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데일리 송병훈 기자] 용인 국가산업단단지 운용에 필요한 공업용수와 관련, 화천댐 용수 활용에 대해 법·제도 상 검토가 필요한 부분이 있다는 국회입법조사처의 의견이 제시됐다. 또한 용인 국가산단과 같이 경제적 파급효과가 큰 국가산단·신도시 사업은 용수·전력공급 등 기본적인 사항을 우선적으로 검토한 후 신중하게 사업계획을 발표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국회입법조사처(처장 이관후)는 13일 이같은 내용이 담긴 '발전용댐 용수 활용을 위한 입법 및 정책 과제'라는 제목의 '이슈와 논점' 보고서를 발간했다.

이번 보고서는 현재 정부(환경부)의 ‘발전용댐 용수를 활용한 용인 국가산단 물공급 방안’을 효율적으로 추진하기 위한 입법 및 정책 과제를 제안하기 위한 목적으로 작성됐다.

이에 따르면, 2023년 3월 정부는 15개 국가첨단산업단지 조성계획을 발표했으며, 이 중 세계 최대 규모의 반도체 메가클러스터가 조성될 용인 국가산단 운영에 필수요소인 공업용수가 부족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리고 현재 환경부는 용인 국가산단 용수공급을 위한 대책으로 하수재이용 및 화천댐(북한강) 발전용수 활용 방안을 수립·추진 중이다.

이와 관련 보고서는 기존의 국가·지자체가 소유한 다목적댐·용수전용댐을 통한 용수공급과는 달리, 한국수력원자력이 소유한 화천댐 용수를 용인 국가산단으로 공급하기 위해서는 현행 법·제도상의 검토가 필요해 보인다고 밝혔다.

먼저, 화천댐 등 남한강·북한강에 대규모 댐이 다수 위치한 강원도는 상수원 수질보호를 위한 다양한 규제로 개발이 제한되는 등 불이익을 받는 상황에서, 하천수 사용료는 댐 하류지역인 경기도에서 징수하게 돼 있어 댐 상·하류지역 간 불화가 발생할 소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한수원과 한국수자원공사는 동일하게 댐을 운영해 용수를 공급하게 되는데, 다목적댐을 운영하는 수공은 댐건설관리법에 따라 사용료를 받지만, 발전용댐을 운영하는 한수원은 관련 규정 미비로 사용료를 받을 수 없어 형평성에 어긋난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발전용댐은 다목적댐과 달리 관리규정을 제정·준수할 의무가 없기에 용수공급을 위한 상시방류 등 댐 운영방식을 담보하기 어려운 상태이며, 국가산단 지정에 앞서 운영에 필수요소인 용수공급가능량에 대한 검토가 이뤄지지 않아 절차상 문제가 있다고 분석했다.

보고서는 이같은 문제점을 해소하기 위한 입법 및 정책 개선방안으로 첫째, 하천수 사용료를 유역면적, 하천연장, 유역 내 산림면적 등 하천수량의 기여 정도를 고려해 지자체별로 징수·배분하는 방법과 한수원과 수공 등 댐용수 공급자 간의 형평성을 고려한 보상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특히 화천댐 용수공급과 관련된 환경부·홍수통제소, 산자부·한수원, 강원도, 경기도 등 이해당사자 간 협의를 기반으로 정책을 추진해야 한다는 조언이다.

둘째, 화천댐의 지속적이고 안정적인 물공급을 위해 하천관리청이 아닌 자가 하천시설을 설치할 때도 공공의 이익을 위해 필요한 경우, 하천관리청이 해당 시설을 설치한 자에게 관리규정을 정하게 할 수 있는 법적 근거를 '하천법'에 마련하는 방안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국회입법조사처는 이어 경제적 파급효과가 큰 국가산단·신도시 사업은 용수·전력공급가능량 등 기본사항을 우선 검토한 후 신중히 사업계획을 발표해야 하며, 용인 국가산단을 무리 없이 조성하기 위해서는 이해당사자 간 협의를 조속히 진행하고, 관련 규정을 정비하는 등 정부의 대책 마련이 시급해 보인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