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국제뉴스) 고정화 기자 =국방통합데이터센터(DIDC)가 운영하는 국방 전산망이 국가정보자원관리원 화재에서 드러난 구조적 취약성과 유사한 결함을 안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시스템 복구에 필수적인 '페일오버(failover)' 기능이 부재하고, 단순 데이터 복제 수준의 이중화 구조로 운영되고 있어, 재해 발생 시 복구에 최대 1~2개월이 소요될 수 있다는 심각한 경고가 나왔다.

국방부 직할부대인 DIDC는 '국방이음(1센터)'과 '온나라(2센터)' 두 개의 데이터센터를 통해 국방 전산망을 운영하고 있다.
DIDC는 두 센터가 상호 대체수단으로 기능한다고 밝혔지만, 실제로는 단순 스토리지 복제에 불과해 실질적인 서비스 전환은 불가능한 상태다.
이는 수백 개의 정부 시스템이 마비됐던 국가정보자원관리원 대전 본원 화재와 같은 사고가 국방망에서도 반복될 수 있음을 의미한다.
DIDC가 제출한 '재해복구시스템 고도화 계획'에 따르면, 현재의 스토리지 방식으로는 복구에 1~2개월이 걸리지만, 서버 방식으로 전환할 경우 하루 이내 복구가 가능하다고 밝혔다.
이는 단순 백업만으로는 위기 상황에서 자동 복구가 불가능하다는 점을 명확히 보여준다. "데이터는 살아 있어도 서비스는 멈출 수 있다"는 구조적 한계가 그대로 드러난 셈이다.
더 큰 문제는 군 전산망이라는 특수성과 생존성이 절대적으로 요구되는 시스템임에도 불구하고, 복구 중심의 훈련 체계조차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다는 점이다.
DIDC는 올해 3월 지진 대비 훈련과 8월 화재 대비 훈련을 실시했지만, 인명 대피 중심에 그쳤고, 강제 페일오버 기능의 작동 검증은 단 한 차례도 이루어지지 않았다.
분기별 정전 대응 훈련 역시 비상발전기와 UPS 작동 여부만 점검하는 수준이었다.
이에, 더불어민주당 황명선 의원은 "국정자원관리원 화재를 계기로 전임 정부에서 손 놓고 있던 국방전산망의 취약성을 근본적으로 점검하고 보완해야 한다"며 "강제 페일오버 기능 도입과 정기적 테스트 의무화를 통해 어떤 위기 상황에서도 국방망이 중단 없이 가동될 수 있도록 충분한 예산과 정책 투자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