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조건 이겨야 된다는 마음, 더 집중되고 여유 있었다”…PS 데뷔전서 승리 따낸 LG 손주영의 당찬 한 마디 [준PO3 인터뷰]

[ MK스포츠 야구 ] / 기사승인 : 2024-10-09 05:40:01 기사원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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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조건 이겨야 된다는 마음이 있었다. 긴장되거나 이런 상황보다는 설렜다. 더 집중이 되고 여유가 있었다.”

개인 첫 포스트시즌 등판에서 손주영(LG 트윈스)이 쾌투를 선보일 수 있었던 배경에는 두둑한 배짱이 있었다.

염경엽 감독이 이끄는 LG는 8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24 프로야구 KBO 포스트시즌 준플레이오프(5전 3선승제) 3차전에서 이강철 감독의 KT위즈를 6-5로 눌렀다.





정규리그 3위(76승 2무 66패)의 자격으로 준플레이오프에 직행한 뒤 이번 경기 전까지 시리즈 전적 1승 1패를 기록했던 LG는 이로써 플레이오프 진출의 절대적으로 유리한 고지에 오르게 됐다. 역대 5전 3선승제 준플레이오프에서 양 팀이 1승 1패로 맞이한 사례는 6번 있었는데, 이중 3차전 승리 팀이 모두 플레이오프행 티켓을 거머쥔 바 있다.

좌완 손주영의 역투가 눈부신 경기였다. 3회말 2사 상황부터 선발투수 최원태를 구원 등판한 그는 8회말까지 쾌투하며 LG의 승리에 앞장섰다. 최종 성적은 5.1이닝 2피안타 7탈삼진 무실점.

이날 결과로 손주영은 포스트시즌 데뷔전에서 승리를 따낸 역대 42번째 토종 투수로 이름을 남기게 됐다. LG로 범위를 좁히면 1990년 한국시리즈 1차전(VS 삼성 라이온즈) 김용수, 1990년 한국시리즈 3차전(VS 삼성) 김기범, 1998년 준플레이오프 2차전(VS OB 베어스) 최향남, 2014년 준플레이오프(VS NC 다이노스) 윤지웅 이후 5번째다. 당연히 3차전 데일리 MVP의 영예 또한 손주영에게 돌아갔다.



경기 후 염경엽 감독은 “(손)주영이가 오늘 최고의 활약을 했다. 롱릴리프로서 자기 역할을 잘 해줬다. 완벽한 피칭을 해주면서 승리의 발판을 마련했다. 9회까지 생각했는데 RPM이 떨어지는 것을 확인했다. 짧은 이닝을 주문했는데, 긴 이닝을 끌고갔다”고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손주영은 “(경기 전 선발투수인 최원태 형과 함께 이 경기를 끝내고 싶다 했는데) 벤치에서 바꾸자 했다. 벤치 말을 들을 수 밖에 없었다”며 “(경기 막판 RPM이 떨어졌다는) 그런 느낌은 없었다. 오히려 감각적으로는 더 좋아지고 있다 느꼈다”고 이야기했다.

3회말 2사 1, 2루에서 처음 마운드에 올랐던 손주영은 김상수에게 1타점 좌전 적시타를 맞으며 불안하게 출발했다. 본인의 자책점은 아니었지만, 흔들릴 수도 있었을 터. 하지만 손주영은 무너지지 않았다.

그는 “갑작스럽게 올라갔다. 주자도 있었다. (최)원태 형의 실점을 못 막아 아쉬웠다”면서도 “1점 차로 지고 있었지만, 7회까지 막으면 승산이 있겠다 생각했다”고 밝혔다.



무엇보다 첫 포스트시즌 출전에서 이뤄낸 결과라 더 값진 성과다. 손주영은 LG가 통합우승을 차지했던 지난해 한국시리즈 엔트리에 포함됐지만, 단 한 경기에도 나서지 못했다. 그러나 이 경험은 그를 더 단단하게 만들었다고.

손주영은 “무조건 이겨야 된다는 마음이 있었다. 그래서 더 좋았던 것 같다”며 “지난해 한국시리즈에 던지지는 않았지만 경험이 있었다. 긴장되거나 이런 상황보다는 설렜다. 더 집중이 되고 여유가 있었다”고 두 눈을 반짝였다.



2017년 2차 1라운드 전체 2번으로 LG의 부름을 받은 손주영은 올해 LG의 히트 상품이다. 지난해까지 1군 통산 22경기(65.2이닝)에서 2승 6패 평균자책점 6.99를 올리는데 그쳤지만, 올해 LG의 토종 에이스로 성장했다. 올 시즌 성적은 28경기(144.2이닝) 출전에 9승 10패 1홀드 평균자책점 3.79였다.

그러나 올해 KT전 성적은 좋지 못했다. 세 차례 만나 2패 평균자책점 6.19로 다소 아쉬운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이날은 달랐다. 효과적으로 KT 타선을 봉쇄하며 LG에 귀중한 승리를 선사했다.

그는 “안 좋았던 것은 전반기 2경기다. 후반기에는 퀄리티스타트(선발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도 했다. 와일드카드전에서도 곽빈(두산 베어스)이 KT에 강하다 했는데 고전했다. 벤자민(KT)도 두산에 약하다 했는데 잘 던졌다”며 “단기전이라 신경쓰지 않았다.제 공에 대한 믿음도 있었던 것 같다”고 고개를 끄덕였다.

LG가 2위 삼성 라이온즈(78승 2무 64패)가 기다리고 있는 플레이오프에 진출할 경우 손주영은 다시 ‘본업’인 선발투수로 돌아간다. 손주영은 “감독님께서 플레이오프 가면 선발한다고 미리 말씀해주셨다”며 준플레이오프가 5차전에 갈 경우 다시 등판할 수 있냐는 취재진의 발언에는 “나갈 수 있다. 던질 수는 있는데, 오늘 같은 공은 안 나올 수도 있다”고 재치있게 답했다.



[수원=이한주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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