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우 이채민이 tvN 토일드라마 ‘폭군의 셰프’에서 절대 미각의 폭군 이헌으로 분해 강렬한 존재감을 증명했다. 압도적 카리스마부터 서늘한 비극성, 설렘을 자아내는 로맨스까지 폭넓은 스펙트럼을 밀도 있게 담아내며 이름 석 자를 확실히 각인시켰다는 평가다.
3·4회 방송에서는 개기일식 날 사냥터에서 마주친 연지영(임윤아)을 궁으로 들인 이헌이 대신들의 거센 반발과 후궁 강목주(강한나)의 모략 속에서도 연지영과 그의 요리에 마음을 여는 서사가 펼쳐졌다.
이헌은 연지영에게서 어머니 폐비 윤씨의 기억을 포개며 궐내 질투와 반대를 무릅쓰고 그를 수라간 대령숙수로 전격 임명, 궁중 권력 지형에 파란을 일으켰다. 이어 강목주의 계략과 인주대왕대비(서이숙)의 시험으로 경합이 벌어지자, 승리한 숙수 한 명만 살리고 나머지는 팔을 자르겠다는 냉혹한 조건을 내걸어 군주의 강단을 드러냈다. 동시에 어머니의 죽음과 연루된 대왕대비를 향한 차가운 태도로 극의 긴장감을 최대치로 끌어올렸다.
국면 전환 역시 이헌이 이끌었다. 자신과 연지영을 둘러싼 모든 판이 강목주의 술수였음을 간파한 뒤 분노로 치닫는가 하면, 폐비 윤씨의 죽음을 추적하던 심복 이장균이 변을 당하자 깊은 내적 혼란에 빠졌다. 술로 마음을 달래던 이헌 앞에 연지영이 나타나고, 과거의 상처와 현재의 감정이 뒤엉킨 눈물의 입맞춤으로 엔딩을 장식하며 멜로 라인에 전율을 더했다.

이 과정에서 이채민은 ‘광기 어린 폭군’과 ‘절대 미각의 미식가’, ‘복수를 품은 아들’과 ‘사랑 앞에서 흔들리는 남자’라는 상반된 결을 정교하게 직조했다. 낮게 깔린 보이스톤과 미세하게 흔들리는 시선 처리, 감정의 고저를 살리는 호흡으로 냉혹함과 권위, 고독과 애틋함을 오가며 캐릭터의 입체감을 완성했다. 특히 낯선 요리에 대한 호기심이 사랑의 감정으로 번져가는 과정을 미각의 언어와 표정의 디테일로 설득력 있게 풀어내 ‘로코의 보석’이라는 반응을 이끌어냈다.
첫 사극 도전임에도 장르가 요구하는 무게감과 카리스마를 동시에 갖춘 점도 인상적이다. 왕권의 차가운 논리와 인간의 뜨거운 감정, 그리고 연지영을 둘러싼 권력·질투·시험의 소용돌이 속 로맨스까지, 이채민은 강렬함과 섬세함을 병치시키며 서사를 끌고 가는 축으로 자리매김했다. 시청자들은 “절대 미각 폭군 서사에 멜로의 결을 입혔다”, “눈빛·목소리만으로 장면을 지배한다”는 호평을 보내고 있다.
‘폭군의 셰프’는 절대 미각의 군주 이헌과 비밀을 품은 수라간 대령숙수 연지영이 궁중의 권력 다툼 속에서 서로의 상처를 위로하며 사랑과 진실에 다가가는 이야기. 새 국면을 맞은 궁중 경합과 이헌의 복수 서사, 그리고 멜로의 온도가 동시에 치솟는 가운데, 이채민이 다음 회차에서 어떤 감정의 심화를 보여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채민은 박성훈의 하차로 ‘폭군의 셰프’에 합류한 인물이다. 박성훈은 SNS에 잘못된 게시물을 올려 논란을 야기한 바 있다.