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세시대, 오랫동안 편히 숨쉬려면

[ 대구일보 ] / 기사승인 : 2024-02-04 14:00:21 기사원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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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대병원 박지은 교수
건강하고 활기찬 ‘백세시대’를 살아가기 위해서 오랫동안 편안하게 숨을 쉬는 것은 가장 기본적인 요소 중 하나일 것이다. 국내 65세 이상 인구 4명중 1명이 앓고 있을 정도로 흔한 질병인 만성폐쇄성폐질환은 ‘숨쉬기’라는 아주 당연하면서도 간단한 신체활동을 어렵게 만들어 우리의 일상생활을 제한하고 삶의 질을 저하시키는 질병이다.

만성폐쇄성폐질환이라는 병명은 어렵게 들리지만 말 그대로 풀어서 보면 장기간에 걸쳐 (만성) 기도가 좁아지는 (폐쇄성) 폐질환 이라는 뜻이다. 즉, 담배나 유해한 공기로 인해 숨을 쉬는 기관지와 폐에 만성 염증이 발생하여 다른 사람보다 폐가 더 빨리 늙어가는 질환이다. 가장 흔한 원인은 흡연이다. 약 20~30% 정도에서는 담배를 피지 않더라도 실내외 대기오염이나 유해가스의 직업적 노출 또는 감염 등에 의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높은 유병률에 비해 턱없이 낮은 인지도

만성폐쇄성폐질환은 세계보건기구에서 발표한 전세계 10대 사망원인 중 심혈관질환과 뇌졸중에 이어 3위에 오를 정도로 심각한 사회경제적 문제를 야기하는 질병이다. 우리나라에서는 40세 이상에서 12.7%, 65세 이상에서 25.6% 가 만성폐쇄성폐질환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조사되었고 남성일수록 그리고 나이가 많을수록 유병률이 높아져 70세 이상 남성에서는 두 명 중 한 명이 앓고 있을 정도로 아주 흔한 질병이다. 하지만, 실제 자신이 만성폐쇄성폐질환이 있다고 인지하고 있는 사람의 비율은 2.8%에 불과하며 그 중 일부만이 치료를 받고 있어 질환의 심각성에 비해 아직 잘 알려져 있지 않은 질병이라 할 수 있다.

◆ 기침, 가래, 호흡곤란 지속되면 의심

만성폐쇄성폐질환의 대표적인 증상은 오래 지속되는 기침, 계속되는 가래, 계단을 오르거나 걸을 때 심해지는 호흡곤란이다. 일부에서는 쌕쌕거리는 천명음이 동반될 수 있고 감염이 동반된 경우 급격한 호흡곤란의 악화를 경험할 수도 있다. 하지만 기침과 가래는 기관지 천식, 폐렴, 기관지확장증 등 다른 질환에서도 나타날 수 있는 증상이며 폐기능이 50% 이상 소실되기 전까지는 호흡곤란 증상이 나타나지 않아 병원을 일찍 찾는 경우가 많지 않다. 가능한 조기에 진단을 받고 치료와 관리를 서두를수록 삶의 질이 높아지고 사망률을 낮출 수 있으므로, 흡연력이 있거나 숨이 차는 느낌이 조금이라도 있다면 병원을 방문하여 진단을 위한 폐기능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좋겠다.

◆가장 중요한 예방·치료법은 ‘금연’

만성폐쇄성폐질환을 예방하고 진행을 막기위한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금연이다. 흡연을 지속할 경우 폐기능이 나빠지는 것을 막을 수 없고 이미 파괴된 폐는 정상으로 되돌릴 수 없으므로 나이에 상관없이 반드시 담배를 끊어야 한다. 약물적 치료로는 기관지 확장제 계열의 흡입제를 사용하는데, 흡입제는 이 병의 치료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므로 처방 받은 약을 규칙적으로 올바르게 사용하여야 한다. 그 외에도, 실내외 공기오염 피하기, 독감과 폐렴구균 예방접종 받기, 규칙적인 운동하기 등의 생활 수칙을 지키는 것이 권유된다.

신헌호 기자 shh24@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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