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동주는 지난달 25일 KIA전서 4이닝 3실점으로 부진한 투구를 한 뒤 변화를 시도했다. 체인지업 그립을 바꾸는 것이 목표였다.
최원호 한화 감독은 “투수 코치를 통해 문동주의 체인지업 그립에 변화를 주도록 했다. 지금 체인지업은 맞아 나갈 확률이 높다고 생각한다. 좀 더 움직임이 있고 느린 체인지업을 던질 수 있도록 유도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문동주의 체인지업은 어지간한 보통 선수의 패스트볼 보다 빠른 150km대까지 나오는 광속 체인지업으로 관심을 끌었다.
그러나 너무 빠른 것이 탈이었다. 패스트볼과 별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그리고 무브먼트가 너무 작았다. 타자 앞에서 크게 변하지 않았다. 결국 조금 느린 패스트볼이나 마찬가지 구종이 되고 말았다.
문동주의 체인지업은 ‘광속’이라 표현할 만큼 빨랐지만 볼 끝의 변화가 크지 않아 타자들이 패스트볼 타이밍에 스윙이 나오다 자꾸 걸리는 악순환이 이어졌다.
그리고 이제 5일이 흘렀을 뿐이다. 뭔가 새로운 시도를 하기엔 너무 짧은 시간이다.
그러나 문동주라면 이 시간 동안 충분히 다른 결과를 만들 수 있다는 기대를 품게 한다. 처음 체인지업을 익혔을 때도 대단히 이른 시일 내에 문제점을 해결한 바 있기 때문이다.
최 감독은 “체인지업의 움직임이 거의 없다 보니 패스트볼 타이밍에 자꾸 걸리는 현상이 나타났다. 속도는 조금 줄이고 대신 움직임이 생길 수 있는 그립으로 변화를 시도하려고 한다. 일단 다음 등판에서 어떤 모습을 보여줄 것인지 주목하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문동주는 고교 시절만 해도 체인지업을 던지지 않았다. 프로에 와서 처음 익힌 구종이다.
2군에 있을 당시 2군 감독이었던 최원호 감독에게 그립을 배운 뒤 곧바로 자기 공으로 만들었다. 완성까지 사흘 정도만 필요했다.
사흘 훈련하고 익힌 것이 지금의 체인지업이다. 5일이면 역사가 바뀔 수도 있는 시간이라 할 수 있다. 문동주라면 기적같은 습득력을 보여줄 수 있다는 기대를 품게 한다.
문동주가 새로운 체인지업 그립으로 볼 끝의 변화는 심하게 만들고 속도는 떨어트릴 수 있었을까.
일단 1일 대전 키움전이 첫선을 보이는 무대라 할 수 있다.
광속구를 던지는 문동주가 느린 체인지업을 장착하게 되면 더욱 무서운 투수가 될 수 있다. 워낙 빠른 습득력을 가진 선수이기 때문에 빠른 변화에 대한 기대를 갖게 한다.
문동주는 지난 5일 동안 새로운 체인지업을 손에 익힐 수 있었을까. 일단 오늘 경기서 새로워진 체인지업을 처음 선보이게 될 것이다.
문동주의 새로운 체인지업이 잠시 주춤하고 있는 문동주에게 큰 힘을 실어줄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정철우 MK스포츠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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