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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공연은 화려한 옷을 입은 20여 명 출연진의 춤사위와 대무녀의 제사 의식으로 시작됐다.
“왕이 아니지만, 왕의 얼굴을 갖고 태어나 왕으로 죽은 자.”
1부는 신숭겸 장군(윤형렬 배우)과 왕건(윤진웅 배우)의 만남, 폭군 궁예를 처단하기까지를 다룬다.
동네 사람들의 사랑을 듬뿍 받으며 남다르게 자란 신숭겸의 탄생부터 어른으로 성장하기까지 귀에 익는 뮤지컬 넘버를 선사한다. 이후 폭군 궁예가 가혹한 폭정을 실시하면서 백성들이 하루하루 힘든 생활을 보내는 모습을 현실감 있게 그려낸다.
궁예(권상석 배우)가 등장하면서 긴장감은 고조된다. 권력이 뺏길까 전전긍긍하며 ‘관심법’으로 사람들을 목숨을 없앤 궁예의 위협적인 목소리는 으스스한 분위기를 만들어내고 무대를 집중시킨다. 특히 긴장감 속에서 궁예를 뒤로한 미디어아트와 인터랙티브 영상 기술을 접목한 해골 영상 등은 관전 포인트다.
극 중간중간에는 대무녀가 등장해 스토리 설명을 더하며 관객들의 이해도를 높이기도.
전개는 숨 가쁘게 이어진다. 백성까지 사냥하는 궁예의 모습과 궁예 때문에 죽은 신숭겸의 어머니. 거기에 충격을 받은 왕건과 신숭겸 장군은 ‘세상을 바꾸자’는 뜻을 함께하며 손을 잡고, 신숭겸은 왕건에게 황금 투구를 선물하고, 궁예를 몰아내기에 성공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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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건은 고려에 쳐들어올 기회만 엿보던 견훤의 함정에 빠지게 되면서 죽을 위험에 처한다. 신숭겸은 왕건을 살리기 위해 왕건의 반대에 무릅쓰고, 왕건의 황금투구를 뺏어 쓰고, 옷을 바꿔입는 등 신분을 바꾸는 위장을 해 왕건 대신 죽음을 맞이한다.
이후 전쟁 중 유일하게 머리 잘린 시신을 찾게 되고, 머리는 골든마스크로 대체해 매년 제사를 지내온 대무녀의 의식으로 장면은 전환된다.
극의 피날레는 태조 왕건이 견훤에 쫓겨 목숨이 위태로울 때 신숭겸 등 8명의 충신이 목숨을 바쳐 그들의 공을 기린다는 ‘팔공산’ 이름의 기원과 이를 기리는 무녀의 설명과 춤으로, 공연은 수미상관을 이루며 막을 내린다.
이날 공연을 찾은 관객 이씨는 “극 중 인터랙티브한 영상은 무대 전환을 발 빠르게 이루면서 극에 더욱 몰입하게 했다”며 “장절공 신숭겸에 대한 충심을 다시 한 번 상기시킬 수 있었다”고 소감을 말했다.
구아영 기자 ayoungoo@idaegu.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