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최초’이자 41년 K리그 ‘4명뿐’인 영구결번자 고요한 “서울은 내게 꿈을 선물하고 모든 걸 이루게 해준 팀”

[ MK스포츠 축구 ] / 기사승인 : 2024-04-15 04:00:02 기사원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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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13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FC 서울과 포항 스틸러스의 경기. 전반 13분. 서울 팬들은 하나같이 일어나 1분간 박수를 보냈다. 등번호 13번을 달고 20년간 그라운드를 누빈 고요한(36)을 위한 시간이었다.

고요한이 은퇴했다.

고요한은 2004년 토월중학교를 중퇴하고 서울에 입단하며 프로 생활을 시작했다. 고요한은 2006년 리그컵(폐지)에서 1군에 데뷔해 2023년까지 서울에서만 뛰었다.







고요한은 K리그 366경기, 코리아컵 25경기,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55경기 등 446경기에 출전해 40골 39도움을 기록했다. 고요한은 서울에서 K리그 우승 3회, 리그컵 우승 2회, 코리아컵 우승 1회 등을 차지했다. 고요한은 서울 역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인물이다.

고요한은 “서울이란 구단은 내게 꿈을 선물해 준 팀”이라며 “서울에서 20년이란 시간을 보냈다”고 말했다. 이어 “서울은 축구선수 고요한에게 모든 걸 이루게 해준 팀이기도 하다. 서울이란 팀을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잘 모르겠다. 가족이란 단어가 가장 가깝지 않을까 싶다. 서울에서 선수 생활을 시작해 마무리까지 할 수 있어 영광”이라고 했다.

서울은 고요한의 등번호 13번을 구단 최초 영구결번으로 지정했다. 1983년 출범한 K리그에서 영구결번자는 고요한을 포함해 단 4명뿐이다. 고요한은 1987년부터 1999년까지 부산 대우 로얄즈(부산 아이파크의 전신)에서 뛰었던 김주성, 수원 삼성 창단 멤버로 1999년 수원의 전관왕과 K리그 2회 우승을 이끈 윤성효, 2009년부터 2020년까지 전북 현대 전방을 책임지며 K리그 최초 4연패를 이끌었던 이동국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고요한은 “구단에서 내게 첫 영구결번의 영광을 안겨주셨다”며 “서울 유니폼을 입고 누구보다 치열하게 뛴 순간들을 인정받는 것 같아서 기분이 좋다”고 말했다.

“여러 순간이 떠오른다. 우승컵을 들어 올렸을 때가 가장 좋았던 것 같다. 아쉬웠던 순간도 있다. 2013 ACL 결승전이다. 그때 조금 더 뛰었다면 결과가 바뀌지 않았을까 생각해 보곤 한다. 서울에서 유일하게 들어 올리지 못한 게 ACL 우승컵이다. 그래서 더 생각이 난다.” 고요한의 회상이다.

서울은 고요한이 중심을 잡은 2013 ACL 결승전에서 중국 슈퍼리그 광저우 헝다와 대결했다. 서울은 홈에서 치른 결승 1차전에서 2-2 무승부를 기록했다. 원정에서 치른 결승 2차전 결과는 1-1 무승부. 서울은 역사 속으로 사라진 원정 다득점 원칙에 따라서 우승컵을 광저우에 내줘야 했다.





고요한은 “언제 어디서나 응원을 아끼지 않은 서울 팬들에게 다시 한 번 감사 인사를 전한다”며 “감사한 마음은 평생 간직할 것”이라고 했다.

“사랑하는 가족에게도 감사 인사를 전한다. 가족들이 운동선수인 나를 위해 희생을 많이 했다. 가족들에게 까탈스럽게 군 적도 많았다. 늘 옆에서 힘이 되어준 가족이 있어 선수 생활을 잘 마칠 수 있었다.” 고요한의 진심이다.

고요한은 현역 시절 다양한 포지션을 오갔다. 플레이메이커, 수비형 미드필더 등 미드필더 전 포지션을 소화했고, 윙어, 처진 공격수 등의 역할도 맡았다. 풀백으로도 K리그 최고 수준의 경기력을 보여줬다.







고요한은 서울에서의 활약을 발판으로 태극마크도 달았다. 고요한은 2018 러시아 월드컵 독일전에서 한국의 2-0 승리에 이바지하는 등 A매치 21경기에 출전했다. 대표팀에선 상대 에이스를 밀착 마크하는 수비형 미드필더로 깊은 인상을 남겼다.

고요한은 2023시즌을 마치고 지도자의 길을 걷고 있다.

고요한은 “이제 지도자 4개월 차”라며 “배워야 할 게 한둘이 아니”라고 말했다. 고요한은 이어 한 가지 바람도 전했다.



“나는 어릴 때 서울이란 팀에 와서 많이 배우고 성장했다. 구단이 유소년팀에 더 많은 신경을 써주신다면 더 좋은 선수들이 나오지 않을까 싶다. 쌍용(기성용, 이청용), 투고(고요한, 고명진)와 같은 선수들이 다시 나올 수 있도록 신경 써 주셨으면 좋겠다. 지도자로 한 걸음씩 나아가다 보면 언젠가 서울에서 다시 만날 날이 있지 않을까. 기회가 왔을 때 잡을 수 있도록 잘 준비하겠다.”

상암(서울)=이근승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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