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 리뷰)신숭겸 장군 스토리텔링화 뮤지컬 골든마스크…“탄탄한 스토리에 화려한 영상미까지 호평”

[ 대구일보 ] / 기사승인 : 2024-03-03 14:24:49 기사원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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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골든마스크 공연이 끝나고, 커튼콜에서 배우들이 관객들에게 화답하고 있다. 구아영 기자
지난달 29일 오후 7시30분 아양아트센터 아양홀 안. 공연장에는 전석 무료로 관람객들에게 처음 공개된 팔공산과 대구시 기념물 1호 신숭겸 장군을 스토리텔링화한 뮤지컬 ‘골든마스크’를 보러 온 관람객들로 북적였다.

이날 공연은 화려한 옷을 입은 20여 명 출연진의 춤사위와 대무녀의 제사 의식으로 시작됐다.

“왕이 아니지만, 왕의 얼굴을 갖고 태어나 왕으로 죽은 자.”

대무녀 역을 맡은 김송이 배우의 호소력 짙은 목소리에 관객들의 호기심은 높아졌다. 대무녀는 고려의 개국공신 신숭겸 장군의 공을 그리는 이야기를 전개해나가며, 장면은 전환됐다.

1부는 신숭겸 장군(윤형렬 배우)과 왕건(윤진웅 배우)의 만남, 폭군 궁예를 처단하기까지를 다룬다.

동네 사람들의 사랑을 듬뿍 받으며 남다르게 자란 신숭겸의 탄생부터 어른으로 성장하기까지 귀에 익는 뮤지컬 넘버를 선사한다. 이후 폭군 궁예가 가혹한 폭정을 실시하면서 백성들이 하루하루 힘든 생활을 보내는 모습을 현실감 있게 그려낸다.

궁예(권상석 배우)가 등장하면서 긴장감은 고조된다. 권력이 뺏길까 전전긍긍하며 ‘관심법’으로 사람들을 목숨을 없앤 궁예의 위협적인 목소리는 으스스한 분위기를 만들어내고 무대를 집중시킨다. 특히 긴장감 속에서 궁예를 뒤로한 미디어아트와 인터랙티브 영상 기술을 접목한 해골 영상 등은 관전 포인트다.

역사적 사실을 기반으로 한 왕건과 신숭겸 장군의 운명적 만남도 눈여겨 봐진다. 신숭겸의 활 솜씨에 크게 감탄하며, 그의 능력을 남달리 보고 왕건의 구애는 시작되고 인간적인 우정을 나누는데 커튼 등을 활용한 무대의 전환은 관객들에게 지루함을 느낄 틈 없이 볼거리를 더한다.

극 중간중간에는 대무녀가 등장해 스토리 설명을 더하며 관객들의 이해도를 높이기도.

전개는 숨 가쁘게 이어진다. 백성까지 사냥하는 궁예의 모습과 궁예 때문에 죽은 신숭겸의 어머니. 거기에 충격을 받은 왕건과 신숭겸 장군은 ‘세상을 바꾸자’는 뜻을 함께하며 손을 잡고, 신숭겸은 왕건에게 황금 투구를 선물하고, 궁예를 몰아내기에 성공하는데.

커튼콜에서 배우들이 관객들에게 화답하고 있다.
2부는 충신 신숭겸 장군이 왕건을 대신해 죽기까지의 이야기를 감명깊게 다룬다.

왕건은 고려에 쳐들어올 기회만 엿보던 견훤의 함정에 빠지게 되면서 죽을 위험에 처한다. 신숭겸은 왕건을 살리기 위해 왕건의 반대에 무릅쓰고, 왕건의 황금투구를 뺏어 쓰고, 옷을 바꿔입는 등 신분을 바꾸는 위장을 해 왕건 대신 죽음을 맞이한다.

이후 전쟁 중 유일하게 머리 잘린 시신을 찾게 되고, 머리는 골든마스크로 대체해 매년 제사를 지내온 대무녀의 의식으로 장면은 전환된다.

극의 피날레는 태조 왕건이 견훤에 쫓겨 목숨이 위태로울 때 신숭겸 등 8명의 충신이 목숨을 바쳐 그들의 공을 기린다는 ‘팔공산’ 이름의 기원과 이를 기리는 무녀의 설명과 춤으로, 공연은 수미상관을 이루며 막을 내린다.

이날 공연을 찾은 관객 이씨는 “극 중 인터랙티브한 영상은 무대 전환을 발 빠르게 이루면서 극에 더욱 몰입하게 했다”며 “장절공 신숭겸에 대한 충심을 다시 한 번 상기시킬 수 있었다”고 소감을 말했다.

구아영 기자 ayoungoo@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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