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백호 연봉 대폭 삭감, kt는 이 계약으로 원칙과 형평성 지켰다

[ MK스포츠 야구 ] / 기사승인 : 2023-01-29 14:41:02 기사원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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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재 타자’로 추앙받던 강백호(24)가 큰 시련을 겪었다. kt의 판단이 정확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kt 위즈는 29일 보도자료를 통해 “2023시즌 재계약 대상자 61명과 연봉 계약을 마쳤다”라고 밝혔다.

엄상백이 팀 내 최고 인상률을 기록하며 8,000만원에서 150% 인상된 2억원에 계약했다. 투수 김민수는 최고 인상액을 기록했다. 1억 1,500만원에서 1억 3,500만원 오른 2억 5000만원(인상률 117.4%)에 계약했다.



그리고 kt와 가장 마지막에 도장을 찍은 강백호는 5억 5천만원에서 47.3%가 삭감된 2억 9,000만 원을 받는다.

강백호는 지난 시즌 두 번의 큰 부상과 함께 커리어로우 시즌을 보냈다. 이렇다 할 활약을 펼치지 못했다.

62경기에 나섰고 타율은 0.245에 58안타 6홈런 29타점이라는 기록을 남겼다. 큰 부상으로 인해 타격 리듬과 밸런스가 깨진 부분이 아쉬웠다.

강백호가 타율 2할 4푼대에 머문 건 당연히 처음이다. 100경기 미만 경기 출전도 처음, 단일 시즌 한 자릿수 홈런-두 자릿수 안타 모두 처음이다. 그만큼 강백호는 부진했다.

강백호는 구단과 삭감 폭을 두고 이견이 있었다. 삭감에는 공감대를 형성했지만, 삭감 폭을 두고 의견을 좁히지 못했다. 가장 마지막으로, 28일 밤에 계약을 체결했다.

29일 오후, kt 선수단은 스프링캠프 훈련지가 있는 미국 애리조나로 떠난다. 강백호는 29일이 아닌 31일에 구단 직원과 함께 미국행 비행기에 오를 예정이다. 1일부터 시작되는 팀 훈련에는 문제없이 합류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연봉 협상은 kt의 원칙이 만든 작은 성과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kt가 선수들에 대한 차별 없이 큰 원칙을 흔들지 않고 지켜나가고 있음을 증명한 계약이었다는 뜻이다.

강백호는 팀의 간판선수다. 매년 연봉 협상에서 그 프리미엄을 충분히 누렸다. 비슷한 수준이면 연차별 최고 기록을 세울 수 있도록 구단이 배려해 왔다.

강백호가 그동안 보여준 것 이상의 연봉을 받을 수 있는 이유였다.

그러나 강백호는 지난 시즌 최악의 시간을 보냈고 팀 공헌도도 떨어졌다. kt는 그에 상응한 금액을 선택했다.

연봉이 절반 가까이 깎였다.

강백호 입장에선 쉽게 받아들이기 어려운 금액이었을 것이다. 늘 훈풍이 불던 연봉 협상 테이블에 찬 바람이 분 것도 이번이 처음이었다.

kt가 원칙을 흔들지 않은 것이 높은 평가를 받는 이유다. 팀을 대표하는 슈퍼스타지만 자신이 한 만큼의 연봉을 받아야 한다는 대쪽 같은 입장을 흔들지 않았다.

자존심을 생각해 삭감 폭을 줄인다거나 하지 않았다. 강백호의 외부 가치가 떨어질 수는 있어도 연봉 협상에서 어려움을 겪은 많은 선수들과 다름없는 선수임을 연봉으로 분명히 했다.

강백호 개인에겐 자존심이 상하는 일이었?지만 팀 kt를 생각해서는 구단의 판단이 옳았다고 할 수 있다. 누구나 원칙에 따라 연봉 협상이 이뤄짐을 분명히 했다고 할 수 있다.

강백호는 이번 연봉 협상을 통해 많은 것을 잃었다. 자존심도 실리도 잃어 버렸다. 그러나 구단은 적지 않은 소득이 있었다. 형평성과 원칙이라는 두 기둥을 든든하게 세웠다. 이번 강백호 계약은 kt라는 구단이 흔들림 없이 팀을 운영하는데 큰 힘이 될 전망이다.

[정철우 MK스포츠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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