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라이온즈 외야수 구자욱은 결국 2024년 한국시리즈 무대를 밟지 못했다.
박진만 감독이 이끄는 삼성 라이온즈는 28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24 신한 SOL뱅크 KBO 한국시리즈 5차전에서 KIA 타이거즈에 5-7로 패했다. 시리즈 전적 1승 4패, 2014년 이후 10년 만에 우승을 노렸으나 KIA의 벽을 넘지 못했다.
그 누구보다 삼성의 캡틴 구자욱이 아쉬움이 클 터. 구자욱은 LG 트윈스와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도루 시도 중 왼쪽 무릎 통증을 느꼈다. 병원으로 이동해 검진을 받았는데 좌측 무릎 내측 인대 미세 손상 소견을 받았다.
구자욱은 빠른 복귀를 위해 일본 요코하마 이지마 치료원으로 가 치료를 받고 오는 등 출전 의지를 보였으나 결국 뛰지 못했다. 더그아웃에서 응원단장 역할도 하고, 정신적 지주로서 동료들에게 힘이 되어주는 모습은 좋았으나 타석에 서지 못했다.
솔직히 투입 고민을 할 시기는 있었다. 5-6으로 뒤지던 8회초 2사 만루 상황이었다. 삼성은 선두타자 류지혁이 볼넷을 골라 출루했고, 김헌곤의 희생 번트로 1사 2루가 되었다. 이어 르윈 디아즈가 삼진으로 물러났지만 이준영의 폭투에 이어 김영웅의 볼넷으로 2사 1, 2루 그리고 바뀐 투수 전상현이 박병호에게 몸에 맞는 볼을 내주며 2사 만루가 되었다.
그러나 박진만 감독은 구자욱을 기용하지 않았다. 이재현을 믿고 갔다. 하지만 이재현이 유격수 뜬공으로 물러나면서 득점을 가져오지 못했고, 결국 8회말 한 점을 더 내주면서 분위기는 완전히 꺾였다.
경기 후 박진만 감독은 “구자욱은 올해만 하고 그만둘 선수가 아니다. 그 타석으로 인해 큰 부상을 입으면 선수 생활을 하는 데 있어 장기적으로 타격을 입을 수도 있다. 솔직히 투입 생각은 안 하고 있었다. 다만 윤정빈은 생각하고 있었다. 그 상황이 아쉽기는 하다”라고 말했다.
구자욱은 2015년 한국시리즈 이후 9년 만에 한국시리즈 진출의 영광을 누렸다. 2015년 당시 막내급이었던 구자욱은 4경기에 나와 타율 0.267 4안타 2타점 1득점을 기록했지만 삼성은 준우승에 머물렀다. 올 시즌에는 한 경기도 뛰지 못하고 더그아웃에서 패배를 지켜봐야 했다.
그렇지만 구자욱은 올 시즌 MVP를 활약을 펼친 삼성의 자랑스러운 캡틴이다. 정규 시즌 129경기 타율 0.343 169안타 33홈런 115타점 92득점 OPS 1.044를 기록했다. 장타율 3위, 출루율-타격-타점 4위, 홈런 5위, 최다안타 8위, 득점 공동 10위에 이름을 올리는 등 타격 대부분의 지표에 이름을 올린 구자욱은 데뷔 첫 3할-30홈런-100타점 고지를 밟았다.
30홈런-100타점은 삼성 소속 기준 2018시즌 다린 러프의 33홈런-125타점 이후 처음이었다. 국내 선수로 좁히면 2016년 최형우(KIA)의 31홈런-144타점 이후 무려 8년 만이었다.
특히 9월에 16경기에 나와 타율 0.500(58타수 29안타) 9홈런 24타점 18득점 OPS(장타율+출루율) 1.576을 기록했다. 득점 2위 제외, 타율-홈런-타점-출루율(0.559)-장타율(1.017) 모두 1위였다. 데뷔 첫 월간 MVP의 영광을 안았다.
박진만 감독은 그런 구자욱을 두고 “주장 구자욱이 1년 동안 중간 역할을 잘했다. 또 강민호가 구자욱에게 힘을 실어줬다. 그래서 구자욱이 중간에서 분위기를 잘 잡을 수 있었다. 구자욱, 강민호 선수가 팀 분위기를 잘 이끌었다”라고 칭찬했다.
아쉬움 속 두 번째 한국시리즈를 마친 구자욱, 그에게는 내년도 내후년도 있다.
[광주=이정원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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