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은 11월 23일 김천상무 원정에서 3-1로 승리하며 올 시즌을 마쳤다. 린가드는 올 시즌 최종전에서도 팀 공격의 한 축을 담당하며 1도움을 기록했다.
서울은 올 시즌 K리그1 38경기에서 16승 10무 12패(승점 58점)를 기록했다. K리그1 12개 구단 가운데 4위를 기록하면서 차기 시즌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진출이 유력해졌다.
린가드는 올 시즌 K리그1 26경기에서 6골 3도움을 기록했다.
린가드의 가치는 실전에서만 돋보인 게 아니다.
린가드는 훈련장에서부터 모든 걸 쏟아내며 서울의 리더 역할까지 해냈다. 서울 김기동 감독이 기성용의 부상 공백이 생기자 린가드에게 주장 완장을 채운 이유였다.
린가드가 서울에서의 첫 시즌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23일 김천전을 마친 린가드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Q. 서울에서의 첫 시즌이 끝났다.
한국에서의 생활은 아주 행복했다. 나는 그라운드 안팎에서 매 순간을 즐겼다. 힘들었던 때가 없었던 건 아니다. 홈 5연패에 빠졌을 땐 많이 힘들었다. 우리 팀이 어려운 시기를 극복하고 목표를 일궈 기쁜 것 같다.
우린 어떤 상황에서든 용기를 잃지 않았다. 갈수록 자신감을 더했다. 우린 시즌을 처음 시작했을 때보다 훨씬 강한 팀이 됐다. 파이널 A에서 더 많은 승리를 거머쥐지 못한 건 아쉬운 점이다. 그래도 시즌 최종전에서 승점 3점을 챙기면서 ACL 진출이 유력해졌다. 대단히 기쁜 일이다.
Q. 곧바로 휴가에 돌입한다. 계획한 일정이 있나.
가족과 대부분의 시간을 보낼 것이다. 특히 사랑하는 딸과 꼭 붙어있을 거다. 영국이 추워서 아쉽긴 한데 최대한 즐겨보겠다. 여유가 있을 땐 맨체스터와 런던에서 친구들을 만나고 싶다. 휴식기엔 확실하게 휴식을 취한 뒤 더 건강한 모습으로 돌아오겠다.
Q. 맨체스터와 런던에서 만나는 친구들에게 K리그를 추천해 줄 수 있나.
올해 크리스마스에 리스트를 만들어보겠다(웃음).
Q. 린가드에게 2024년은 특별할 것 같다. 낯선 무대에서의 첫 도전이지 않았나. 서울에 합류하기 전까지 몸 상태도 안 좋았다. 린가드 자신에게 2024년은 어떤 한 해였나.
축구가 내게 큰 동기부여인 한 해였다. 항상 ‘뛰고 싶다’는 마음이 가득했다. 서울에 와서 많은 경기를 소화했다. 아주 행복했다. 내년엔 우리가 아시아 무대로 나아간다. 잉글랜드에서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를 경험했다. 나는 큰 무대에 도전할 때마다 가슴이 뛴다. 그때 그 기분을 다시 한 번 느껴보고 싶다.
Q. 서울이 ACL 진출을 확정한 건 아니다.
우린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했다. ACL에 나설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안다. 좋은 결과가 있을 것으로 믿는다. ACL에 꼭 도전하고 싶다.
Q. 토마스 투헬 감독이 내년부터 잉글랜드 축구 대표팀을 이끈다. 경기력을 많이 끌어올리지 않았나. 대표팀 복귀에 대한 욕심은 없나.
세계 어느 나라 선수든 똑같을 거다. 국가대표로 뛰는 건 은퇴하는 날까지 꿈이다. 잉글랜드는 내 조국이다. 조국을 위해서 뛴다는 건 아주 영광스러운 일이다. 마음속 깊은 곳에 잉글랜드 대표팀 복귀에 대한 꿈을 간직하고 있다.
Q. 올 시즌 팬들에게 가장 큰 사랑을 받은 선수였다.
팬들에겐 ‘정말 감사하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우리 팬들은 홈이든 원정이든 시간과 비용을 들여서 찾아주셨다. 특히나 원정 경기 때마다 ‘홈인가 싶은’ 착각이 들 정도의 팬들을 봤다. 깜짝 놀란 게 한두 번이 아니다. 우린 그 팬들을 위해 더 좋은 경기력을 보여야 할 의무가 있다. 더 좋은 결과도 가져다드려야 한다. 동료들에게 늘 강조했던 부분이다.
Q. 서울에서의 2년 차 시즌 목표가 있을까.
올 시즌이 이제 끝났다. 지금은 미래를 생각하고 싶지 않다. 서울 동료들과 식사하면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고 싶다. 한 시즌을 마친 순간을 즐기고 싶다. 그리고 김천전에서 골을 넣은 조영욱, 임상협, 호날두 세 선수에게 ‘축하한다’는 말을 꼭 전하고 싶다. 세 선수 모두 쉽지 않은 시즌을 보냈다. 각자 힘든 시간이 있었다.
분명한 건 셋 모두 훈련장에서 누구보다 열심히 땀 흘리는 선수였다는 것이다. 이 선수들 덕분에 올 시즌 최종전에서 웃을 수 있었다. 우린 하나의 팀이고 가족이다. 앞으로도 하나로 똘똘 뭉쳐서 싸워나갈 것이다.
[김천=이근승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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