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빛으로 탄소 포집…코넬대, 친환경 기술 개발

[ 비건뉴스 ] / 기사승인 : 2025-05-20 11:17:34 기사원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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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건뉴스=최유리 기자] 화석연료 기반의 고비용·고에너지 탄소 포집 기술의 대안을 찾는 가운데, 미국 코넬대학교 연구진이 햇빛을 이용한 새로운 탄소 포집 기술을 개발해 주목받고 있다.



최근 학술지 '켐(Chem)'에 발표된 이 연구는 식물의 광합성 메커니즘에서 착안한 기술로, 세계 최초로 빛의 에너지를 활용해 이산화탄소를 포집하고 방출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현했다.



이 시스템은 화석연료를 쓰지 않고도 작동하며, 기존 기술의 냉각 공정 등 에너지 병목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대안으로 평가된다.



코넬대 화학 및 화학생물학과 필립 밀너(Phillip Milner) 부교수와 대학원생 바유 아흐마드(Bayu Ahmad) 등이 주도한 이번 연구는 기존의 아민 기반 포집제 대신, 햇빛에 노출되면 반응성이 높아지는 에놀(enol) 분자를 활용한다. 이 분자는 햇빛을 받으면 CO₂를 포집하고, 이후 pH 변화를 유도해 '탈카르복실화' 과정을 통해 이산화탄소를 방출한다.



밀너 교수는 “우리 연구실의 모토는 '아민은 제외하고(Anything but amines)'”라며, “화학자의 직관을 활용해 에너지 효율적인 새로운 경로를 찾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이 시스템은 포집과 방출 사이 냉각이 필요 없다는 점에서 기존 시스템 대비 큰 장점을 가진다.



실험에는 저렴한 흡착제인 2-메틸벤조페논이 사용됐으며, 다른 빛 기반 포집 기술과 비교해도 성능이 동등하거나 더 우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실제 환경 적용 가능성을 검증하기 위해 코넬대 열병합 발전소의 천연가스 연소 배기가스를 활용한 실험도 진행했다. 이 복합 가스에서도 CO₂를 성공적으로 분리해 기술의 실용성을 입증했다. 밀너 교수는 “산업체에서 배기가스를 제공받는 것이 매우 어렵지만, 코넬은 기업이 아니기에 가능한 일”이라며, “향후 1년 내 상용 운영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이 기술을 태양광 패널처럼 설치 가능한 형태로 확장해 대기 중 이산화탄소를 직접 포집하는 설비로 발전시킬 계획이다. 이 설비는 고압 상태의 순수 이산화탄소를 생산해 저장하거나 현장에서 전환 처리할 수 있도록 설계된다.



이와 함께 밀너 교수팀은 빛 기반 분리 기술을 다른 산업용 가스에도 확대 적용할 수 있는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그는 "전기를 사용하는 대신 빛으로 분리 공정을 수행하면 에너지 소비를 크게 줄일 수 있다"며, "이는 전 세계 에너지 사용량의 약 15%를 차지하는 분리 공정의 효율을 획기적으로 높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코넬대는 해당 기술 개발 외에도 자교 발전소의 배기가스를 외부 연구자와 스타트업에 개방해 탄소 포집 연구를 위한 실증 환경으로 제공할 계획이다. 이 프로젝트는 코넬 애트킨슨 지속가능성 센터의 지원을 받고 있으며, 탄소 중립 기술 상용화를 앞당길 수 있는 기반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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