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선=국제뉴스) 이정주 기자 = '양강'도, '시즌 챔프'도 모두 사라진 '하이원리조트 챔피언십'의 마지막 무대. 10일 밤, 결승전 테이블 위에는 올 시즌 가장 치열하고 가장 절박한 두 개의 '서사(敍事)'가 마주한다.
한 명은 1234일(3년 5개월) 인내의 세월을 보내며 '왕좌 복귀'를 꿈꿔온 '원조 당구 미래' 이미래(하이원리조트)다. 다른 한 명은 프로 6시즌 동안, 46번의 도전 끝에 '생애 첫 결승' 무대를 밟은 '불굴의 도전자' 이우경(에스와이)이다.
누가 이기든, 이 경기는 누군가의 '간절함'이 승리하는 경기가 될 것이다. 한 명은 '부활과 귀환'의 증명이고, 다른 한 명은 '포기하지 않는 도전'의 결실이다. 객관적인 전력을 떠나, 두 선수가 걸어온 길을 아는 팬들이라면 이 결승전을 진심으로 응원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 '돌아온 미래' 이미래, 1234일의 기다림과 4년 9개월의 무관의 세월
LPBA 초창기, '양강' 이전에 '천재' 이미래가 있었다. LPBA 최초 3연속 우승, 출범 두 시즌 만에 4승. '이미래 시대'가 열리는 듯했다. 하지만 2021년 2월, 4번째 우승 이후 그녀의 시계는 멈췄다.
긴 슬럼프가 시작됐다. 올 시즌 초반에 기록한 3개 대회 연속 64강 탈락은 '천재'의 추락을 알리는 듯했다. 잊혀졌던 그녀가 4차 대회 16강, 5차 4강, 6차 16강을 거쳐 마침내 '홈그라운드'인 하이원에서 결승 무대에 복귀했다. 2022년 6월 이후 무려 1234일 만의 결승 진출이다.
그녀의 복귀는 '기적'이었다. 8강전 0-2 벼랑 끝에서 '신성' 정수빈을 상대로 '리버스 스윕'이라는 드라마를 연출 했다. 4강전 3-0 셧아웃 승리로 '여왕의 귀환'을 알렸다. 대회 애버리지 1.139. 샷감은 전성기 그 이상이다. 그녀에게 이번 결승은 단순한 5승이 아니다. 4년 9개월간의 기나긴 '우승 가뭄'을 끝내고, 자신이 여전히 '퀸의 자격'이 있음을 증명해야 하는 무대다.

# '46번의 도전' 이우경, 6시즌…수없는 좌절과 실패를 딛고 선 '첫 무대'
이미래의 서사가 '여왕의 귀환'이라면, 이우경의 서사는 '위대한 도전'이다. 프로 6시즌, 46개 대회 동안 그녀의 이름은 대부분 스포트라이트 밖에 있었다. 통산 '4강 2회'가 그녀의 커리어 하이였다.
하지만 그녀는 포기하지 않았다. 올 시즌 소속팀 SY(에스와이)로부터 1년만에 재지명을 받으며 기량과 사기가 부쩍 상승했다. 이번대회 8강전 1, 2세트 세트포인트를 연달아 먼저 내주는 초접전 상황에서도 '집념'으로 승리했다. 특히 4강전에서는 '원조 여왕' 임정숙에게 1-2로 밀리며 패색이 짙었다. 승부처였던 4세트, 5:8로 밀리며 또다시 '4강'의 벽에 막히는 듯했던 그 순간, 이우경은 6점 하이런을 폭발시키며 11:8로 세트를 뒤집었다. '체력전'으로 돌입한 5세트, 46번의 도전을 응축한 그녀의 큐는 흔들리지 않았다. 46번의 실패를 딛고 일어선 '생애 첫 결승'. 그녀의 '간절함'은 이미래 못지않다.

# 결승 전망 '경험'이냐 '기세'냐, 결국은 '멘탈 싸움'
객관적인 지표와 경험, 대회 애버리지(1.139)까지 모든 스탯지표는 이미래의 우세를 가리킨다. 하지만 이번 대회는 '이변'과 '멘탈'이 지배한 대회였다. 46번의 도전 끝에 불굴의 의지로 결승무대에 오른 이우경의 '간절함'은 그 어떤 데이터보다 강력한 무기다.
통산 상대전적은 지난 2021-22시즌 'SK렌터카 LPBA 월드 챔피언십 2022' 16강전에서 3:0으로 승리한 이우경이 1승0패로 앞선다.
'제2의 전성기'를 꿈꾸는 '원조 미래’ 이미래와 '생애 첫 우승'에 모든 것을 건 '도전자' 이우경의 한판 대결은 그 자체로 한편의 드라마에 비견된다. 46번의 도전(이우경)과 1234일의 기다림(이미래)이 응축된 마지막 승부. 누가 이기든, 팬들은 이미 이들의 서사에 감동받을 준비가 되어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