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G 에이스 김광현(35)이 그릇된 판단으로 자신의 커리어에 스스로 큰 상처를 남겼다.
자기 자신은 물론 자신이 아꼈던 후배의 야구 인생에도 오점을 남기게 됐다. 그릇 된 후배 사랑이 빚은 참혹한 결과다.

김광현은 1일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회 기간 중 음주를 했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공식 사과 했다.
김광현은 “WBC 대회 기간에 불미스러운 행동으로 인해 사과의 말씀을 전달드리고자 미디어 여러분들, 팬분들 앞에 서게 됐다.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국가대표 대회 기간에 생각 없이 행동했다는 점에 대해 야구를 사랑하는 모든 팬분들, 미디어 및 야구 선후배분들께도 진심으로 죄송하다는 사과의 말씀 드리고 싶다”며 고개 숙였다.
김광현은 현재 음주 날짜나 시기 등에 대해서는 사실 관계가 다르다고 구단의 경위서를 통해 밝힌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7일과 10일 두 차례 음주를 한 사실에 대해서는 인정하고 있는 상황이다.
문제는 술자리에 안산공고 후배인 정철원이 동석을 했다는 대목이다. 새카만 후배인 정철원이 나서서 술을 마시자고 하지는 않았을 것으로 보인다. 술을 마시자 했었어도 선배로서 꾸짖었어야 한다.
결국 김광현이 후배를 챙기기 위해 따로 시간을 냈을 것으로 추측된다. 학교 후배와 함께 대표팀에 선발된 것이 무엇보다 기뻤을 김광현이다.
하지만 그 성취감을 잘못된 방식으로 풀어냈다. 김광현이 아니었다면 정철원이 사건에 연루되는 일은 없었을지도 모른다.
후배에게 가르쳐 주고 싶은 것도 많고 할 말도 많았을 것이다. 따로 시간을 내서 챙겨주고 싶은 예쁜 후배였을 수 있다.
하지만 장소와 방법이 잘못됐다. 술집을 선택한 것이 모든 문제의 발단이 됐다. 좀 더 건전한 방법으로 회포를 풀었어야 했다.
리그를 대표하는 모범적 선수였던 김광현의 잘못된 선택이 자신은 물론 아끼는 후배에게도 큰 짐이 되고 말았다. 김광현이 느끼게 될 책임감도 두 배가 됐다. 단, 팬들이 받았을 충격을 생각하면 지금의 죄책감은 한참 모자란다 할 수 있다.
[정철우 MK스포츠 전문기자]
[ⓒ MK스포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