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험천만 쓰레기 선별장, 열악한 노동환경

[ 환경일보 ] / 기사승인 : 2025-04-21 22:05:25 기사원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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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일보] 4월22일 지구의 날을 맞아 여성환경연대는 자원순환을 책임지는 재활용 선별노동자의 노동 안전 실태를 조명하는 보고서를 발간했다.



이번 조사는 2024년 6월부터 7월까지 약 두 달간 전국 생활폐기물 자원순환 시설에서 6개월 이상 근무한 선별노동자 77명을 대상으로 실시됐으며, 설문조사와 문헌 분석을 통해 재활용 선별 현장의 건강·안전 문제를 종합적으로 분석했다.



조사 결과, 재활용 선별노동자는 94.8%가 여성, 85.7%가 50대 이상 중장년층으로 평균 근속 연수는 6.2년, 평균 임금은 239.4만원으로 나타났다.



2009~2019년 동종 업종(폐기물처리 및 원료 재생, 환경복원업) 종사자의 평균 근속연수 47.3년에 비해 선별원은 86.8% 짧게 근속하고 있어 선별원의 열악한 노동조건과 임금, 고용형태에 대한 점검 필요성이 확인됐다.




재활용 선별노동자는 94.8%가 여성, 85.7%가 50대 이상 중장년층으로 평균 근속 연수는 6.2년, 평균 임금은 239.4만원으로 나타났다. /사진제공=여성환경연대, 촬영:손용훈)
재활용 선별노동자는 94.8%가 여성, 85.7%가 50대 이상 중장년층으로 평균 근속 연수는 6.2년, 평균 임금은 239.4만원으로 나타났다. /사진제공=여성환경연대, 촬영:손용훈)




한편, 2021년 고용노동부가 산업재해율이 높은 폐기물처리업에 대해 사망사고 위험경보를 발령했음에도 불구하고 선별장 곳곳에서는 여전히 안전시설 미비로 인한 치명적 사고 위험이 확인됐다.



작업 중 설비에 끼여 사망에 이를 수 있는 중대재해와 직결되는 안전시설에 대해 응답자들은 ▷‘이물질 제거 작업 전 가동을 멈추지 않는다’(15.6%) ▷‘안전덮개가 설치되지 않았다’(15.6%) ▷‘건널 다리를 이용하지 않는다’(35.1%)라고 답했다.



선별원들은 먼지·분진(87.3점), 악취(86.0점), 더위/추위(85.2점), 소음(82.6점) 등 다양한 유해요인에 노출돼 있었으며 이로 인한 호흡기 및 근골격계 질환의 위험성도 높았다.



▷손/손목(68.8%) ▷어깨(61%) ▷허리(54.5%) ▷팔꿈치(48.1%) 등 통증이 1주일 이상 계속되는 비율도 높았고 지속적인 통증으로 인해 37.7%의 응답자는 4일 이상 치료를 받았으나, 산재 인정 절차의 복잡성과 불이익 우려로 인해 산재 신청을 한 경우는 24.1%에 그쳤다.



조사에 응한 선별원 전원이 업무 중 찔리거나 베인 경험이 있으며 원인으로는 ▷유리 조각(44.2%) ▷주삿바늘 및 의료용품(24.2%) 등이 지목됐다.



응답자는 ▷오염물 전용 집게(85.7%) ▷찔림·절단보호 장갑(33.8%) ▷보안경·안면 보호구(36.4%) 등이 지급지 않았다고 답해, 사고를 예방하기 위한 기본적인 보호구조차 지급되지 않고 있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한편, ▷샤워실의 성별이 분리되지 않은 경우(15.6%)도 있었고 ▷환기 부족 및 유해물질 노출 우려가 있는 휴게 공간도 보고됐다. 이는 단순한 편의시설 부족을 넘어, 노동자의 건강권과 존엄성까지 위협하는 문제라는 지적이다.



여성환경연대 안현진 여성건강팀장은 “자원순환은 기후위기 대응의 핵심 전략이며, 그 중심에 있는 재활용 선별원의 노동환경 개선은 노동권 보장을 넘어 지속가능한 사회로 가는 길목에서 반드시 해결돼야 할 과제”라며 고령의 여성 노동자들이 다수 근무하는 재활용 선별시설에 대한 관심을 촉구했다.



보고서를 발간한 여성환경연대는 재활용 선별원의 건강과 안전을 확보하기 위해 ▷폐기물관리법 제·개정을 통한 보호구 지급 등 안전기준 마련 ▷지자체 생활폐기물 처리시설 직접 운영 및 고용을 통한 불안정한 노동조건 개선 ▷노동환경 및 안전에 대한 정기적인 실태조사 및 노동환경에 대한 관리·감독 체계 마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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