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진만 감독이 이끄는 삼성 라이온즈는 지난 2일부터 4일까지 진행된 SSG 랜더스와 주말 홈 3연전 스윕에 성공했다. SSG전 스윕은 SSG가 SK 팀명을 사용하던 2020년 6월 30일~7월 2일 대구 시리즈 이후 처음이다.
스윕의 결정적인 역할을 한 선수, 많은 이들은 이 선수를 뽑는다. 바로 원태인이다. 2일 선발로 나선 원태인은 1회 한유섬에게 스리런포를 맞으며 시작했으나 이후 8이닝을 단 한 점도 내주지 않았다. 9이닝 5피안타 1피홈런 1사사구 6탈삼진 3실점 완투에 성공했다.
특히 9회 2아웃 2, 3루에서 한유섬을 끝으로 루킹 삼진과 함께 이날 27번째 아웃카운트를 잡은 뒤 포효와 함께 라팍을 찾은 홈 팬들의 환호를 이끌어내는 제스처로 많은 박수를 받았다.
사실 9회말 공격 전까지만 하더라도 완투승이 아닌 완투패 위기에 놓여 있었다. 팀이 2-3으로 밀려 있었기 때문. 하지만 타자들이 포기하지 않았다. 9회말 1사에서 이성규의 동점 솔로포가 터졌고, 이후 2사 만루에서 상대 이로운의 끝내기 폭투로 기적 같은 4-3 역전승을 챙겼다.
원태인은 이날 승리로 시즌 10승에 성공했다. 2021시즌 14승, 2022시즌 10승에 이어 개인 통산 세 번째 두 자릿수 승수 달성.
경복중-경북고 졸업 후 2019 1차지명으로 삼성에 입단한 원태인은 데뷔 시즌부터 꾸준하게 선발 로테이션을 돌았다.
2019시즌 26경기 4승 8패 2홀드 평균자책 4.82, 2020시즌 27경기 6승 10패 평균자책 4.89를 기록한 원태인은 2021시즌 26경기 14승 7패 평균자책 3.06으로 데뷔 첫 두 자릿수 승수와 함께 커리어 하이를 작성했다. 2022시즌에도 27경기 10승 8패 평균자책 3.92, 2023시즌에는 승운이 따르지 않아 7승(7패) 밖에 거두지 않았지만 평균자책점이 3.24로 준수했다.
올 시즌에는 20경기 10승 5패 평균자책 3.49. 다승 공동 2위, 평균자책 5위.
원태인은 데뷔 후부터 현재까지 리그에서만 839.1이닝을 소화했다. 이 기간, 토종 투수 가운데 누적 이닝 1위. 지난 7월 27일 대구 KT전에서는 6시즌 연속 100이닝을 던지는 데 성공했다. KIA 타이거즈 양현종이 830.2이닝으로 2위. 또한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3자책점 이하) 72회로 양현종(79회)에 이어 토종 2위다.
꾸준하게, 건강하게 선발 로테이션을 소화하고 있다는 증거다.
7월 27일 대구 KT전 끝나고 만났던 원태인은 “6시즌 연속 100이닝을 채웠는데 은퇴할 때까지 많은 이닝을 소화하고 싶다. 그래서 양현종 선배님이 대단하다는 것을 느낀다”라며 “선발 투수 역할이 나에게는 너무나도 재밌다. 어릴 때부터 꿈꿨던 삼성의 선발 투수다. 이 자리를 놓치고 싶지 않은 마음이 크다”라고 했었다.
그러면서 “7월 13일 잠실 두산전에서 1회 내려간 이후 생각이 많이 바뀌었다. 팬들이 많이 찾아와 주시는 만큼, 좋은 모습을 보이고 재밌는 경기를 보여드리고 싶은 마음이 더욱 커졌다. 그런 생각을 하면서 구위도 회복하고 조금씩 내 모습이 나오고 있다”라고 이야기했다.
경기 초반 내주는 실점만 줄인다면 박진만 감독은 원태인이 더 좋은 기록을 보일 수 있을 거라 확신했다. 데뷔 후 지금까지 1~3회 피안타율이 0.269, 4~6회 피안타율 0.264와 차이가 있다. 또 홈런도 1~3회에 43개나 맞았다. 경기 초반의 어려움만 극복한다면 더 많은 승수, 이닝을 소화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110구 완투승으로 2년 만에 10승을 챙긴 원태인은 이제 15승에 도전한다. 원태인이 승리가 쌓여갈수록 삼성의 순위도 높아질 것이다. 어릴 적 꿈을 이루며 행복한 시즌을 보내고 있는 원태인의 올 시즌을 기대해 보자.
[이정원 MK스포츠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