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교촌치킨이 쏘아올린 ‘배달비’ 유료화…쿠팡·우아한형제들이 막 내리다

[ 더리브스 ] / 기사승인 : 2024-04-16 08:31:40 기사원문
  • -
  • +
  • 인쇄

[그래픽=김현지 기자]
[그래픽=김현지 기자]




소비자들이 부담해야 했던 배달비가 시대 흐름에 따라 사라지고 있다. 정확하게 말하면 과거 없던 배달비가 생겨난 이후 당연하게 여겼던 배달비가 대세에 따라 없어지는 판국이다.



교촌치킨이 최초로 받은 배달비가 쿠팡과 우아한형제들 등 배달 플랫폼에 의해 사라지는 양상을 띠고 있다.



물론 시행 초기라 말이 많은 것은 사실이다. 다만 소비자들 입장에서는 배달비를 부담하지 않아도 된다는 점에서 반가운 소리임은 분명하다.





교촌치킨, 최초로 공식 배달비 받아





소비자들은 과거 배달비를 내지 않고 배달 음식을 먹을 수 있었다.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소비자들은 배달비를 내야만 음식을 받을 수 있었고 이 때문에 불만이 쌓여만 갔다.



배달비를 공식적으로 유료화한 브랜드는 교촌치킨이다. 교촌치킨은 배달비가 가맹점 수익성을 악화시킨다며 2018년 5월 1일부터 2000원을 받기 시작했다. 당시 교촌치킨 관계자는 “가맹점의 악화한 수익성을 보전하기 위해 검토된 여러 방안 중 배달비 유료화가 가장 합리적이고 현실적인 대안으로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교촌치킨의 배달비 유료화에 치킨 업계뿐만 아니라 타 업계까지 너도, 나도 배달비를 받기 시작했다. 그리고 이를 통해 배달 업계는 날로 발전해갔다.



새로운 시장인 배달 업계가 발전한 것은 환영받을 일이다. 그만큼 일자리가 늘고 신사업이 생겼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소비자들의 불만은 날이 갈수록 늘어났다. 최초 인지한 배달비가 좀 더 먼 거리, 다른 동네라는 이유 등으로 추가되고 매장 가격과 배달 판매 가격을 다르게 받는 이중 가격 논란까지 생겨서다.



물론 배달비로 인해 소비자들의 불만만 있는 것이 아니었다. 일부 가맹점주들은 극성맞은 소비자들로 인해 배달비로 다툼까지 벌여야만 했다.



다만 교촌치킨은 배달비를 유료화한 후 가맹점 평균 매출이 상승했다. 2018년 6억1827만원이었던 가맹점 평균 매출이 다음 해인 2019년 6억5369만원으로 5.6% 증가했다.





배달비 무료 선언한 배달 플랫폼들






[그래픽=김현지 기자]
[그래픽=김현지 기자]




교촌치킨의 배달비 유료화를 공식적으로 무너뜨린 곳은 쿠팡이다. 쿠팡은 배달 서비스 쿠팡이츠를 운영 중인데 멤버십 회원들을 대상으로 배달비를 받게 않겠다고 선언했다.



쿠팡의 배달비 무료는 업계에 큰 충격을 줬다. 그리고 이에 질세라 배달의민족(우아한형제들), 요기요(위대한상상) 등 배달 플랫폼들이 배달비를 받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들이 무료 배달을 택한 이유는 고물가 시대에 물가 부담이 가중되며 소비자들이 외식 지출을 줄이고 있기 때문이다. 소비자들이 지출을 줄이면서 외식업주들의 매출 감소로 이어졌고 이 요인 중 하나를 배달비로 판단해서다.



다만 배달 플랫폼들도 적자가 염려됐는지 일부 제약을 걸어놨다. ▲쿠팡이츠는 와우회원 ▲배달의민족은 알뜰배달 ▲요기요는 1만5000원 이상 or 멤버십 회원만 무료 배달 혜택을 받을 수 있게 했다.





전망은?





배달비 무료는 분명 소비자들 입장에서 좋은 일이다. 하지만 배달 플랫폼들은 자신들이 짊어질 돈이기에 뼈를 깎는 아픔일 것이다.



그럼에도 배달 플랫폼들이 이를 강행하는 이유는 소비자들을 한데 모으기 위함이라는 분석이다. 실제 카카오 김범수 창업자는 초창기 “사람들을 모으면 돈이 된다”라는 말을 한 후 적자를 감내했다. 이후 누구나 알 듯 카카오톡은 대체 불가능한 서비스가 됐고 이를 기반으로 카카오는 대기업 반열에 올라섰다.



이제 카카오 뒤를 이어 쿠팡이 ‘와우 회원’을 통해 소비자들을 모으려 하고 있다. 이 외에도 요기요도 ‘요기패스X’를 통해 소비자들을 결집시키려는 중이다.



여기에 네이버까지 가세하며 자사 회원 결집과 경쟁사 회원 뺏기에 열중하고 있다. 실제 네이버는 전날 멤버십 회원에게 3개월간 무료배송 혜택을 실험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결국 플랫폼들은 소비자들을 자신들의 회원으로 모집하기 위한 일환으로 배달비 무료라는 혜택을 제공하게 된 셈이고, 이러한 이유로 소비자들은 앞으로 더 나은 조건의 무료 배달을 기본 옵션으로 받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앞으로 배달 시장은 어떻게 변화할까? 과거 가게에 직접 전화 걸어 배달 음식을 주문한 방식에서 배달 플랫폼 유입으로 바뀐 만큼, 플랫폼들의 회원제 비용이 아깝지 않게 더 나은 배달 음식을 만나볼지 지켜보는 것도 관전 포인트다.



이영진 기자 hoback@tleaves.co.kr

  • 글자크기
  • +
  • -
  • 인쇄

포토 뉴스야

랭킹 뉴스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