인 순간에는 누구보다 날카로운 감각으로 득점에 성공한다. 늪에 빠진 상대의 숨통을 끊는 마지막 일격도 능숙하게 구사한다.

최성원(휴온스)/@PBA
최성원(휴온스)/@PBA

최성원의 '창' 심장을 꿰뚫는 '외과의사의 메스'

반면 최성원 선수의 스타일은 상대의 혼란을 유도하기보다, 자신의 완벽함을 유지하며 상대의 급소를 정확히 찌르는 '외과의사의 메스'와 같다.

완벽한 자기 통제, 그는 상대가 누구든, 어떤 상황이든 흔들리지 않고 자신의 플레이를 유지하는 데 집중한다. 냉철한 표정으로 테이블 위를 지배하며, 경기를 자신의 통제하에 두려고 한다.

실수 응징, 최성원 선수는 상대의 아주 작은 실수 하나를 결코 놓치지 않는 편이다. 상대가 흔들려서 기회를 주는 순간, 그는 소리 없이 다가가 치명적인 하이런으로 세트를 끝내버리는 '자객'의 모습을 보여주는 경우가 다반사다.

압박감 극대화, 그의 칼 같은 정확성과 흔들림 없는 모습은 그 자체로 상대에게 엄청난 압박감을 주는 것이 특징이다. '실수하면 끝이다'라는 공포감을 심어주는 것이다.

'늪'이 먼저냐, '메스'가 먼저냐

결국 승부는 "누가 먼저 자신의 페이스로 경기를 끌고 가느냐" 에서 갈릴 것으로 보인다. 초반 흐름이 매우 중요할 것이다. 만약 이승진 선수가 초반 세트들을 예측불허의 난타전, 이른바 '진흙탕 싸움'으로 만드는 데 성공한다면 경기는 의외의 방향으로 흐를 수 있다. 아무리 최성원 선수라도 그 늪에 빠지면 평정심을 유지하기 어려울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반대로 최성원 선수가 초반부터 높은 애버리지를 기록하며 자신의 '수술실'을 완벽하게 차려놓는다면, 이승진 선수가 파고들 틈을 찾기 어려울 수 있다. 최성원 선수의 가장 큰 장점 중 하나가 바로 상대의 스타일에 휘둘리지 않는 '냉철함'이기 때문이다. 어쩌면 '짝대기' 스타일의 천적은 바로 최성원 선수 같은 '아이스맨'일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이번 대회에서 보여준 두 선수의 기세와 집중력은 상상을 초월하기에 그 어떤 결과가 나와도 이상하지 않다. 한 가지 확실한 것은, 당구 팬들에게 이보다 더 흥미진진하고 철학적인 결승전은 없을 것이라는 사실이다. 정말 기대되는 승부다.

결과는 잠시 후 밤 9시부터 '고양 킨텍스 PBA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결승전에서 확인할 수 있다.

  • 글자크기
  • +
  • -
  • 인쇄

포토 뉴스야

랭킹 뉴스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