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이글스의 우완투수 김서현이 놀라운 강속구와 함께 좋은 변화구 제구력을 앞세워 완벽한 국가대표팀 데뷔전을 치렀다.
김서현은 1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4 WBSC 프리미어12 대한민국 야구 대표팀과 쿠바 야구 대표팀 간의 평가전인 ‘2024 K-BASEBALL SERIES with TVING’에 6회 초 선발 등판해 1이닝을 무실점 퍼펙트로 완벽하게 틀어막았다. 단 13구만을 던졌고, 안타와 볼넷 모두 내주지 않았다.
한화에서 유일하게 2024 WBSC 프리미어 12 대표팀 예비 35인 명단에 승선한 김서현은 한화가 가장 아끼는 유망주 가운데 한 명이다. 서울고 재학시절부터 최고 160km에 육박하는 강속구를 뿌린 김서현은 2023년 한화 1라운드 1순위로 프로에 데뷔했다.
한국이 2-0으로 앞선 6회 초 등판한 김서현은 다소 긴장한 모습이긴 했지만 자신의 성인 대표팀 국가대표 데뷔전에서 기대에 부응하는 모습을 보였다. 특히 메이저리그 통산 93홈런을 기록한 960억의 사나이 요안 몬카다에게 3B까지 몰린 이후 차근차근 볼카운트를 잡아 범타 처리하는 모습은 이날의 백미였다.
특히 이날 김서현의 최고 구속은 155km까지 나왔다. 한화가 가을야구에 실패하면서 약 한달 정도의 실전 공백이 있는 상황. 거기다 긴장할 수 있었던 성인 국가대표팀 첫 등판에서 중요한 6회에 등판한 것을 고려하면 더욱 놀라운 구속이었다.
경기 종료 후 만난 류중일 대표팀 감독 역시 김서현의 변화구 제구력에 만족감을 드러냈다. 류중일 감독은 “인상적으로 봤던 게 변화구 제구가 없다고 생각했는데 두 번째 타자(몬카다) 볼볼볼 하고 나서 3B에 변화구로 아웃을 잡아냈지 않나”라며 “볼이 빠르면 변화구 제구가 없다는 일반적인 생각이 있어서 그렇게 생각했는데 그 제구를 인상적으로 봤다. 굉장히 인상적으로 봤다”면서 김서현에 대해 받은 강렬한 인상을 정했다.
실제 김서현의 투구 내용은 강렬했고 노련한 구석이 있었다. 6회 초 한국이 5번째 투수를 마운드에 올렸다. 바로 김서현이었다. 김서현의 1구는 초구부터 전광판에 152km가 찍혔다. 이어 기합 소리와 함께 던진 2구는 154km까지 나왔지만 타구가 파울라인으로 흘렀다. 하지만 김서현은 4구만에 기베르트를 2루수 땅볼로 잡아내면서 자신의 성인 국가대표팀 데뷔전 첫 타자를 순조롭게 잡아냈다.
김서현은 후속 타자인 메이저리그 93홈런의 거포 몬카다를 상대로 3구 연속 볼을 기록하며 긴장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이후 침착하게 낮은 몸쪽 코스로 스트라이크를 던진 이후 다시 스트라이크존으로 슬라이더를 던져 파울을 유도해내면서 풀카운트를 만들었다. 그런 이후 김서현은 상대에게 2루수 땅볼을 끌어내며 대어를 잡았다.
이후엔 야수들의 도움이 있었다. 후속 타자 아루바루에나의 타구가 3루수와 유격수 사이로 향한 날카로운 타구를 김휘집이 슬라이딩 하면서 잡아냈다. 곧바로 던진 송구가 높게 떴지만 1루수 문보경이 점프 이후 타구를 잡아내 곧바로 타자 주자를 터치 아웃시키면서 김서현의 어깨를 가볍게 했다. 침착하게 자신의 첫 등판을 마친 김서현은 김휘집 등을 비롯한 동료들과 하이파이브를 하면서 더그아웃으로 돌아왔다.
류 감독은 김서현이 실전에서 계속 성장하길 바랐다. 위기 상황에서 기용하는 조커로의 활용 가능성도 내비쳤다. 류 감독은 “경기를 하면서 성장해야 한다. 위기에서 극복하고, 또 맞으면 다음에 또 막아내고 그런 과정에서 성장해야 한다”며 에둘러 김서현을 필승조 조커로 기용할 수 있음을 내비쳤다.
여러모로 김서현의 매력과 가능성, 그리고 성장한 모습을 확인한 경기였다.
많은 기대를 받고 데뷔했던 김서현은 2023 시즌 20경기서 1세이브 평균자책 7.25에 그치는 등 제구가 흔들렸다. 22.1이닝 동안 23개의 볼넷을 허용했다. 하지만 올해는 37경기서 38.1이닝 동안 1승 2패 10홀드 평균자책 3.76을 올리며 한층 성장한 모습을 보여줬다.
대표팀에 많은 강속구 투수의 존재에도 불구하고 김서현의 가치는 가장 빠른 공을 던지는 투수란 점에서 여전히 매력적이다. 또한 김서현이 불과 프로 2년차 20세의 어린 투수란 것을 고려하면 그의 성장 여하에 따라 대표팀은 새로운 세대의 ‘강력한 킬러’를 얻을 것일 수 있다.
[김원익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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