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민재(LG 트윈스)가 류중일호의 키맨으로 떠올랐다.
지난 2015년 신고 선수로 두산 베어스에 입단해 2018시즌부터 LG의 핀 스트라이프 유니폼을 입고 있는 신민재는 드라마틱한 스토리를 지닌 우투좌타 유틸리티 자원이다. 2022시즌까지 평범한 대주자에 불과했지만, 염경엽 LG 감독의 전폭적인 신뢰 속에 2023시즌 주전 2루수 자리를 꿰찼다. 그렇게 그해 122경기에 나선 그는 타율 0.277(282타수 78안타) 28타점 37도루 출루율 0.344를 기록, 지난 1994년 이후 29년 만이자 통산 세 번째(1992, 1994, 2023) LG의 통합우승에 힘을 보탰다.
올해에도 신민재의 활약은 계속됐다. 128경기에서 타율 0.297(387타수 115안타) 40타점 32도루 출루율 0.401을 올리며 LG 타선의 한 축을 담당했다. 이런 활약을 인정받은 신민재는 류중일 감독의 부름을 받아 2024 세계야구소프트볼협회(WBSC) 프리미어12에 나서는 대표팀에 소집된 상태다.
특히 최근에는 신민재의 존재감이 더욱 중요해진 대표팀이다. 외야 자원이던 김지찬(삼성 라이온즈)이 발목 부상으로 낙마한 까닭이다. 류중일 감독은 지난 2일 쿠바와의 2차 평가전을 앞두고 “아쉽게 김지찬이 대회 출전을 못하게 됐다. 한국시리즈 할 때 발목을 다쳤다. 검진 결과 전치 3~4주 나왔다. 출전을 못하게 됐다. 아침에 만났을 때 많이 불편하다 하더라. 아쉽게 엔트리에서 탈락했다”고 한숨을 쉬었다.
류 감독은 “(외야수는 윤동희, 이주형, 최원준, 홍창기 등) 네 명으로 가야한다. 급하면 신민재가 외야수 한 적이 있으니 나갈 수 있다”고 말했다.
2023시즌부터 LG의 주전 2루수로 자리매김한 신민재이지만, 외야수는 결코 낯설지 않은 자리다. 그는 프로 데뷔 이후 줄곧 내야수와 외야수를 겸업했다. 오히려 2022년까지는 내야수보다 외야수로 소화한 수비 이닝이 더 많았다. 아직 자리를 잡기 전이었던 2023시즌 초반에는 외야수로 21이닝을 소화하기도 했다. 올 시즌에도 1경기에서 3이닝을 외야수로 나선 바 있다.
‘외야수’ 신민재를 볼 수 있는 기회는 생각보다 빨리 찾아왔다. 2일 쿠바전에서 9번타자 겸 2루수로 출전한 그는 한국이 13-3으로 크게 앞선 8회말부터 중견수로 나서 2이닝을 소화했다. 아쉽게 타구가 가지 않아 직접 수비를 하는 장면은 볼 수 없었지만, 외야수 신민재에게 거는 대표팀의 기대가 진심임을 알 수 있는 대목이었다.
국제대회 같은 단기전은 임기응변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그리고 이런 상황에서 신민재 같은 유틸리티 자원은 활용도가 매우 높을 수 밖에 없다. 과연 처음으로 태극마크를 달게 된 신민재가 프리미어12에서 맹활약을 펼치며 류중일호의 선전을 이끌 수 있을지 주목된다.
한편 이번 대회에서 B조에 편성된 한국은 6일 상무와 평가전을 가진 뒤 8일 결전지인 대만으로 출국한다. 13일 첫 경기로 대만전을 치르는 한국은 이후 14일 쿠바, 15일 일본, 16일 도미니카 공화국, 18일 호주와 차례로 격돌한다. 여기에서 상위 2위 안에 들면 슈퍼라운드에 진출할 수 있다.
슈퍼라운드는 21일부터 일본 도쿄돔에서 펼쳐진다. 2015년 초대 대회에서 정상에 섰던 한국은 2019년 2회 대회에서는 준우승을 차지한 바 있다.
[이한주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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