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이 없는 천안' 조례 제정했지만 실천 없는 의정활동에 "비논리적 행정" 지적

[ 국제뉴스 ] / 기사승인 : 2026-01-07 10:07:00 기사원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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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시의회 전경(사진/천안시의회 제공)
천안시의회 전경(사진/천안시의회 제공)

(천안=국제뉴스) 이원철 기자 = 이원철 기자 = 천안시의회가 탄소중립 실현을 명분으로 종이 사용 절감을 골자로 한 조례를 제정했지만, 정작 조례 취지와 정면으로 배치되는 행태가 이어지고 있어 "실천 없는 선언에 불과하다"는 비판이 거세지고 있다.

천안시의회는 지난해 공공기관의 종이 문서 사용을 줄이고 디지털 행정을 확대해 탄소 배출을 감축하겠다는 내용의 조례를 제정했다. 기후 위기 대응과 탄소중립이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로 떠오른 상황에서, 공공부문이 먼저 모범을 보여야 한다는 취지다.

그러나 탄소중립을 위한 조례 제정 이후에도 대 원칙인 탄소중립에 맞지 않게 시내 주요 도로와 교차로, 상가 밀집 지역 곳곳에는 시의회 정당 및 정치인 명의의 현수막이 대거 게시돼 있어 정책의 진정성과 일관성을 둘러싼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특히 현수막은 종이보다 환경 부담이 훨씬 큰 합성수지 재질이 대부분임에도, 종이 사용에는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면서 정치 홍보용 현수막에는 관대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는 점에서 시민들의 비판이 집중되고 있다.

시민들은 "종이는 안 되고 현수막은 된다는 식의 정책이 어떻게 탄소중립이냐"며 "조례를 만들었다는 공적만 강조할 뿐, 환경을 위해 실제로 바뀐 것은 아무것도 없다"고 지적했다. 또 "논리적으로도 설득력이 없고, 시민을 납득시키기 어렵다"는 반응이 잇따르고 있다.

조례 제정을 주도한 의원과 시의회 의원들의 정치 현수막이 도심 곳곳에 걸린 상황을 두고는 "허울뿐인 의정활동", "보여주기식 환경 정책"이라는 비판까지 나온다. 탄소중립이라는 대의와 달리, 정치 홍보용 현수막은 오히려 늘었다는 것이다.

현수막 난립으로 인한 부담은 시민과 행정 현장에 고스란히 전가되고 있다. 도시 미관 훼손과 안전 문제는 물론, 불법 현수막 철거와 민원 처리로 시청과 시의회 직원들의 행정 부담도 계속되고 있다.

불당동에 거주하는 시민 K씨는 "환경 조례라면 최소한 정치권부터 스스로를 규제해야 한다"며 "선언적 조례에 그친다면 시민 신뢰를 얻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현수막 사용 제한이나 친환경 홍보 수단 도입 등 구체적인 실행 계획이 뒤따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탄소중립 정책의 신뢰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조례 제정 이후 구체적인 실행 계획과 자기 규제가 뒤따라야 한다고 지적하며 현수막 사용 제한이나 친환경 홍보 수단 도입 등 실질적인 조치가 필요하다"고 덪붙혔다

해당 조례는 공공기관의 종이 사용 절감을 위한 책무를 명확히 규정하며, ▲공공기관의 선도적 역할 ▲민간 확산 유도 ▲시민 편익 보장 ▲디지털 시스템 활용 등을 기본 원칙으로 제시했다. 또 매년 종이 사용 실태조사 의무화, 계획 수립 및 목표 설정, 행정·재정적 지원, 시민 교육·홍보, 우수기관·개인 포상 등 실천 방안도 담고 있다.

천안시와 시의회는 "조례 취지에 맞는 환경 정책을 단계적으로 추진하겠다"며 "현수막을 포함한 옥외광고물 관리 방안도 검토하겠다"고 해명했지만, 시민들은 "지금 필요한 것은 검토가 아니라 즉각적인 자기 규제와 실천"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조례의 성패는 결국 문구가 아니라 행동으로 증명된다는 점에서, 천안시의회의 탄소중립 조례가 실질적 변화로 이어질 수 있을지에 대한 회의적인 시선은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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