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소향의 청년칼럼] 청년밥상

[ 대구일보 ] / 기사승인 : 2024-02-05 15:38:05 기사원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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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밥상

김소향 수성함께돌봄협동조합이사장 맘쓰랩대표
김소향 수성함께돌봄협동조합이사장 /맘쓰랩 대표

아이들을 키우는 내 삶은 밥으로 점철되어 있다. 눈뜨면 밥해야하고 눈뜨면 밥을 먹어야 하는 아이들만 셋, 주말에 돌밥돌밥돌밥 하고 나면 평일에 하루 한끼 학교에서 주는 급식이 너무 고맙다. 초중고 무상급식이 실현된 지금 아이들의 평일 학교 급식은 복지를 넘어 밥상머리 교육이 확장되었다.

그렇다면 우리들의 청년 끼니는 누가 챙겨줄까? 한창 먹을 때인 청년 시기인데 꿈을 위해 굶으며 버티는 청년 빈곤 대상들이 37%라는 통계가 와 닿았다. 한 달 생활비 중 청년들이 가장 많이 지출하는 항목 1순위인 주식비, 하지만 제일 많이 줄어들고 있는 항목 또한 주식비이다.

아니 요즘에 굶는 청년들이 있어? 라고 말한다면 오산이다. 선진국 대열로 들어선다 하지만 빈부격차는 더 확장되고 있는 대한민국에서 오늘 이 시간에도 배고픔을 잊으려 잠을 청하는 청년들이 있다.

식품영양 전문가들은 영양 불균형의 새로운 사각지대로 저소득층 20대 청년들을 꼽았다.

독립한 청년들의 경우 식습관이 좋지 않은 경우가 많고, 여기에 경제력까지 낮으면 건강을 해칠 최악의 식단을 피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고물가가 이어지고 있는 요즘 청년들은 점심식사 비용으로 평균 7천761원을 지출한다고 한다. 5년 전보다 24.6%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구내식당을 이용하거나 편의점 도시락을 싸오는 경우까지 포함된 수치로, 학교 근처 식당에서 사먹는 경우 평균 점심값은 9천289원 이라고 하지만 이것은 어디까지나 통계 일 뿐 요즘 만원 이하 식사를 주변에 찾아 보는게 쉽지 않은 시국이다.

이런 와중에 반가운 기사가 눈에 띄었다. 이름하여 ‘청년밥상문간’ 밥심(心)으로 청년을 위로하기 위해 이문수 신부님이 서울에서 운영중인 식당이다. 청년들이 언제나 배불리 밥 먹고 힘냈으면 좋겠다는 바람으로 단돈 3천원짜리 김치찌개 식당을 운영 중이라고 한다.

스타트업 식사는 하셨습니까?줄여서 스밥의 모임도 국내 최장수 엑셀러레이터인 크립톤 양경준 대표를 필두로 시작되어 재단법인 헤이스타트업으로 이어진 프로그램으로 초기 스타트업 청년 창업가의 식사를 걱정하고 성공한 창업가와 식사자리를 마련해 멘토링과 네트워킹을 넓히는 프로젝트이다.

국내 굴지의 대기업 총수들이 모인 전경련에서 고등학생, 대학생, 사회 초년생들과 한국판 ‘버핏과의 점심식사’를 한다는 소식도 반가웠다.

기업 회장님들이 청년층의 사회구조적 문제 등에 대한 고민을 청년들의 목소리로 직접 경청하고 경제계가 이를 해결해줄 수 있는 사업, 솔루션 등을 함께 모색한다는 취지여서 청년층에게도 기업의 당사자들에게도 상생이 되는 행사여서 반가웠다.

청년들의 식사를 챙기려는 노력들이 많아지는데 우리 대구경북 지역에서는 이 소식이 들리지 않는다.

늘 어린이들의 급·간식만 챙겼는데, 올해에는 청년들과 함께 배부르게 ‘따순 밥’ 먹는 행사를 꼭 기획해봐야겠다.

최미화 기자 cklala@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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