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제' 김가영의 경이로운 독주, '탈 LPBA급 경기력'으로 통산 15승 달성

[ 국제뉴스 ] / 기사승인 : 2025-06-23 09:40:17 기사원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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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치포인트를 성공 시키며 우승을 확정 지은 후 환호하는 김가영(하나카드)/@PBA
매치포인트를 성공 시키며 우승을 확정 지은 후 환호하는 김가영(하나카드)/@PBA
김가영이 통산 15번째 수집한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리고 있다/@PBA
김가영이 통산 15번째 수집한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리고 있다/@PBA

(고양=국제뉴스) 이정주 기자 = ‘당구 여제’ 김가영(하나카드)의 시대가 더욱 굳건해졌다. 이제 그녀의 경쟁자는 오직 자신의 기록뿐인 듯하다.

김가영은 22일 밤 경기도 고양시 ‘고양 킨텍스 PBA 스타디움’에서 열린 ‘우리금융캐피탈 PBA-LPBA 챔피언십 2025’ 결승전에서 ‘돌아온 당구 여신’ 차유람(휴온스)을 세트스코어 4:0(11:1, 11:6, 11:2, 11:6)으로 완벽하게 제압했다. 이로써 김가영은 지난 시즌 7개 투어에 이어 시즌 개막전까지 정상에 오르며 8개 투어 연속 우승이라는 전인미답의 대기록을 작성했다.

명승부를 기대하며 밤잠을 뒤로 미룬 팬들의 기대와는 달리, 경기는 김가영의 일방적인 독무대였다. 경기 시작부터 끝까지 단 한 순간도 흐름을 내주지 않은 김가영은 애버리지 1.419라는 경이적인 수치를 기록했다. 이는 LPBA 무대를 넘어 남자 선수 상위권에 필적하는 경기력으로, 그녀가 왜 ‘여제’로 불리는지를 스스로 증명해 낸 한 판이었다.

더욱 놀라운 것은 이번 대회에서 김가영이 기록한 평균AVG(1.249)는 참가선수 전체 평균AVG(0.673)에 비해 약 두배 가량 높다. 그가 미디어데이에서 목표로 밝힌 AVG1.50에 도달하는 것이 꿈이 아니라는 것을 증명했다.

이날 경기로 김가영은 수많은 신기록을 쏟아냈다. LPBA 결승이 7전 4선승제로 치러진 이후 사상 최초의 4:0 셧아웃 승리를 기록했으며, 총 경기 시간은 76분에 불과했다. 이는 종전 최단 기록(김민아, 97분)을 무려 21분이나 앞당긴 역대 최단 시간 결승전 기록이다.

통산 15번째 우승컵을 들어 올린 김가영은 우승 상금 4000만 원을 추가하며 누적 상금 7억 원(7억 2,080만 원)을 돌파한 최초의 LPBA 선수가 됐다.

우리금융캐피탈 기동호 대표이사로 부터 우승컵을 전달 받은 후 함께 들어올리는 김가영. /@PBA
우리금융캐피탈 기동호 대표이사로 부터 우승컵을 전달 받은 후 함께 들어올리는 김가영. /@PBA
 '여제' 김가영이 PBA 장상진 부총재(왼쪽), 우리금융캐피탈 기동호 대표이사와 함께 우승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PBA
'여제' 김가영이 PBA 장상진 부총재(왼쪽), 우리금융캐피탈 기동호 대표이사와 함께 우승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PBA

경기는 초반부터 완전히 기울었다. 김가영은 1세트 4이닝에 터진 하이런 8점을 앞세워 단 5이닝 만에 11:1로 세트를 가져오며 기선을 제압했다. 2세트 역시 차유람의 추격을 11:6(9이닝)으로 뿌리쳤다. 3세트는 2이닝 하이런 5점 등으로 일찌감치 승기를 잡아 11:2(11이닝)로 마무리하며 우승을 눈앞에 뒀다. 마지막 4세트에서 차유람이 5:3으로 잠시 리드했으나, 김가영은 흔들림 없이 따라붙어 9:5로 역전했고, 침착한 옆돌리기와 앞돌리기로 경기를 매듭지었다.

반면, 프로 커리어 첫 우승을 노리며 야심 차게 결승 무대에 섰던 차유람은 ‘김가영’이라는 거대한 벽을 또다시 넘지 못하고 좌절했다. 상대 전적 6전 전패의 악몽을 끊어내지 못한 채, 맥없이 무너지며 아쉬움을 삼켜야 했다.

통산 5연패를 안긴 김가영을 상대로 설욕을 노렸던 차유람은 김가영의 탈LPBA급 경기력 앞에 힘없이 무너지고 말았다./@PBA
통산 5연패를 안긴 김가영을 상대로 설욕을 노렸던 차유람은 김가영의 탈LPBA급 경기력 앞에 힘없이 무너지고 말았다./@PBA

경기 직후 김가영은 “이번 시즌을 준비하며 초심을 되찾는 데 집중했다”며 “연습량의 정도를 떠나 꾸준히 선수로서 할 도리를 다 하는 것에 집중했다”고 담담히 우승 소감을 밝혔다.

하지만 ‘여제’의 완벽한 독주는 PBA에 달콤하지만은 않은 딜레마를 안겨준 것으로 보인다. 한 선수의 일방적인 독주가 계속될 경우, 여자 당구 전체의 긴장감이 떨어지고 팬들의 흥미가 반감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김가영이라는 위대한 챔피언의 존재감과 리그의 건강한 경쟁 구도 유지라는 과제를 어떻게 풀어나갈지, PBA의 향후 행보에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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