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양=국제뉴스) 이정주 기자 = "지옥에서 천국으로." PBA 팀리그 역사상 가장 드라마틱한 우승 스토리가 탄생했다. 지난 3라운드에서 '9전 전패'라는 충격적인 성적표를 받아들며 최하위로 추락했던 크라운해태가, 4라운드에서 거짓말처럼 환골탈태하며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24일 경기도 고양시 '고양 킨텍스 PBA 스타디움'에서 열린 '웰컴저축은행 PBA 팀리그 2025-2026' 4라운드 최종일, 크라운해태는 휴온스에 3-4로 패했지만, 경쟁자 SK렌터카 역시 하이원리조트에 3-4로 덜미를 잡히며 승점 19점으로 최종 우승을 확정 지었다.
이로써 크라운해태는 2023-24시즌 이후 2년 만에 라운드 우승을 차지하며 이번 시즌 4번째 포스트시즌(PS) 진출 티켓의 주인공이 됐다. 직전 라운드 꼴찌 팀이 바로 다음 라운드 우승을 차지한 것은 PBA 팀리그 출범 이래 최초의 사건이다.


# '반등의 열쇠' 마르티네스... "나도 팀리그 사나이다"
'기적 같은 V자 곡선'의 중심에는 에이스 다비드 마르티네스(스페인)가 있었다.
그간 개인 투어 성적(통산 다승, 상금 1위)에 비해 팀리그에서 다소 기복을 보였던 마르티네스는 이번 4라운드에서 완전히 다른 선수가 됐다. 총 15세트(단식 9, 복식 6)에 출전해 11승 4패(승률 73.3%)라는 뛰어난 성적을 남겼다. 특히 고비 때마다 팀을 구해내며 라운드 MVP(상금 100만 원)까지 거머쥐었다.
마르티네스의 부활은 기록으로 증명된다. 2라운드 승률 26.7%(4승 11패), 3라운드 47.1%(8승 9패)에 그치며 팀 부진의 원인으로 지목되기도 했지만, 4라운드에서는 AVG2.705로 전체 1위에 오르는 등 '팀리그 사나이' 에디 레펀스(SK렌터카)에 버금가는 파괴력을 뽐내며 팀을 정상으로 이끌었다.


# 백민주-김재근-히가시우치... '완벽했던 조연들'
에이스만 빛난 게 아니다. 크라운해태의 우승은 완벽한 '신구 조화'의 승리였다.
백민주와 주장 김재근은 각각 10승 5패(66.7%), 10승 6패(62.5%)를 기록하며 마르티네스와 함께 '승리 트로이카'를 구축했다. 특히 백민주는 승부처였던 7일 차 하나카드전에서 '여제' 김가영을 꺾는 등 결정적인 순간마다 해결사 본능을 뽐냈다.
숨은 공신도 있다. 바로 히가시우치 나쓰미다. 주전 임정숙이 3승 7패로 주춤할 때, 히가시우치는 6승 1패라는 '알토란' 활약으로 그 공백을 완벽히 메웠다. 시즌 전체 승률 60.9%(14승 9패)로 팀 내 1위를 달리고 있는 그는, 적재적소에 투입되어 팀의 허리를 든든히 지켰다. 주장 김재근이 우승 소감으로 밝힌 "소통을 통한 원팀(One Team)"이 빈말이 아니었음을 증명한 대목이다.
# 'PS 티켓' 전쟁 2막... "남은 자리는 단 하나"
크라운해태의 우승으로 이번 시즌 포스트시즌 진출팀은 하나카드(1R), 웰컴저축은행(2R), SK렌터카(3R), 크라운해태(4R) 등 4개 팀으로 늘어났다. 이제 남은 티켓은 단 1장. 내년 1월 3일 재개될 5라운드는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한 '생존 게임'이 될 전망이다.
우선 '파이널 직행'이 걸린 정규리그 종합 1위 싸움이 점입가경이다. 1위 하나카드(70점)를 필두로 2위 SK렌터카(69점), 3위 웰컴저축은행(62점)이 촘촘한 간격을 유지하고 있어 마지막까지 안심할 수 없다.

PS 티켓을 확보하지 못한 하이원리조트(4위), 하림(5위), 우리금융캐피탈(6위), NH농협카드(7위), 휴온스(8위), 에스와이(9위) 등 6개 팀에게는 5라운드 우승만이 살길이다. 만약 기존 우승팀(하나, 웰컴, SK, 크라운) 중 한 팀이 5라운드를 제패할 경우, 남은 한 장의 티켓은 '종합 순위 차순위' 팀에게 돌아간다.
3라운드 꼴찌에서 4라운드 챔피언으로 우뚝 선 크라운해태의 드라마는 끝났다. 이제 팬들의 시선은 마지막 5라운드, '최후의 승자'를 가릴 운명의 1월로 향하고 있다.
한편, PBA는 오는 29일부터 고양 킨텍스 PBA 스타디움에서 시즌 여덟 번째 투어인 '하림 PBA-LPBA 챔피언십'을 개최하며 팀리그의 열기를 이어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